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브이로그] 스타트업 CEO들이 궁금해 할 미디어와의 관계 Q&A
[한경잡앤조이=태윤정 선을만나다 대표] 올 8월 출간한 '홍보의 마법' 덕분에 최근 들어 아직 저희 고객사는 아니지만 몇몇 스타트업 대표와 C레벨 임원들과 상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때 나온 질문과 대답을 중심으로 스타트업들이 궁금해 하는 점들의 해답을 드릴까 합니다. 아마도 언론 노출 경험이 없거나 내부의 커뮤니케이션팀이나 홍보대행사가 없을 경우, 아무래도 막막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스타트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Q. 취재를 인연으로 만났었던 기자님들과 어떻게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A. 기자들은 직업상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일종의 ‘관계의 인플레’가 있을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요. 여기에 일종의 틈이 존재합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술자리 만남 같은 것이 거의 없어졌고요. 저희 회사는 특히 저녁 술자리 미팅은 아예 없습니다. 대신 저희는 ‘지속적 관심’을 좋은 관계를 위한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와 관계없는 기사라도 저희와 인연을 맺은 기자들이 쓴 기사를 항상 살펴보면서 좋은 기사에는 관심을 표하곤 합니다. 또한 기사화 됐을 경우에는 직접 감사 문자도 하고, 고객사의 대표들이 직접 감사 인사를 꼭 드리도록 살짝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성과는 결국 기사로 보여 지는 셈이고 이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야말로 상대방에 대한 가장 구체적이고 밀도 높은 스킨십이 될 수밖에 없죠.
Q. 기자가 미팅을 청해오면 무조건 만나야하나요?
A. 가능하다면 응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얘기할 메시지와 새로운 정보와 콘텐츠가 있는지를 살펴봐야합니다.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기보다는 기업의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서 꼭 드러내고 싶은 성과나 정보가 있는지를요. 인터뷰 전 기자들도 인터넷 서치를 하기 때문에 과거의 메시지가 아닌 차별화된 새로운 ‘News’를 요구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뉴스가 기사화됐을 때 어떤 효과로 이어질지 우리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길 원하는지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Q. 기자들이 정부의 규제나 관련업계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자꾸 유도합니다. 너무 곤혹스러운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기자들은 직업 특성상 이른바 ‘각을 세울 수 있는 비판적인 뉴스거리’를 찾습니다. 특히 규제 이슈는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이기도 하죠. 그래서 항상 슬쩍 발을 걸어서 넘어가길 원하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 원칙은 단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관점입니다. 기업 특히 스타트업은 정부의 입법, 구체적으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하나에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규제의 키를 쥐고 있는 정부와 대척점에 서야 할 어떤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판적 이슈를 무조건 피할 수도 없습니다. 이럴 때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미리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예민한 이슈에 피하지도 않고 맞서지도 않습니다. 피하지도 맞서지도 않는 답변에 우리의 메시지를 내재한 컨텍스트를 담는 것이죠.
Q. 기자와 만날 때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나요?
A. 우선 회사를 파악할 수 있는 미디어킷을 반드시 준비하고 전달해야합니다. 미디어킷에는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와 성장 상황, 연혁과 창업자의 경력 등등이 담겨있으면 좋습니다. 또한 산업적 특성과 현황을 담은 리서치 등등이 담긴 자료도 함께 제공되면 좋은데요. 저희는 주로 IR자료 중에서 공개 불가한 사항을 미리 걸러낸 후에 언론에 공개해도 좋은 내용을 선별해서 제공합니다. 특히 널리 알려진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기초적인 정보 제공은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사진 기자가 없을 경우에는 반드시 언론에 제공할 수 있는 사진과 회사의 CI 파일 등등이 필요합니다.
Q. 사진 자료는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요?
A. 사진은 언론 기사에 부합하는 앵글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때문에 화려한 조명의 스튜디오에서의 촬영한 사진보다는 언론사 사진기자 출신의 포토그래퍼에게 사진 촬영을 의뢰합니다. 이분들은 언론에서 선호하는 사진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인데요. 언론에 제공하는 사진은 반드시 회사의 비즈니스가 드러나는 것이 좋은데, 현장성이 살아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Saas형 서비스는 모바일에 회사의 서비스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이 좋습니다. 그리고 딥테크처럼 비즈니스를 설명하기 어렵다면 회사의 CI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진과 회사의 CI가 드러나는 후드티 같은 것이 좋습니다.
Q. 정부 부처나 산하기관에서 자꾸 행사 참여 요청이 옵니다. 요청을 거부하면 손해 보는 건 아닐까 해서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정부나 산하기관에서 요청하는 행사는 회사의 구체적인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전개할 수 있는 기회인지에 대해 파악해야 합니다. 행사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어떤 행사인지 행사 내용을 정중하게 요청하고 참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행사사진 찍으려고 들러리를 세우는 것이라면 굳이 참석할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 불참에 대한 사양 답변을 해야 한다면 아주 정중하고 겸손하게 피드백 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타트업계에서는 별로 실익도 없는 관행사에 가서 들러리식 사진 찍고, 별 실익도 없는 각종 경진대회에 참석하는 스타트업들을 보면 저 스타트업은 제대로 잘 성장하는 곳은 아닌가 보다 짐작합니다. 제대로 잘 성장하는 스타트업은 실속도 없는 들러리식 행사에 참여할 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Q. 언론사와의 인터뷰 기회가 왔습니다. 그런데 어떤 점에 집중해서 얘기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꼭 알리고 싶은 메시지와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선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선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뷰 질문에 꼭 알리고 싶은 메시지와 정보가 없다면, 무조건 질문에 갇히기보다는 조금 더 능동적으로 미처 생각지 못한 내용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럴 때는 해당 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지에 대한 아주 뾰족한 지점을 제시해서 산업적 관점에서의 인사이트를 주는 것도 효과적인 기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언론 기사화가 되고나면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은데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A. 우선 소셜미디어 기사의 URL과 약간의 코멘트를 넣어서 업로드 해서 주변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회사의 블로그나 온드 미디어에 싣는 것도 좋은데요. 이럴 때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기사 내용을 그대로 실을 수는 없고 대신 기사의 URL과 제목 등을 싣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수주나 협업 등을 위해서는 기사를 PDF화 해 제안서나 보고자료 등에 포함될 수 있다면 의사 결정에 의외로 아주 효과적으로 쓰여질 수 있습니다.
태윤정 대표는 15년 간 방송작가로 활동하다 2008년 홍보대행사 ‘선을만나다’를 설립해 정책홍보 프로젝트 등을 맡았다. 2015년 스타트업 전문 홍보대행사로 전환, 현재는 스타트업을 비롯해 AC, VC 등 스타트업 전문 홍보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저서 - <홍보의마법, 스타트업 전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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