[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규모가 큰데도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있다. 규모가 작은데도 유명한 기업이 있다. 주로 사업 유형, 즉 B2B이냐 B2C이냐에 따라 이런 결과가 나오곤 한다.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 간 거래)와 B2C(Business To Customers·기업-개인 간 거래)는 사업 유형을 구분하는 기초적인 개념 중 하나다. 기업이 만든 상품을 개인에게 팔면 B2C, 기업에게 팔면 B2B라고 이해하면 쉽다.

A 기업이 화장품을 만든다고 보자. 어떻게 영업하고 홍보할 것인가. TV 광고나 인터넷 프로모션 등을 통해 대중에게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다른 제조 회사에 파는 기업이라면? TV나 인터넷 광고보다는 고객사에 직접 마케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영업·홍보 채널이 다르다 보니 결국 ‘작고 유명한 B2C 기업’과 ‘잘 모르는 대형 B2B 기업’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산업 영역 밖에 있는 대학생들은 이런 방식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기업 이미지만 갖기 더 쉽다.

뜬금없이 경제 상식을 장황하게 꺼낸 이유는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들이 탐방한 이 기업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B2C의 유명세와 B2B의 규모라는 오묘한 조화를 동시에 갖춰, 많은 사람이 알지만 동시에 제대로 알지 못하는 기업. 바로 올림푸스다.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올림푸스한국 기업 개요
대표자: 이나도미 카츠히코
설립일: 2000년 9월 20일
업종: 광학기계 및 의료용구 외 도·소매업
매출액: 1650억 원(2011년)
직원수: 282명(2012년)
자회사: 올림푸스 FN 코리아, 비첸비앤아이, 올림푸스한국서비스

올림푸스는 국내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잘 알려져 있는 회사다. 특히 2000년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디카’ 전성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대학생들에게 올림푸스가 알려진 것도 이때다. 이후 시장 환경 변화로 올림푸스는 카메라 시장에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올림푸스를 하향세를 타는 카메라 회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올림푸스는 하향세를 타지도 않았고, 엄밀한 의미에서 ‘카메라 회사’도 아니다.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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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의 진짜 모습

올림푸스는 의료용 내시경계의 절대 강자다. 1950년 세계 최초로 위 내시경을 개발한 기업도 바로 올림푸스다. 현재 내시경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며 세계 내시경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국내 병원에서 쓰이는 내시경 10개 중 9개는 올림푸스 내시경인 셈이다. 이에 따라 올림푸스한국 전체 매출의 50%를 의료사업 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의료장비라는 특성 때문에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30% 정도인 디지털카메라 부문 매출 비중보다 높다. 그렇다고 올림푸스가 카메라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올림푸스 관계자는 “선두인 의료사업 부문은 강화하고, 레드오션인 카메라 부문에서는 기능을 특화해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의료사업, 영상사업 외에도 올림푸스에는 생명·산업사업 부문이 있다. 주로 금속·생물 현미경과 산업용 내시경을 취급한다. 지난 2월 15일 올림푸스한국 본사를 방문한 대학생 기자단이 가장 먼저 둘러본 곳도 올림푸스타워 B동 5층에 위치한 생명·산업사업부였다. 이곳에서 기자단이 조작해본 각종 현미경은 5000만 원부터 5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다.

생물·금속의 연구와 산업 분야에 쓰이는 것들이다. 산업 내시경은 비행기 엔진 점검, 도시가스·수도관 점검 등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곳에 눈을 제공한다. 조혜영 올림푸스 홍보팀장은 “시장이 포화된 카메라나 의료사업에 비해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공략할 부분이 많아 회사 차원에서 기대가 많은 분야다”라고 말했다.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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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 높은 외국계 기업

진열된 제품은 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제품의 생산 과정은 볼 수 없었다. 올림푸스의 제품은 모두 일본 현지에서 생산된다. 올림푸스의 한국 현지 법인인 올림푸스한국은 생산·제조가 아니라 국내 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는 본사라고 보면 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올림푸스 법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공시되는 올림푸스한국의 공식 업종 명칭도 제조가 아니라 ‘광학기계 및 의료용구 외 도·소매’다.

그러나 현지 법인에 대한 자율성은 외국계 기업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올림푸스는 200여 개 국가, 300여 개의 법인에서 3만5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거대 글로벌 기업이면서도 현지화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지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현해 자체적으로 모든 마케팅과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으며, 인력을 선발하는 일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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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올림푸스한국의 신사옥, 올림푸스타워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올림푸스타워는 2010년 준공됐다. 조 팀장은 “본사의 영향을 많이 받아 독자적인 기업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글로벌 기업의 현지 법인으로 사옥을 건립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올림푸스타워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올림푸스홀’이다. ‘문화에 공헌한다’는 정책 아래 타워 건설 단계부터 진공설계로 고안한 공연장이다. 250석 규모로 크지는 않지만 잔향 1.7로 음향 시설의 수준이 높다. 올림푸스홀을 담당하는 이동렬 과장은 “녹음 공간이 필요한 뮤지션들도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춘 올림푸스홀을 찾아오곤 한다”고 전했다. 올림푸스홀이라는 자원을 바탕으로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활동 후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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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일하고 싶은 기업’ 만들기

올림푸스 직원들에게는 올림푸스홀에서 열리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주어진다.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이 있는 직원들이 선호하는 복지 혜택이다. 반면 젊은 직원들이 좋아하는 복지는 ‘조식 제공’이다. 매일 아침 올림푸스타워 1층에는 직원들을 위한 뷔페식 아침이 마련된다. 간단한 메뉴지만 하루 170여 명의 직원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 같은 복지 혜택은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경영 방침이 드러난 사례다. ‘눈치 안 보고 정시 퇴근하기’ ‘눈치 안 보고 연차 쓰기’ 등 눈치 안 보기 시리즈도 일하고 싶은 기업 만들기의 일환이다. 조 팀장은 “일과 휴식의 온·오프 구분을 확실히 하는 기업 문화가 있어 제도 정착이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홍승갑 인재전략실장은 “연차 사용을 회사 측에서 적극 권하고 있어 회기가 시작하는 4월이면 직원들의 연차 소진율이 100%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휴에는 회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휴일을 추가해 ‘통 큰 휴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인터뷰 홍승갑 올림푸스 인재전략실장
“관련 경험 가진 열정적 인재 찾는다”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Q. 올림푸스한국의 2013년 채용 계획은?

A. 빠르면 4월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규 인력 채용 규모는 20명 정도다.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결정한다. 자사 홈페이지와 취업 포털 정도에만 조용히 공지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부지런하게 찾아보길 권한다.

Q. 특별히 선호하는 전공이나 자격증이 있나?

A. 자회사인 올림푸스한국서비스의 직원은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응용과학 관련 전공자가 많다. 그러나 영업 중심인 본사에서는 특별히 선호하는 전공이나 자격증이 없다.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전공도 다양한 편이다.

Q. 서류 전형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A. 경험을 중점적으로 본다. 같은 경험이라도 단순하게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그 경험이 올림푸스에서 할 일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점은 아주 기본 점수 이상인지만 확인한다. 학점 인플레가 있어서인지 대부분 넘는다.

Q. 외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 중요한가?

A. 일본계 기업이지만 일본어 능력이 필수는 아니다. 오히려 영어가 중요하다. 회사의 기본 문서 형식이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다. 서류 전형에서 토익·스피킹 등 영어 성적은 참고만 한다. 면접 때 회화 실력을 직접 보고 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Q. 면접에서 주로 평가하는 항목은?

A. 도덕성과 열정을 확인한다. 특히 신입사원은 열정이 중심이다. ‘오버’ 안 하면서 차근차근 대답하는 모습이 좋다. ‘뭐든지 시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열정이 아니라 객기다. 올림푸스한국을 설명하라는 질문에 ‘카메라 기업입니다’는 하수, ‘카메라 외 광학의료기기 기업’이라고 홈페이지에 나온 내용을 말하는 것은 중수, 최근 소식을 찾아 공부하고 연구해서 설명하는 지원자는 고수다.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필해야 열정이 느껴진다.

Q. 올림푸스한국 입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충고와 조언 한마디.

A. 첫째는 회사에 대해서 공부하고 올 것. 의외로 준비를 안 하고 오는 사람이 많다. 둘째, 지원하는 ‘일’에 대해서 알고 왔으면 한다. 현미경, 내시경 등 제품은 잘 몰라도 된다. 하지만 자기가 할 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끝으로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것. 막연히 외국계 기업이라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일본계 기업이라 딱딱할 것이라는 인식도 있고 글로벌 기업이라 자유로울 것이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그래도 한국기업이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학생 기자 후기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강수연(인하대 한국어문 3)

깔끔한 외관의 건물 안에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회의실 너머로 보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는 편안함이 감돌았고 직원들의 복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직원들을 위해 설립된 수준 높은 문화·복지 시설이다.

넓은 카페테리아와 벽면 가득 책이 놓여 있는 휴식 공간, 자연의 이름을 따서 지은 회의실,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는 올림푸스홀 등 회사 곳곳에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젊음과 자유가 넘치는 올림푸스는 단순한 기업이 아닌 사람과 함께하는 기업이었다.



김애리(고려대 영어영문 2)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긴장 반 설렘 반이던 우리를 올림푸스 임직원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눈치를 보지 않는 회사’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는 올림푸스! 긍정적 에너지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지닌 직원들을 보면서 잡앤조이 선정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카메라로 유명한 기업인데, 실제 기업을 탐방해보니 카메라뿐만 아니라 의료·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광학기기 전문기업이었다. 직원 복지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각종 콘서트와 행사가 진행되는 올림푸스홀에서는 유명 예술가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한 수준의 사운드와 안락함이 느껴졌다.

‘사람’과 함께하는 기업 올림푸스! 회사에 대한 이해와 열정만 있다면 올림푸스의 문을 두드려보시길!



김양희(덕성여대 국제통상 4)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기업 탐방을 지원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카메라 회사인 줄만 알았는데 다녀온 결과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사업 분야와 사회공헌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사담당자와 몇 시간 동안 심층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은 대학생으로서 쉽게 가질 수 없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는 다양한 시각으로 기업을 보는 안목을 길러, 장래 나의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아야겠다.



모원서(경기대 경제 4)
[기업 탐방] 올림푸스, 광학 기술의 신화가 거처하는 곳
사실 올림푸스는 카메라 시장에서 도태된 기업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올림푸스는 B2B 마케팅으로 의료·산업에서 점유율 80% 이상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300개 이상의 법인 회사가 있었고, 그에 따른 기업 시스템도 탁월했다.

올림푸스한국의 기업 시스템 핵심은 ‘자율 경영’이었다. 한국 기업의 직원들이 윗선의 터치를 받지 않고 기획하는 시스템이었다. 올림푸스 직원들이 갖고 있는 올림푸스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보면서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리고 인사담당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먼저 기업에 대해 조사를 하고 나에게 맞는 기업들을 선정해, 그 기업에 맞는 스펙을 쌓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라고 느꼈다.



글 함승민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박효인 대학생 기자(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