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끼적이던 일기를 한두 분씩 봐주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일기가 아닌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엔 남들처럼 어디에 다녀왔다, 점심으로 먹은 떡볶이 맛이 어땠다 하는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옛일이 궁금해 제가 썼던 글들을 읽어보는데 그날 먹었던 음식 얘기뿐이니 다른 것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더군요.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지만 제 블로그는 오로지 먹기 위해 살아가는 남자의 기록처럼 보였습니다. 당시 블로그 운영에 대해 회의가 많이 들었습니다. 이후 마음을 고쳐먹었죠.

하나의 글이 온라인에서 누군가와 한 번의 만남이라면, 맛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보다는 서로에게 생산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덧붙여 나밖에 쓸 수 없는 유일무이한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블로그를 운영하자 글을 쓰는 속도는 더뎠지만 한 가지 사건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생각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분명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것은 방법이 아닌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큰일이 없다면 앞으로 죽을 때까지 블로그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만큼 제가 블로그에 글을 담거나, 블로그를 통해서 만나는 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하는 시간, 블로그 때문에 변한 그 이외의 시간, 글을 쓰며 좋아하는 것에 대한 철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제게 정말 소중한 일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에 불과했던 활동은 일상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해서 사물이나 현상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훈련은 업무에 필요한 아이디어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얻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완성도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만 했는데, 이 덕분에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 한 선배님이 앞으로는 기업, 유명 연예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브랜드가 파워를 갖기 위해서는 단연 스토리가 중요한데, 그것은 그 사람이 낸 책이나 활동에 대한 ‘기록’에서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일주일에 글 하나씩은 어떨까요. 이 청춘에 일주일에 글 하나 남기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부끄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신을 위해서 글을 끼적여 봅시다. 꿈, 오늘 느꼈던 감정, 사랑, 어떠한 주제도 좋습니다. 신기하게도, 글을 쓰기 시작하면 생각만 하고 사는 것과는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따뜻한 라멘 생각나지?
[ 사쿠라멘 ]
[마싣구론] 블로그 잘하는 법│따뜻한 라멘 생각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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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곳에서 라멘을 먹을 때 눈물이 났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지만 인턴 생활을 하며 처음 겪었던 사회생활의 설움이 그 매운 라멘을 먹는 순간 복받쳐 올라왔기 때문이다. 기존 라멘과 다른 화끈한 매운 맛의 일본식 라멘을 맛보고 싶다거나, 선도 높은 재료들을 불맛을 내게 볶아 진득한 해물육수를 부어주는 나가사키 짬뽕이 생각나거든 꼭 이 집을 들러보길. 하루에 10그릇만 파는 해물찜은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가격 대비 최고를 자부하는 이 집의 새우튀김은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12-3 tel 02-318-5784



[ 스즈란 ]
[마싣구론] 블로그 잘하는 법│따뜻한 라멘 생각나지?
[마싣구론] 블로그 잘하는 법│따뜻한 라멘 생각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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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라멘 1세대 중 한 곳인 건대 우마이도의 장인이 인천에 자그마한 가게를 차렸다. 다찌와 테이블 두 개가 전부인 좁은 가게에서 면을 뽑는 것부터 라면 한 그릇 내어주는 과정까지 모두 혼자 도맡아 하신다. 고개 숙이며 두 손으로 라멘그릇을 잡고 내어주실 때는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요리사는 말이 없다. 라멘 한 그릇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진득한 돈코츠 라멘의 육수와 살아 있는 면발, 반숙으로 익힌 달걀까지 완벽하다. 값진 찬사를 드리고 싶거들랑 깨끗이 그릇을 비우라.

인천 남구 주안동 222-15 tel 070-4117-0780



[ 하카타분코 ]
[마싣구론] 블로그 잘하는 법│따뜻한 라멘 생각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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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일본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웨이팅 30분은 기본이다. 인파로 인해 해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셰프가 큰 소리로 “이랏샤이마세!” 하고 인사한다. 다찌 너머로 셰프들이 라멘을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라멘을 만드는 과정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셰프들의 외모다. 한국 사람인지 일본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화교가 하는 중국집처럼 주문받는 것을 모두 일본어로 한다. 그래서일까, 한 그릇 라멘이 작은 일본처럼 느껴진다. 육수의 농도에 따라 인라멘, 청라멘으로 구분돼 있고 가로수길에 분점이 있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93-28 tel 02-338-5536
[마싣구론] 블로그 잘하는 법│따뜻한 라멘 생각나지?
김삿갓(김필범)
맛있는 일상을 블로그로 전하는 남자. 2010, 2011 NATE(싸이월드) 선정
파워블로거,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KBBA) TOP100 블로거. 제철음식 농수산물 커뮤니티 '삿갓유통(www.sgmarket.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