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대졸 신입사원 100명 중 30명이 입사한 지 채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렵게 들어간 첫 직장을 일찍 그만두는 이유로 조직이나 직무에 적응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취직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거나 일단 아무 데나 들어가고 보자는 생각이 소위 ‘묻지 마 취업’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당연한 현상이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취직이 잘되는 전문대학에 들어가려고 하는 대학생이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요즘 4년제 지방 대학 나와봤자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우니 일찌감치 마음 고쳐먹고 취직해서 돈이나 벌어야겠다”고 했다. 아마 이런 생각을 가진 젊은이가 한두 명이 아닐 것이다.
[정균승의 희망칼럼] 대학 때려치우고 싶니?
돈 버는 일 때문에 대학을 그만두려는 젊은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을 바꾸고 싶어하는 젊은이도 많다. 그중에는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편입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무작정 뛰쳐나가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 싫어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현실 도피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만일 지금의 전공이 도무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때는 잘 맞는 전공을 찾아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편입하거나 다시 입학할 수 있다. 그것은 오히려 용기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간판’ 때문에 대학을 바꾸려고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아무리 간판이 화려해도 취급하는 제품이 부실하면 고객에게 외면당하는 상점처럼, 아무리 이름 있는 대학을 나왔다 하더라도 충분한 자기경쟁력을 지니고 있지 못하면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법이다.

겉모습에 휘둘려 문제의 핵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문제는 주변의 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내면의 정체성 부족과 무기력함 때문에 생긴다. 하지만 대부분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이런저런 핑계를 내세워 현실을 회피하려 한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꼬이게 만드는 일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전문대학을 가도, 다른 대학으로 편입을 해도 고민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차라리 정면 돌파를 하라.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라.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외적인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그래야 문제의 핵심을 찾고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다.

어영부영 대학을 다니려거든 차라리 대학을 그만두는 것이 낫다. 그렇지만 대학을 제대로 다니려거든 사회 탓이나 대학 탓 그만하라. 그럴 시간에 자신의 진정한 경쟁력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도록 실천하라. 필자는 그것이 지혜롭고 성공적인 대학 생활임을 확신한다.



[정균승의 희망칼럼] 대학 때려치우고 싶니?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모르면 현실에서 벗어나도 고민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정균승 국립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인기 블로그 ‘정균승의 테마여행(www.cyworld.com/wjdrbstmd)’을 운영하며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멋쟁이 교수님. 자기 경영 분야 강사로도 이름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