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이성을 보면 순식간에 마음 한구석이 후끈 달아오르다가도 어떤 때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덤덤해지는 당신. 성욕이 줄어든 것 같다고 느끼거나 들쭉날쭉 일관성이 없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터. 로맨틱한 섹스를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 성욕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
[LOVE] 로맨틱 섹스를 위한 전제조건, 성욕 바로 알기
침실을 가꾸면 성욕이 올라간다

미드 ‘가십걸’을 보면 시즌 1에서 펜 바드글리와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첫 섹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 나온다. 친구들은 남자인 펜 바드글리에게 침대 옆 인형을 치울 것과 침대 시트를 바꿀 것을 조언한다. 한마디로 섹스할 땐 그 환경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증거 되겠다.

침대 시트는 가급적 고급스러운 것으로 고르고, 시트를 비롯해 침대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지난번 칼럼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단지 침대를 깨끗하고 고급스럽게 관리한다고 해서 당신의 로맨스에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까?

일단 하나만 체크해보자. 두 사람이 함께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둘 중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모두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로 시간을 보내지는 않는지 말이다. 특히 서로에게 익숙해져 있는 사이라면 침대 위에서 컴퓨터도 하고 함께 TV를 보다 10년쯤 산 부부처럼 스르륵 잠드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함께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함께 잠들게 된 날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이나 TV에 집중하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면 그것이 두 사람의 성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경기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는 뉴스, 살인 현장의 핏자국을 연구하는 과학수사대, 핏대를 올려가며 토론하는 정치인들의 심야 토론 같은 방송을 침대 위에서 보면 우리 몸은 그것을 스트레스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저 여유 시간을 이용해 TV 시청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뇌 속에 입력되는 것은 ‘스트레스’라는 네 글자일 뿐이란 얘기다.

그 결과 로맨틱한 스킨십을 나눠보고 싶은 욕구나 오르가슴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는 완벽히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 부부 관계 전문가들이 절대로 방 안에 TV를 두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를 이제 이해하겠는가? 침실에서 TV를 보던 습관을 버리고 로맨틱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디플레이어나 스피커만 두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볍게 와인 한 잔을 나누는 것이 로맨스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술이 성욕을 망칠 수 있다

연말연시, 이런저런 모임 때문에 술 마실 일이 꽤나 많았을 거다. 심심하면 마시고, 시험 끝나면 끝났다고 마시고, 간만에 동창들 만났다고 마시고… 그렇게 마시다 보면 점점 주량이 늘어날 것이고 술을 안 마시는 날보다 마시는 날이 더 많아지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여기서 술에 관한 건강 정보를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술이 바로 당신의 성욕을 망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물론 적당량의 음주는 섹스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와인을 한두 잔 정도 마셨을 때 체온이 살짝 오르는 듯하면서 곁에 있는 애인에게 자신도 모르게 섹시한 눈빛 레이저를 팡팡 쏜 경험을 해본 사람, 아마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로맨틱한 음주가 아니라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시는 것은 성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만약 필름이 끊길 정도로 과음을 하고 다음 날 오전 내내 잠을 자는 식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당신과 애인의 섹스라이프는 말도 안 되게 하강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이유는 바로 술 때문에 벌어지는 숙취 현상과 탈수 현상.

아마도 술을 과하게 마신 다음 날 참을 수 없는 갈증에 눈을 떠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몸 안의 수분이 고갈되면 단지 목이 마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몸의 전반적인 반응이 느려지게 된다. 흥분이나 발기 같은 반응도 함께 느려진다는 얘기다.

여자라면 애액의 분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역시 문제가 생긴다. 결국 만족할 만한 오르가슴은 물 건너가 버린다는 소리. 과음 때문에 수면 부족 상태가 이어지면 또 한 가지 생기는 문제점은 성욕을 좌우하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자주 과음을 하고 있다면 당장 그 습관을 고치도록 노력할 것.



부지런히 운동하는 커플이 뜨겁게 사랑한다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분명 섹시하다. 배가 축 처진 남자와 단단한 식스팩이 있는 남자가 있을 때, 늘어진 군살이 출렁이는 여자와 운동으로 다져진 잘록한 허리가 있는 여자가 있을 때, 우리는 모두 후자 쪽에 손을 들어주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적당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단지 타인의 눈에 멋지고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운동의 효능은 알다시피 무궁무진하다. 남아도는 체지방을 제거해주고, 우울증도 경감시켜주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준다.

그런데 운동은 당신의 성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기억하자. 운동이 어떻게 성욕에 영향을 끼치느냐고? 요즘 같은 추운 겨울철에는 어지간하면 밖에 나가지 않고 대강 집에서 데이트하고, 주말에도 집에서만 지내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운동량이 줄어들면 아마 당신은 두 가지 문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첫 번째는 온몸에 조금씩 군살이 붙는 것, 두 번째는 ‘그곳’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남성의 ‘그곳’이 발기하는 것, 여성의 ‘그곳’이 성적으로 흥분하는 것은 모두 혈액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하게 흡연하는 남자의 경우 ‘그곳’으로 통하는 좁은 혈관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으면서 발기에서부터 문제가 생기게 된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운동량이 줄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그 혹은 그녀에게 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지는 것은 둘째치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게 될 테니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할 것.

당신의 연인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좀 귀찮더라도 두 사람이 함께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함께 등산을 하거나 클럽에 가서 신나게 흔들어라. (중년의 어른들이 묻지 마 관광을 가서 주로 등산을 하고 클럽에서 신나게 흔들다가 눈 맞은 커플이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제 이해되지 않는가?) 함께 몸을 맞대고 뭐라도 하는 커플과, 만날 늘어져서 영화나 보며 시간을 보내는 커플은 밤의 풍경이 달라도 완전히 달라질 것임을 기억하자.
[LOVE] 로맨틱 섹스를 위한 전제조건, 성욕 바로 알기
tip 혹시 피임약을 먹고 있나요?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는 것은 백번 이야기해도 옳은 일이다. 하지만 현명한 피임을 위해서 먹은 피임약이 둘 사이의 뜨거운 섹스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시중에 출시된 피임약은 단지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호르몬 성분의 각기 다른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에 따라서 A피임약은 몸에 잘 맞는데 B피임약은 몸에 다른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간편하게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경구피임약이긴 하지만 두통약 먹듯이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만약 특정 피임약을 복용한 이후로 몸의 성적 반응이나 욕구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을 것. 자기 몸에 가장 적합한 피임약을 찾기 위해 그 정도 케어는 해야 한단 뜻이다.


곽정은 칼럼니스트
[LOVE] 로맨틱 섹스를 위한 전제조건, 성욕 바로 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