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억원 사업화 자금 지원, 예비·초기창업패키지 기업 모집
[한경잡앤조이=이진호/이진이 기자] 대학의 창업 지원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대학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의 창업 지원은 막 창업을 시작한 창업자에게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학이 운영 중인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초기창업패키지는 지역별로 주관기관을 두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기업별로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올해 충청지역 주관기관인 순천향대·충북대·한남대·한밭대·호서대 창업지원단의 강점을 짚어봤다.순천향대, 충남지역 유일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
순천향대는 지난해 충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순천향대는 창업지원단장이 스타트업 혁신사업추진본부장, 대학 산학연협력단지조성사업센터장,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순천향대학교 기술지주회사 대표를 겸하고 있다.
순천향대 창업지원단은 창업교육, 사업화, 보육, 액셀러레이팅 등 전주기 창업단계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순천향대는 대학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창업투자펀드를 결성, 성과를 내고 있다. 서창수 순천향대 창업지원단장은 “대학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사업화와 이전을 통해 기술 창업을 활성화하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지역거점 액셀러레이터로서 유망기업 육성 및 혁신기업 지원 체계, 유망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가 지난해 초기창업패키지를 통해 육성한 기업은 28곳이다.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로 기업을 선발한다. 서 단장은 “기업들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함과 동시에 외부 전문창업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의 성장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대, 교육부 대학창업펀드 2년 연속 운용사로 선정
충북대 창업지원단은 지난 20년간 쌓아 온 창업보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 아이디어 단계부터 중견기업이 되기까지 기업의 체계적인 성장을 돕는다. 지난해에는 충북에서 유일하게 초기창업패키지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강현수 충북대 창업지원단장은 대학 내 창업교육과 학생 창업가 발굴을 통해 창업문화를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투자연계는 충북대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작년에는 ‘실전투자트랙’이라는 명칭으로 운영했고 올해는 더욱 많은 기업을 발굴·지원할 수 있도록 ‘충북권 연합 IR’이라는 명칭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2016년 충북대 기술지주가 설립됐으며, 교육부 주관으로 대학에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마련한 대학창업펀드에 2019년, 2020년 2년 연속 운용사로 선정돼 20억4000만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했다. 이를 활용해 지난해 창업기업 2곳에 1억4000만원 투자계약을 체결해 성공창업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우수한 창업기업의 도약을 지원할 계획이다.
머신비전 전문기업인 ㈜트윔, 지역 중소형 마트와 로컬푸드 먹거리를 연결해 유통하는 기업인 ㈜코넥트는 창업동아리 출신 스타트업이다. ㈜트윔은 창업동아리 지원을 받아 2010년 창업해 2013년 대한민국벤처창업대전 우수 창업기업인상을 수상하고 2015년 매출 100억원 달성, 현재 650억원의 매출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해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넥트 역시 창업동아리 지원을 발판으로 2015년 중소기업청의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는 등 우수 학생창업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엔젤투자유치에 성공해 ‘마트루’라는 로컬배송 플랫폼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현재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남대, 10년 연속 중기부 사업 이어가
한남대는 2012년 창업선도대학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초기창업패키지까지 10년째 중기부 창업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기간 창업 사업을 진행한 만큼 한남대는 교내에 8개 창업 유관 부서를 보유하고 있다. 한남대는 창업 유관기관 간의 협업 및 중복방지를 위해 대학창업운영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학내 대표 창업기관인 창업지원단은 창업자 발굴부터 성장까지 창업의 전 단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준재 한남대 창업지원단장은 “한남대는 공간과 제도라는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창업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대는 2012년부터 24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그만큼 성공 사례도 많다. 2015년에 지원한 스타트업 JSK바이오메드는 세계 최초 ‘바늘 없는 주사기’를 양산해 1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지원 기업인 ㈜한국네스트는 국내산 한방소재를 활용한 실버케어 환 제품을 생산해 지난해 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남대는 학생 창업 지원도 활발하다. 한남대는 ‘창업의 이해’라는 창업교과목을 교양필수로 지정해 전교생이 수강한다.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창업 계획을 수립하는 실습 중심으로 이뤄진다. 수업 후 창업동아리 활동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권장한다. 그 결과 한남대는 2020 대학정보공시 기준 창업동아리 수 167개 전국 1위, 창업동아리 참여 인원 691명 전국 2위에 올랐다.
한남대 창업 지원 인프라 중 하나인 디자인팩토리는 글로벌네트워크(DFGN)에 연세대에 이어 국내 2번째로 가입했다. 디자인팩토리는 학과 간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곳이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업체의 수요와 만나 제품화되는 실무형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2학기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미디어영상, 글로벌비즈니스, 경영학, 융합디자인, 글로벌IT경영 등 7개 전공 학생 41명이 현대건설 등 5개 기업 및 기관과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밭대, 1800명 신입생 전원 창업교과목 수강
한밭대는 산학협력 특성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대학이다. 전국 대학 최초로 학기제 현장실습을 도입했으며, 2018학년도부터는 창업교과목을 교양필수로 지정해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송우용 한밭대 창업지원단장은 “우리 대학의 모든 학생은 창업교육을 받는다. 신입생 모집 인원인 1800명 전체를 대상으로 생애 주기적 창업 교육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교양필수를 넘어 전공필수 형태로 창업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교육이 전제돼야 창업가로서 역량이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밭대는 산학협력의 핵심 실천방안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2015년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으로 창업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밭대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제품 개선(KS-QFD)이다. KS-QFD는 품질기능전개(검증)의 국산화를 의미하는 Korean-Startup Quality Functional Deployment의 약자다. 목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경쟁 제품과 비교를 통한 차별성을 강화해 ‘잘 팔릴 서비스·제품’으로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한밭대의 지원을 받는 모든 창업기업은 KS-QFD 프로그램을 통해 진단‧개선 1대 1 전문가 멘토링을 거쳐 시장 검증 후 제품 스펙을 확정하고, 창업기업별 목표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화 방향 설정과 추진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초기창업패키지 2019년 참여 기업인 ‘가온플랫폼 주식회사’는 인텔리전스 플랜트와 팩토리 설비 운영의 최적화된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디지털 트윈시스템을 개발했다. 2019 한밭 기술창업 어워즈에서 일반(지식) 분야 대상(총장상)을 수상한 팀이다. 창업아이템 사업화 자금 6500만원을 지원하고 대학 기술창업 인프라를 활용해 후속 지원한 결과 매출액 43억3700만원, 고용률 375% 증가의 성과를 냈다. 2020년 참여 기업인 ‘㈜씨앤지마이크로웨이브’는 5G 무선이동통신단말 및 안테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2020 스타트업 비즈니스랩을 통해 사업계획 점검 및 멘토링, 기술·법률·투자 및 경영 등 전문가를 매칭 지원하고 창업아이템 사업화 자금 1억원을 지원했다. (주)씨앤지마이크로웨이브는 7개월 지원 기준 매출액 55억6000만원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예비창업패키지 2020년 참여 기업인 ‘주식회사 스파이더코어’는 같은 해 7월 창업하면서 사업화 자금 7000만원을 지원받아 인공지능 기반의 망막 영상 분석 솔루션 개발을 진행했다. 이로써 매출액 1530만원, 신규 고용 5명, 투자유치 1250만원의 실적을 거두며, ‘인공지능 챔피언십 2020’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호서대, 지난해 예비창업패키지 50개 기업 육성
호서대 창업지원단은 대학 최초 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1994년 설립했다. 호서대는 2011년 창업선도대학을 시작으로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에 이르기까지 11년째 중기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호서대는 지난해 예비창업패키지 일반·비대면 2개의 분야에서 총 50개 창업기업을 육성했다.
호서대는 예비창업패키지 외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벨트 기능지구 창업성장지원사업’, KOBIA ‘BI 운영지원사업’, 충남테크노파크 ‘충남 BI 운영지원사업’, 아산시 ‘아산시 BI 운영지원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호서대는 창업 보육공간으로 아산·당진캠퍼스에 면적 1만513평과 102개 보육실을 보유하고 있다.
육성한 스타트업들 중에 성공 사례도 많다. 호서대 간호학과 졸업생 김진선 대표가 세운 드림널스는 병원실무에 어려움을 겪는 간호사를 위한 실무중심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 드림널스는 지난해 세종병원 삼육대 등과 교육 콘텐츠 공급 업무협약을 맺었다. 유아용 유산균 제품을 개발한 스타트업 두루주는 산업진흥공단 창업경진대회, 인천창업경진대회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수출계약을 맺었다.
호서대는 학생 창업도 활발하다. 2020년 교내 학생 창업강좌 222개를 개설해 9085명의 학생이 창업 관련 교과목을 수강했다. 지난해 41개 창업동아리에서 188명이 활동을 했다. 호서대는 교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휴학제도, 창업대체학점 인정제 등 창업 친화적 학사제도를 구축했다.
호서대 창업지원단 관계자는 “호서대는 11년간 창업지원 사업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호서대 창업지원 플랫폼(e-PEAK+)을 구축했다”며 “올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유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그린뉴딜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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