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 궁금해!

‘스펙 인플레’라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 영어점수·공모전·대외활동·봉사활동은 이력서의 필수 요소로 통한다. 특히 대외활동은 학기 중에도 병행할 수 있어 대학생들에게 인기.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학과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대학생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마다 ‘공대생에게 어떤 대외활동이 맞을까요?’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공돌이와 공대 아름이는 어떤 대외활동을 해야 전공을 살리고 알짜 스펙까지 쌓을 수 있을까?
공대 아름이는 어떤 대외활동을 해야 하나?
김민석(가명·25) 씨는 공대생이다. 전공 특성상 워낙 시간표가 빽빽해서 일단 학기가 시작되면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나니 문득 졸업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면서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집-학교-술집을 오가며 딱히 해놓은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스스로가 걱정스러워졌다.

다른 학과의 친구들을 보니 저마다 대외활동을 한두 개씩 하고 있다. ‘이거구나’ 싶어 자신에게 맞는 대외활동을 찾기 시작한 김 씨. 그러나 곧 좌절하고 말았다. 서포터즈, 홍보대사, 기자단 등 수많은 대외활동이 인문과 상경 계열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공돌이에게 딱 맞는 대외활동은 어디 있단 말이냐.



공돌이 김성관(홍익대 토목 3)
“내 주변 공대생들을 봐도 대외활동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봉사활동이나 토익, 기사 자격증 따는 데 매진하죠. 공모전도 공대생이 도전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아요.”

아름이 박선욱(홍익대 토목 3)
“전공 제한이 없기 때문인지 보통 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죠. 열심히 스펙 쌓는 사람들은 산학 연계 인턴십에 관심이 많고요. 서포터즈 같은 대외활동은 거의 안 하거나 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대외활동 전문가의 조언“공대 맞춤형 대외활동을 찾아라!”

공대생의 전공을 살릴 만한 대외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대 맞춤형 대외활동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는 ‘IT 융합 아이디어 캠프’를 보자. IT와 생활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낸 아이디어를 기술로 구현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기술 부문과 아이디어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기술 부문은 공대생이 도전하기에 좋다. 기술 기반의 공모전도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공학 전공이라면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발명 공모전이 안성맞춤이다. 단순히 수상 여부에 집중하지 말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현실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시험해본다는 의미로 도전해보자. (대티즌닷컴 강현일 팀장)

서포터즈나 기자단 활동도 좋지만, 전공을 살리는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면 관련 활동을 찾는 게 여러모로 이득일 것이다. ‘퀄컴 IT 투어’ 같은 IT 관련 공모전이나 디지털 기기의 UI 공모전 등 기회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멤버십’도 공대생을 위한 대외활동 중 ‘명문’으로 꼽힌다. (아웃캠퍼스 스태프 skh0307skh)

10년 전인 2003년부터 ‘퀄컴 IT 투어’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공계 대학생, 그중에서도 공대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외활동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침체된 이공계열을 부흥시키자는 분위기가 일면서 퀄컴에서도 ‘퀄컴 IT 투어’를 시작, 현재까지 매년 진행하고 있다. 본사 견학과 CEO 특별 만남이라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그만큼 공대생들이 맞춤형 대외활동에 목말라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퀄컴코리아 김승수 전무)
공대 아름이는 어떤 대외활동을 해야 하나?
결론 “네 진로에 도움될 만한 활동에 도전하라!”

공대생을 위한 대외활동은 확연히 적은 게 현실이다.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다행히도 공학 관련 기업들이 그 필요성을 깨닫고 하나둘씩 만들어가고 있는 추세다. 활동 내용도 알차고 혜택도 빵빵한 공대생용 대외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누가 더 오래, 누가 더 열심히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찾아내느냐가 열쇠다.

남들이 하니까, 혹은 이력서를 한 줄 늘리기 위한 대외활동은 공대생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생에게 금물. 무분별하게 지원했다가 후회하지 말고 진정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될 활동을 고르는 게 우선이다. 단순한 ‘스펙 늘리기’보다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값진 경험을 하는 기회로 대외활동·공모전을 바라볼 것.

글 이시경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