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외활동· 공모전은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이 기회를 ‘그림의 떡’으로만 느끼는 이들이 많다. ‘대외활동은 하는 사람만 한다’ ‘공모전은 선택받은 자들만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학생들의 발목을 잡는 건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하지만 소위 이 ‘바닥’에서 고수로 불리는 이들에게도 시작은 두려웠다는 것을 기억하자. 대외활동 및 공모전 각 분야에서 남다른 경험을 쌓아온 다섯 명의 대학생을 만났다. 캠퍼스 밖에서 만나는 새로운 세상의 매력, 그 ‘맛’을 알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몰두하게 된다고 이들은 말했다.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대외활동은 위대한 경험이다

김연희(성균관대 대학원 비교문화협동과정 석사 1기)
- 포스트 국제학교 현장실습
- 청소년 진로 멘토
- 유네스코 외국인 문화교실(CCAP) 프로그램
- 초등학생·중학생 대상 리더십 프로그램 ‘나키우리’
-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한국청소년 중국파견단

▶ 대외활동, 이래서 시작했다

“삶은 경험의 묶음이며 각각의 경험은 우리를 위대하게 한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Ford)의 창설자 ‘헨리 포드’의 말을 좋아해요. 평소 새로운 도전을 즐겨하는 성격이라서 대외활동을 하면 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죠. 대학 4학년 때 처음 대외활동을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추억과 인맥을 많이 쌓은 것 같아요. 왜 더 빨리 시작하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해요.



▶ 대외활동, 감동이었던 순간

유네스코의 외국인 문화교실(CCAP) 프로그램에서 자원 활동을 하고 있어요. 외국인과 함께 팀을 이뤄 청소년들에게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최근엔 중국인 봉사자와 함께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녀왔어요.

그날 만난 아이들은 특수 교육 대상자들이었는데, 단 열두 명이었지만 주의를 끌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론 수업에는 도통 관심 없던 아이들이 중국 요리인 ‘토마토 계란 볶음밥’ 만들기 실습을 하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중엔 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준비한 것들을 아이들이 즐겁게 받아주어서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 대외활동, 이렇게 하면 백전백승

대외활동 정보는 주로 스펙업(cafe.naver.com/specup) 등 취업 커뮤니티에서 얻어요. 마음에 드는 대외활동을 찾으면 모집 대상, 활동 내용, 활동 기간 등의 조건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해요. 대외활동의 내용과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나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잘 어필할 수 있거든요. 대외활동 경험이 쌓이면 기존에 했던 활동 내용을 지원서에 기입하는 것도 대외활동에 잘 선발되는 팁이에요.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대외활동은 넘치는 에너지다

이그리나(서울여대 식품공학 2)
- G마켓 해외봉사단 17기
-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 서울 서포터즈 2기
- Global Leaders Club(GLC) 13기 대외협력팀 팀원
-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Wish Angel 8기
- 동양 미러스 FREE4 대학생 홍보대사
- 포스코 해비타트 대학생 봉사단 Beyond 6기
- 평창 2013 동계 스페셜 올림픽 세계대회 서포터즈
- 서울여대 에코캠퍼스 실천단 2~3기


▶ 대외활동, 이래서 시작했다

대외활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것저것 경험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또 학교를 벗어나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대외활동을 하면서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어요.


▶ 대외활동, 감동이었던 순간

대학생 연합 학술단체인 GLC(Global Leaders Club)에서 대외협력팀 팀원으로 활동할 때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한 적이 있어요. 100여 명이 참여하는 야외 활동을 꾸려야 했기 때문에 환경단체부터 환경부, 환경 관련 학과 교수님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프로그램을 완성시켰죠.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발로 뛴다’는 말이 무엇인지 몸소 느꼈어요. 힘든 일이었지만 프로그램이 모두 완성되었을 때의 희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제 스스로 한계에 부딪혀보고 그것을 극복하며 쾌감을 얻었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어요.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 대외활동, 이렇게 하면 백전백승

면접 전날엔 자신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읽어보는 것이 좋아요.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을 질문받았을 때 다른 대답을 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요.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고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한 번도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하고 말을 꺼내면 면접관들도 진솔한 내면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들어주시더라고요. 내가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겠다는 욕심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어필하겠다는 생각이 더 중요해요.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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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은 꿈의 메신저다

이수지(서울여대 사회복지 2)
-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 운영진 및 온라인 홍보팀
- 정립회관 주최 초등학교 교과서 속 장애인 인식개선 모니터링
- 서울시 재활협회 주최 다문화 가정 장애아동 튜터링
- UN Net’s go 캠페인 활동

▶ 대외활동, 이래서 시작했다

사회복지학과에 수시 합격을 한 뒤 대학생이 할 수 있는 봉사 활동을 찾던 중에 ‘V원정대’를 알게 됐고 운영진 활동을 시작하며 대외활동에 입문했어요. 첫 대외활동이라 지원서를 낸 뒤 합격하는 날까지 기도하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나네요.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이 모이다 보니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있는 친구들도 만났어요. 제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됐고 좀 더 시야가 넓어졌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 대외활동, 감동이었던 순간

2011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연평도에서 일주일간 지내며 아이들에게 공부방 봉사 활동을 한 적 있어요. 그때 아이들과 지내며 오히려 제 어릴 적 상처가 드러나는 경험을 했어요.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은 거죠.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아이들에게 배웠어요. 다른 사람을 돕기 전에 내 자신을 충분히 돌아봐야 한다는 것. 그런 경험을 통해 제 자신을 더 인정하게 됐고 사회복지학을 선택해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요.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 대외활동, 이렇게 하면 백전백승

저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배우고 싶은 부분을 대외활동을 통해 찾으려고 했어요. 학업과 대외활동을 병행할 때 시간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은데, 저는 이 일이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서 다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꿈을 먼저 찾은 후에 그 꿈에 가까워질 수 있고 청춘의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는 대외활동을 찾아볼 것을 추천합니다.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공모전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오진식(부경대 국제지역학부 동북아전공 4)
- 2012 세계 3대 광고제 ‘One Show’ 학생부 Merit Awards
- 2011 세계 3대 광고제 ‘Clio Awards’ 학생부 은상, 동상 수상
- 2011 미국 Mobius 광고제 학생부 winner
- 2011 스위스 Golden Award of Montreux 광고제 Finalist
- 2011 넥슨 글로벌 인턴십
- 2009~2011 부산국제광고제 Non-professional 부문 Finalist
- 2009~2011 3년 연속 부산국제광고제 Youngstars 세계대학생광고경진대회 수상

▶ 공모전, 이래서 시작했다

공모전에 도전하는 일은 사회의 축소판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경험을 통해 재미와 흥미를 찾을 수 있고 내게 적합한 진로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거든요.

저는 처음엔 마케팅에 관심이 있어서 공모전 도전을 시작했는데 막연했던 도전이 새로운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마케팅보다 광고 쪽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됐고 한 번 보면 또 보고 싶어지는 광고를 만드는 광고인이 되겠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 공모전 도전이 내게 남긴 것

공모전 도전은 실패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계기도 됐습니다. 처음 도전했던 마케팅 공모전은 준비하는 데만 한 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기획서를 쓰는 데 많이 실패했죠.

하지만 실패한 작품도 모두 간직했습니다. 그것들을 보며 오히려 영감을 얻기도 하고 사고 전환도 할 수 있었거든요. 지금은 아이디어에서 기획까지 일주일 정도면 충분합니다. 많이 경험하다 보니 그만큼 숙련된 것이죠.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 공모전, 이렇게 하면 백전백승

아이디어는 공모전에서 가장 큰 기반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창의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경험의 파편들을 안고 살아가는데 이 파편들을 무의식 속에서 어떻게 꺼내는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무의식을 단순히 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하나의 파편들을 합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도 우리의 몫입니다. 저는 남들이 하는 얘기 중 조금이라도 저를 자극하는 소재가 있으면 바로 기록해 둡니다. 이런 메모들이 나중에 아이디어로 재구성할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공모전은 자긍심의 열쇠다

김경문(동아대 관광경영 4)
- 2011 한국마사회 말산업 발전방향 공모전 수상
- 2011 부산광역시 M.I.C.E. 상품 개발 공모전 대상 수상
- 2011 부산해양항만청 편지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바다사랑상) 수상

▶ 공모전, 이래서 시작했다

20대라면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일이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더니 공모전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관광 관련 공모전이나 에세이 공모전에 주로 도전했는데 이것이 내가 가진 능력을 증명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공모전 수상 이후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를 통해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 공모전 도전이 내게 남긴 것

공모전에 도전할수록 경험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연애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한다는 얘기가 있듯 다른 모든 삶의 경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공모전을 통해 만난 팀원들과 힘을 모아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것, ‘수고했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끈끈한 정을 쌓아가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공모전에 도전할 때마다 내가 가진 호기심에서 큰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대외활동· 공모전의 숨은 고수들] “나는 달린다, 가슴이 뛸 때까지”
▶ 공모전, 이렇게 하면 백전백승

공모전은 공동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원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파악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좋습니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사람들을 모으면 서로의 장점 덕분에 구성이 더욱 탄탄해집니다.

때로는 원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땐 의사소통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는 편이죠. 팀원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글 장유정(부산대 불어불문 2)·이민아(동덕여대 보건관리 1)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