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과정 블라인드 테스트… 봉사활동에 가산점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지난 2008년 4월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던 커피 전문점 시장에 진출해 약 3년 만에 넘버원 브랜드가 된 카페베네. 뉴욕 맨해튼을 시작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 또 한 번 ‘토종의 기적’을 만들고 있는 카페베네가 최근 첫 공채 신입사원 30명을 뽑았다. 2012년 9~11월에 걸쳐 진행된 공개채용에 참여한 지원자는 무려 1만5000여 명.

평균 경쟁률 500 대 1을 기록해 웬만한 대기업을 능가하는 ‘지명도’를 증명했다. 두텁디 두터운 채용문을 뚫은 능력자는 어떤 이들일까. 카페베네는 어떤 인재를 고르고 고른 것일까. 첫 공채 막전막후를 취재했다.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실 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공을 위해 도전하는 패기와 투지를 가진 젊은이.’

카페베네가 첫 공개채용을 하면서 제시한 인재상이다. 세부적으로는 ‘고객 지향적 인재’ ‘창의 지향적 인재’ ‘책임 지향적 인재’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 ‘고객 감동을 최우선으로 두고,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책임감 있는 인재’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인재상에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카페베네는 철저한 블라인드 전형을 도입했다. 전용 채용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입사 지원을 받은 후, 지원 부문별로 구분하는 과정에서부터 출신학교·성별·나이 등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처리한 것. 물론 최종 면접까지 이 원칙은 그대로 이어졌다. 김동한 홍보팀 과장은 “지원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선입견 없이 보기 위해 100% 블라인드 전형을 실시한 것”이라며 “학력·성별·나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열린 채용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신 가산점 조항을 구체적으로 두어 인재 선별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공인 어학능력 점수(TOEIC, TOEFL, CBT, TEPS 등) 보유 시 가산점을 주고 각종 봉사활동과 공모전 수상 경력자에게도 가산점을 주었다. 경영지원, 해외사업, 마케팅·홍보, 생산관리, 매장관리 등 전 부문에서 채용이 이뤄진 만큼 가산점 제도를 통해 직무 적합도를 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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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는?
2008년 4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첫 매장을 낸 후 고속 성장, 토종 브랜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2011년 11월 세컨드 브랜드 ‘블랙스미스’, 2012년 8월 세 번째 브랜드 ‘디셈버24’를 론칭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돋움 중이다. 2013년 1월 기준 카페베네 850여 개, 블랙스미스 9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 근무 직원은 800여 명. 2012년 뉴욕 맨해튼에 해외 1호점을 낸 이래 미국, 중국, 필리핀 등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매출 1조 원 달성이 목표다.


눈에 띄는 것은 봉사활동·공모전에 대한 우대 제도. 이는 창의성과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인재상과 일맥상통한다. 또 카페베네의 기업 철학과도 맞닿는다. 카페베네는 2010년부터 매년 해외 청년봉사단(인도네시아 커피농장 파견), 유럽문화탐험대 등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최종 선발된 신입사원 중에는 두 프로그램 출신과 카페베네 매장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입사원들은 약 3개월에 걸친 연수를 받고 있다. 본사 각 부서를 도는 직무 연수에 이어 1월 한 달 동안 카페베네, 블랙스미스 매장에서 직접 고객과 만나는 현장 연수를 받았다. 2월 4일부터 12일간의 미국·중국 연수와 워크숍을 마치고 2월 25일 정식 입사할 예정이다. 연수 프로그램 역시 기간과 내용 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 뺨치는 수준이다. 인재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카페베네는 앞으로도 1기와 비슷한 규모의 공채를 매년 시행할 예정이다. 전형 절차 등 채용 방식도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식 인사기획팀 차장은 “카페베네의 젊고 도전적인 기업 이미지가 경쟁률을 높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면서 “매년 3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며, 1기 선발 시스템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인터뷰 이예은 카페베네 공채 1기
“사교적·성취 지향 인재에게 잘 어울리는 회사”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Q. 카페베네에 지원한 동기는.

전공이 경영학인데, 특히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해외 청년봉사단이나 대학생 대상 마케팅을 늘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공채 공고를 보게 되었고 주저 없이 지원했습니다.

Q. 첫 공채에 지원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입사 선배가 없으니 전형 관련 정보가 거의 없고, 브랜드에 비해 기업 관련 정보가 너무 없어서 마치 미스터리한 존재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인적성 테스트가 어려웠죠. 보통 기업별로 인적성 문제의 유형이 있기 마련인데,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Q. 공채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인적성 테스트의 경우 거의 모든 유형을 공부했어요. 어떤 게 나올지 모르니까요. 면접은 스터디를 구해서 준비했고요. 너무나 당연한 준비 중 하나이지만, 카페베네의 모든 메뉴를 먹어보며 분석했어요. 평소에도 카페베네를 자주 이용하긴 했지만, 입사 시험을 위해서는 메뉴를 분석해놓는 게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Q.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점은.

임원 면접에서 김선권 대표님이 들어오셨어요. 그저 참관자인 척 들어오셨다는데, 워낙 유명하고 얼굴이 알려진 분이라 지원자 대부분이 대표님을 알아봤어요. 전혀 예상 못했던 터라 더 긴장했던 기억이 나네요.

Q. 합격 소감은.

가족들이 더 좋아해요. 카페베네는 ‘부모님 용돈 드리기’ ‘어버이날 꽃 배달’ 같은 직원 가족에 대한 크고 작은 복지 혜택이 잘 갖춰져 있거든요. 특히 신입사원 교육 중에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있다는 점에 놀랐어요. 그만큼 공채 1기에 대한 회사의 기대감도 크다는 의미라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Q. 카페베네라는 회사의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아직 교육 중이라 자세히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생각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 같아요. 기업 자체가 젊은 데다 직원이나 임원 사이의 대화에서도 자유로움이 느껴져요. 또 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도전 정신이 느껴져요.

Q. 카페베네에 지원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연수 과정에서 성향 분석을 했어요. 1기 대부분이 ‘사교형’ ‘성취 지향형’으로 비슷하게 나오더군요. 고속 성장 중인 젊은 기업인 만큼 이런 성향을 선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특징을 감안해 자신의 장점을 개발하면 카페베네와 잘 어울리는 인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카페베네 공개채용 전형 과정
서류 전형 -> 인적성 검사 -> 1·2차 면접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 학력, 성별, 나이 무관. 공인 어학능력 점수(TOEIC, TOEFL, CBT, TEPS 등) 보유 시 가산점. 봉사활동 경력 시 가산점. 각종 공모전 수상 경력 보유 시 가산점




인터뷰 김유식 카페베네 인사기획팀 차장
“1만5000여 지원 서류 모두 읽어보았다”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Q. 첫 공채의 전형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경영지원, 해외사업, 마케팅·홍보, 영업관리, 연구·품질, 생산관리, 매장관리 등 전체 7개 부문에서 공채를 실시했습니다. 나이, 성별, 경력 등에 제한이 없는 개방형 지원 시스템이었습니다. 서류 접수를 한 지원자가 1만5000여 명이었고, 그중 30명을 뽑았습니다. 이 중 10%는 특별 전형으로 카페베네 매장 경험자를 뽑았고요. 서류 심사-인적성 검사-1·2차 면접으로 진행됐는데, 모든 과정이 철저한 블라인드 테스트로 이뤄졌습니다.

Q. 첫 공채인 만큼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은데.

지원자가 1만5000명에 달해 선발 자체가 무척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가산점 기준 때문에 담당 부서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서류 전형에서 봉사활동·공모전 경험과 사회 경험 등을 높은 비중으로 평가했는데, 이런 항목들은 계량적으로 필터링할 수 없어서 일일이 서류를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1만5000명의 지원 서류를 인사팀 직원들이 일일이 모두 읽어봤습니다.

Q. 봉사활동이나 사회 경험을 강조한 이유는.

카페베네에 적합한 인재(Right People)를 뽑기 위해서죠. 회사에 잘 적응하고 꾸준히 쌓아온 연계 경험으로 자기 몫의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원했습니다. 그것이 회사의 슬로건인 ‘창조를 가진 열정으로 정의롭게 도전한다’에 어울리는 인재이기도 하고요. 블라인드 테스트였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야 합격자들의 스펙을 봤습니다. 역시 이 기준으로 뽑았더니 다른 스펙도 훌륭하더군요.
[카페베네 첫 공개채용 뒷이야기] 500 대 1! ‘선망의 직장’ 급부상
Q. 면접 당시 핵심 질문과 인상 깊었던 대답은 무엇입니까.

카페베네 메뉴 중에서 좋은 것과 가장 별로인 것을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카페베네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알기 위함이죠. 메뉴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개선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대답이 면접관을 사로잡았습니다. 카페베네 입사를 원한다면 우선 카페베네를 많이 이용해보고, 많이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전형 과정에서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Q. 합격자들은 어떤 교육 과정을 거칩니까.

3주간 연수를 통해 직무 교육을 받고 팀워크를 기릅니다. 이후 6주 동안 이론 교육과 매장 실습을 거친 후 2주의 해외연수가 진행됩니다. 해외연수 때는 미국 뉴욕과 중국 현지의 카페베네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Q. 향후 채용 계획은.

앞으로 계속 1년에 한 번 정도 이번과 비슷한 규모의 공채를 할 예정입니다. 공채 기준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Q. 인사담당자로서 입사 희망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카페베네는 젊은 회사입니다. 또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이는 신입사원 입장에서 아이디어와 의견을 표출할 기회가 많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기회도 많습니다. 도전해볼 만하지 않습니까?


글 박수진·함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