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면접은 졸업을 앞두고 토익 점수 확보한 다음 예상문제 답안지 줄줄 외워 준비하는 게 아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취준생들이 의기투합해 ‘카더라’형의 기출문제 답안을 찾으려는 가상한 활동도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면접은 ‘내가 던지는 질문에 정답을 말할 수 있니’의 퀴즈쇼가 아니라 ‘우리랑 일할 만큼 훌륭히 성장했니’를 물어보는 상견례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도하는 학생들과 함께 치르는 모의면접에서 나온 문제점 하나를 소개한다.

요즘 면접 보는 사람들, 너무 정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이제 갓 학교를 졸업한 신입사원들이 모르는 게 많은 건 당연하다. ‘이 회사가 새롭게 진출한 유통시장에서 이번 상반기 성적이 저조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 회사 사장도 모른다. 그러니까 저조하지.

‘지구와 달의 거리가 얼마일까’라는 질문은 필자처럼 수학이 싫어 문과에 들어간 사람들에겐 ‘박태환에게 김연아처럼 스케이트 타라’는 말처럼 뜬금없다. 겨울철에 땀나는 소리다.

면접관은 대체 왜 이런 미치광이 돌발질문들을 던져대는 걸까? 답은 하나다. “너, 갑작스레 닥칠 상황에 얼마나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니”란 뜻이다. 만약 회사 실적 부진에 대한 대안이랍시고 경영자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10톤쯤 뿜어내고, 즉석에서 지구와 달의 간격을 소수점 자리까지 늘어놓는 면접자가 있다면? 이 인간 똑똑하다 느끼기 전에 솔직히 무섭지 않을까? 같이 일하기 두려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심진섭의 영어 면접 필살기] 뚝딱 외운 답은 감동을 주지 않는다
면접은 시험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대화

내가 지원한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나열된 계수나 데이터를 달달 외우는 건 누구나 하는 일이다. 그 회사 본사에 가 보았나? 장차 내 상사나 선배가 될 그 회사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 그리고 그 근처 북적대는 음식점이나 선술집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면접 시 훨씬 건강한 대답을 생산해낸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제 휴대폰에 약 2000명의 친구와 선후배가 저장돼 있는데, 저에게 5분만 주시면 그 사람들과 힘을 합쳐 답을 구해 보겠습니다”라고 답하고 헤벌쭉 웃어라.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면접은 강감찬은 귀주대첩이고 거리와 힘은 반비례한다는 지식 따위를 검사하는 학창 시절 중간고사 시험이 아니다. 당일치기로 뚝딱 외운 답으로 면접관에게 짜릿한 전율을 줄 수는 없는 게지. 지금부터라도 많은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기 위해 발로 뛰어라.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좋은 점을 배우고, 반대로 내가 이야기하는 도중 상대방의 반응이 큰 부분을 항상 기억하라. 그것이 면접에서 사용할 무기일 가능성이 크니까.

영어 면접 관련 칼럼에서 살짝 다른 얘기를 한 것 같지만 사실 영어나 한국어나 면접에서 보는 포인트는 같다. 질문 있으면 tommonic49@hanmail.net으로 보내주셔도 좋겠다. 자, 이번에도 영어 면접에 유용할 콘텐츠 하나 공개한다. 외운 거 티 안 나게 연습 많이 하시길.


I have thought about selling cars ever since I was a little kid. I used to surprise my parents because I remembered names of many different models even at a young age. My friends at school called me a geek, but they also knew I would belong here. I have never considered doing anything else.

저는 꼬마 때부터 자동차 파는 일을 생각해 왔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수많은 각종 자동차 모델명을 외워 부모님을 놀라게 하곤 했습니다. 친구들은 저를 괴짜라 불렀고, 그들 역시 제가 이 분야에 뛰어들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심진섭의 영어 면접 필살기] 뚝딱 외운 답은 감동을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