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풍 재해 관리시스템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구 진행
-피해 잦은 지역의 경상국립대, 부산대 연구팀과 협업 진행
-개발한 기술로 지역 단위 빌딩풍 유발 표면 풍압 예측 가능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연세대는 지난해부터 4단계 BK21 대학원혁신지원사업을 기반으로 연세대와 지역대학 연구자가 함께 연구하는 ‘어깨동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깨동무사업은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연세대 연구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사업이다. 사업은 연세대 BK21 교육 연구팀의 우수 인프라와 지역대학 연구자의 전문성이 결합해 진행된다.

이준상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경남권 빌딩풍 환경 유동 인자를 고려한 인공지능 기반 Building Profile 개발’을 연구과제로 어깨동무사업에 참여했다. 이 교수는 경상국립대 건축공학과 신지욱 교수 연구팀, 부산대 토목공학과 권순철 교수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 교수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만났다.
[연세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⑦-경남권 빌딩풍 환경 유동 인자를 고려한 인공지능 기반 Building Profile 개발 연구] 이준상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빌딩풍 대비한 풍압 예측 알고리즘 구축, AI로 시간별 풍압 예측”
지역의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인가
“경남권 일대에서 문제가 되는 빌딩풍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빌딩풍이란 고층 건물 사이를 바람이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소용돌이에 의해 더욱 강해지는 바람으로 순간 풍속이 2~3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빌딩풍은 여름철 태풍에 의한 피해를 증폭시킨다. 2020년 부산시 해운대구에서는 빌딩풍에 의해 외벽 유리가 약 1000장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빌딩풍 피해는 향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연구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지구 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 발생 횟수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의 수는 29회로 역대 최다였다. 2000년대 들어서 태풍 피해액만 약 10조에 달한다. 향후 이상기후로 인해 경제적 피해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도심의 고층 건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빌딩풍은 건축물에 직간접 피해를 증대시킨다. 2020년 기상청이 태풍 강도 ‘초강력’ 등급을 신설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일부 있으나 국외 사례를 볼 때 아직 미흡하다. 국외의 경우 2006년 강풍에 의한 Indiana Square building 파손, 2018년 태풍 망쿳에 의한 홍콩 내 빌딩 파손 사건 이후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태풍 전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고층 건물의 빌딩풍 영향평가를 의무화해 빌딩풍을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태풍 전담센터는 물론, 빌딩풍 환경영향평가 규정 또한 없어 재난 발생 후 사후 처리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풍과 빌딩풍 재해 안전 관련 데이터베이스 및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연세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⑦-경남권 빌딩풍 환경 유동 인자를 고려한 인공지능 기반 Building Profile 개발 연구] 이준상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 “빌딩풍 대비한 풍압 예측 알고리즘 구축, AI로 시간별 풍압 예측”
연구팀은 어떻게 구성했나
“빌딩풍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인 경남권 대학인 경상국립대 건축공학과 신지욱 교수 연구팀과 부산대 토목공학과 권순철 교수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두 연구팀 모두 빌딩풍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지욱 교수 연구팀은 다차원 구조 및 건축물 안정성 해석 및 모든 건축물 정보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기술(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BIM),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부산시 빌딩풍 대비 네트워크 보유하고 있다. 권순철 교수 연구팀은 부산시·행정안전부 빌딩풍 재난 대응 관련 연구 용역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실측 빌딩풍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빌딩풍 저감 구조물 연구수행 경험 및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
“경상국립대는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장 실사와 빌딩풍 피해를 확인했다. 연세대가 제공한 풍압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축물 변형 해석 작업을 수행했으며 BIM·GIS 플랫폼 연계를 통한 건축물별 안정성 해석 연구를 수행했다. 부산대는 부산 엘시티 등 실제 빌딩풍 피해 지역의 실측 데이터 공유를 통한 기술 검증 연구를 진행했으며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공유를 통해 빌딩풍 피해 저감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연구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AI) 기반 태풍·빌딩풍 대응 초고속 데이터 생성 엔진 개발 및 실용화 기술 개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 중이다. 지난해 태풍·빌딩풍이 지역·권역 건축물에 미치는 영향을 모사할 수 있는 비선형 난류 해석 기술을 개발했다. 추가로 난류 해석으로 얻어진 풍압 데이터를 이용한 시간 이력 구조 해석 기술 개발도 완료했다. 올해는 AI 기반 초고속 내풍 성능 예측 모델 알고리즘을 구축할 예정이다.”

어깨동무사업 수행을 통해 도출된 대표적 연구성과를 꼽자면
“이번 연구를 통해 지역 단위의 빌딩풍 유발 풍압 예측 알고리즘을 구축했으며 시간에 따른 풍압 변화 예측 AI 기술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지역 단위 빌딩풍 유발 표면 풍압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기존 빌딩풍 예측 모델의 경우 건축물 1~2개의 한정된 조건에서 예측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로 여러 건축물의 비선형적 간섭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번 기술은 심층 돌림형 생성적 적대 신경망 네트워크(Deep Convolutional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DCGAN)를 사용함에 따라 이미지 기반 학습이 가능하다. 기존의 빌딩풍 표면 압력 예측 모델과 달리 다중 출력을 통한 국부적 압력 변화 예측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은 ‘건물의 안전 판단 시스템 및 방법’으로 국내 특허 출원도 완료됐다.”

연구가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나
“이번 연구가 시설물 중심의 재난 안전 연구에서 사람 중심의 재난 안심 연구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 연간 약 120억원에 달하는 부실 안전진단 손실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경상 지역 지역민들의 안정감 증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수행에 있어 연세대만의 강점이 있다면
“연세대는 산학협력단 지원을 통해 수많은 지식재산권 확보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 이전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차별화된 시설이 있다면
“연세대 연구팀은 재난 대비 건축물 구조안전성 관련 연구에 특화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근 소형 진동대 도입을 통해 재난에 대한 건축물의 응답을 근사 묘사할 수 있으며 이를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서버도 구축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기술의 고도화와 실용화를 통해 증강현실(AR) 기반 실시간 재난 대응 모바일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빌딩풍으로 인한 재난 사고 감소로 지역사회에 안전한 삶을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