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에 대한 창피함을 메시지로 삼는 작가가 있다. 네덜란드의 사진작가 올라프다. 그는 ‘열쇠구멍’이란 제목의 시리즈로 유명하다. 필자는 그의 사진을 보고 우리 학생들의 취업이 떠올랐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란 속담처럼 구직자 입장에서 취업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과정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남과는 다른 취업 정보를 찾는 과정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기업 정보를 ‘열쇠구멍으로 살피는 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찬바람이 몰아치는 겨울날 여행을 하다가 작은 카페를 발견했다. 벽난로의 온기로 허옇게 습기가 낀 창문을 바라본다. 하지만 문은 잠겨 있다. 이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작은 열쇠구멍을 통해서라도 안을 살필까? 그대로 포기한 채 따스한 공간을 뒤로하고 고된 발걸음을 다시 옮길 것인가?

열쇠구멍은 취업이란 문 앞에 서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관심이 없다면 열쇠구멍이 어디에 있는지 알 바 아니지만,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곳이라면 어떻게든 내부를 살펴보고 작은 구멍으로 엿봐서라도 남들이 모르는 구체적인 사실을 알아내야 한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겐 기업의 채용 비밀이 바로 이런 열쇠구멍에 해당한다.
[이우곤의 잡 멘토링] 취업, 바늘구멍 아닌 열쇠구멍을 보라!
첫째, 열쇠를 가진 사람을 찾아라.

구멍 안을 마냥 바라보면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릴 순 없다. 몸을 움직여야 한다. 열쇠를 가진 관계자나 주인을 찾아야 한다. 그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들어가야 할 목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열쇠를 가진 사람이 2층에 있을 수도 있고 잠시 외출 중일 수도 있다. 집주인이 가까이에 없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열쇠를 가진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빨리 들어가든지, 다른 곳에 들렀다 다시 오는 식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구직 시간은 그렇게 충분하지 못하다.

만약 열쇠를 가진 주인이 이런저런 이유로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한다면? 포기하겠는가, 아니면 설득하겠는가? 당장 문을 열어줄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내가 왜 잠긴 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명백하게 설득한다면 결국 그 문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둘째, 열쇠구멍 안으로 소리라도 질러라.

아무리 노력해도 열쇠 가진 사람을 찾을 수 없다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본능적인 방법은 문이 열릴 때까지 두드리거나 구멍 안으로 소리를 질러서 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바로 기업이 말하는 ‘적극적인 사람’이다.

안 열린다고 발걸음을 돌릴 것이 아니라 문이 열릴 때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찾아보는 사람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다. 방법이 없다고 아쉬워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찾겠다’는 자세라면 열쇠구멍 안을 바라만 보는 사람과 다른 결과를 얻을 것이다.


셋째, 혹시 뒷문이 있는지 찾아보라.

두드려도 열리지 않으면 열쇠구멍이 하나라는 고정관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뒷문이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이 두드리는 그 문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취업은 입시와 다르다. 어느 정도 정형화된 틀을 갖추고는 있지만 열정과 창의적인 생각이 있다면 의외로 쉽게 문을 열 수 있다.

기업이 말하는 ‘창의적 인재’다. 정해진 답은 없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채용 시장을 바라보지 말고 나만의 답을 찾아서 해결책을 만들어낸다면 기업은 당신의 그 열정을 높이 살 것이다.

취업의 열쇠구멍을 바라보면서 들었던 여러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기 바란다. 두드리면 열리는 시대가 아니라, 열릴 때까지 두드리는 자신감이 더 필요한 때다.



[이우곤의 잡 멘토링] 취업, 바늘구멍 아닌 열쇠구멍을 보라!
두드리면 열리는 시대가 아니라, 열릴 때까지 두드리는 자신감이 더 필요한 때다.


이우곤 이우곤HR연구소장

KTV ‘일자리가 희망입니다’ MC.

건국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