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파격적인 혜택 담은 복지로 MZ세대 인재 겨냥하는 스타트업 눈길

4억 무이자 대출에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까지···스타트업, 90년대생 인재 잡기 위해 '파격 복지'로 승부수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스타트업의 복지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임직원 대다수가 90년대생들로 구성된 스타트업 특성상 임직원들의 성향에 맞는 복지제도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복지제도는 인재 영입은 물론 이직 러시 차단을 위해 중요한 한 수로 꼽힌다. 기존 대기업에선 볼 수 없었던 워케이션부터 여행지원금, 주택 자금 대출 지원, 가사노동 지원, 반려동물 어린이집 운영 등 파격적인 복지제도를 내세워 기업만의 장점을 부각하고 있다.

한 기관에서 대학생,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살펴보면 스타트업 취업(이직)을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매력적인 사내 복지제도’가 32.4%를 차지할 정도로 ‘복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회사의 성장을 직원 모두가 함께 하고 있는 만큼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내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MZ세대 분들의 선호도가 높은 다양한 복지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며 ‘다니고 싶은 회사’, ‘가족이나 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워케이션 도입부터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에 여행비 지급까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문화가 있다. 바로 휴가지에서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제도인 '워케이션(Work+Vacation)'이다. 이 제도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근무 방식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리모트 워크 확대와 함께 ‘한 달 살기’ 트렌드 등이 맞물리며 워케이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4억 무이자 대출에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까지···스타트업, 90년대생 인재 잡기 위해 '파격 복지'로 승부수
인공지능(AI) 세무회계 플랫폼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는 워케이션을 직원 복지에 접목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6월 2주일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휴가를 지급했다. 휴가가 끝나는 직후부터 1주일 간은 워케이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딱딱한 사무실 공간을 벗어나 긴 시간 충분한 리프레쉬를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또한, 휴가부터 워케이션 기간까지 총 3주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리프레쉬 비용’도 지원했다. 모든 직원에게 1인당 303만 원씩을 제공하고, 이를 위해 직원 개인별 법인카드도 발급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303만 원’은 이 회사의 대표 서비스인 ‘삼쩜삼’ 이름에서 따와 의미를 더했다.

트래블테크 기업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대규모 ‘슈퍼 채용’을 실시하며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1년 근속 시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 또는 1000만 원 상당의 여행 지원금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혜택을 내걸었다. 여기에 2주간 전 세계 어디서든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제공한다.

사이닝 보너스에 주택 자금 사내 대출까지 팍팍
파격적인 보너스나 인센티브, 사내 대출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주는 스타트업도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경력 입사자에게 최대 1억원 한도의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한다. 사이닝 보너스 대신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6개월 이상 근속한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무이자로 주택 자금 사내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 역시 전 직원에게 1억 원 한도 내에서 전세 보증금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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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은 작년에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팀의 사무실을 본사가 있던 제주도에서 서울로 이전하면서 함께 이동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4억원까지 전세보증금 무이자 대출, 이사비용 전액 지급, 이전 지원금 5000만원씩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펼쳐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집안일 도와주고, 반려동물 돌봐주는 이색 복지 서비스 등장
빠른 성장으로 업무 집중도가 높은 스타트업에 근무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개인 생활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직원들을 위해 퇴근 후 일상 속 구석구석까지 맞춤형 복지를 지원해주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브랜디는 올 7월 신규 채용 프로그램 '수퍼위크'를 진행하면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가사, 세탁, 베이비(펫)시터, 반찬 구독 중 2개 프로그램을 선택해 누릴 수 있는 '라이프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게임회사인 펄어비스 역시 미혼 1인 가구 직원들을 위해 월 1회 가사 청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속 계약한 헤어샵에 임직원이 방문할 경우 매월 1회 커트 비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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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니바이에린은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로 근무하는 ‘워크 애니웨어(Work Anywhere)’실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미국, 일본, 호주, 중국 등 해외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
위즈스쿨은 직원들은 물론 직원 자녀에게도 자사 SW교육을 지원한다. 48개월 미만의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월 1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 구매비도 지급한다.

반려동물 종합 커머스 펫프렌즈는 작년 11월 국내 최초로 사내 반려동물 어린이집 '심쿵엔젤'을 개원했다. 반려동물 돌봄 매니저가 상주하면서 반려동물 케어는 물론 산책 및 놀이 등을 제공한다. 이 밖에 반려동물 입양 지원비, 생일 축하금 등도 지급하며, 반려동물 사망 시 장례비용 및 유급휴가를 지원하고 있다.

건강검진부터 건기식 지원까지…직원들의 건강 책임진다
센트비는 임직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시간과 정신의 방’이라는 사내 개인 상담 및 명상 시간을 도입했다. 1:1 명상은 물론, 테라피와 컨설팅 세션, 개인/커리어 코칭 및 영어 지도 등이 진행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생활 10년차인 미국인 명상 전문가가 진행해 한국어와 영어 중 원하는 언어로 진행 가능하다.
4억 무이자 대출에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까지···스타트업, 90년대생 인재 잡기 위해 '파격 복지'로 승부수
건강기능식품 정기 구독 서비스 모노랩스는 임직원들에게 금액 제한 없이 맞춤형 영양제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족, 친지, 친구 등 주변 지인 10명까지 50% 할인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미용의료 정보 앱 바비톡은 사내 건강 복지 프로그램 '굿 라이프'를 통한 건강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기업들과 다른 점은 고가의 종합 건강검진 전액 지원이다. 직원 당사자를 포함, 직계 가족 최대 4인까지 1인당 180만 원에 육박하는 종합 건강검진을 지원한다. 또한,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돕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직원 자택에 다양한 제철 과일로 구성된 과일바구니를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커넥티드 콘텐츠 기업 리디는 직원들을 위해 연간 최대 240만 원까지 운동비를 지원하는 '사운드 리디'를 운영하고 있다. PT, 헬스, 수영, 필라테스 등 외에도 직원들 개인이 원하는 다양한 운동을 지원한다. 이 밖에 매주 금요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주의 기분을 체크하는 리디 헬스체크 설문도 진행한다. 취합된 응답은 사내 이벤트 및 운영 제도 개선 등 다양한 방면으로 반영한다.

khm@hankyung.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