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브이로그] 하루아침에 중동 전문 유튜버가 된 이야기

[한경잡앤조이=최예슬 하이메디 매니저] 코로나19가 시작되고 회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받던 중동 환자들이 하나둘씩 출국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가 현실로 다가왔다.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회사 분위기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프로젝트를 직접 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고, 너도나도 진심을 담아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그중 아랍어 의료 통역사로 일하고 있던 동료가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싶다고 했고, 감사하게도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why not?’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나는 바로 제안을 수락했다. 그렇게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7월, 중동 전문 유튜브 채널 ‘하이쿠리(안녕, 한국이라는 뜻)’를 시작하게 되었다.

눈 깜짝할 새 이루어진 꿈
유튜브 개설 전에는 한국과 하이메디를 중동에 알리기 위해 유명 유튜버를 비롯한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의 힘을 빌리려했지만 생각보다 중동을 대상으로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원하는 채널을 만들고, 우리 스스로 유명해지자’는 다짐을 했고, 구독자 수 5만 명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첫 영상을 촬영했다.

회사 공식 채널은 거부감이 꽤 크기 때문에 개인 유튜버처럼 친근한 이미지를 콘셉트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하이쿠리의 영상에는 음식, 음악, 여행, 언어 등 한국과 아랍의 모든 문화 관련 콘텐츠를 담았다. 그리고 아랍과 관련 있는 한국 병원 관계자들의 인터뷰, 한국의 거주 중인 아랍 사람들의 생활기도 틈틈이 제작했다. 그 전략이 통한 것일까. 개설 3개월 만에 목표했던 구독자 수 5만 명을 달성했다.

그 이후 구독자 수 증가에 가속도가 붙었고, 구독자가 9만 9천 명을 넘긴 시점부터는 계속 유튜브 채널을 들락날락하며 10만 명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구독자 수를 확인하다 잠들곤 했는데, 자다가 눈이 번쩍 떠져서 확인해 봤더니 구독자 수가 10만 명이 넘어있었다. 개설 7개월 만에 구독자 수 10만 명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우리를 믿고 전적으로 맡겨준 회사에 큰 선물을 안겨주는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중동 전문 유튜브 채널 '하이쿠리'를 운영 중인 최예슬, 이진주 씨.
△중동 전문 유튜브 채널 '하이쿠리'를 운영 중인 최예슬, 이진주 씨.
나도 모르게 이룬 꿈
지금은 감사하게도 편집과 번역 담당 팀원이 따로 있어서 훨씬 나은 환경에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지만, 유튜브 채널을 만들 당시에는 내가 직접 영상 편집까지 도맡아 했다. 이때 처음으로 영상 편집과 포토샵을 하게 되었는데, 영상 기획은 물론 출연, 촬영, 편집, 번역 등을 모두 해야 하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신기한 것은 그 모든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것. ‘왜 이렇게 재미있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 만큼 적성에 참 잘 맞았다.

가만히 과거를 회상해 보니 대학을 선택할 때 좋아하는 아랍어를 주 전공으로 광고홍보학을 부 전공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국제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했지만, 계속 아랍과 관련된 광고 또는 홍보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때 막연하게 상상하던 일이 이뤄졌기 때문에 더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새로운 꿈, 중동 출장
17만 7천 명의 구독자를 가진 하이쿠리의 현재 목표는 한국 여행, 한국 의료관광을 계획하는 중동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유튜브 채널이 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 꼭 하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바로 중동 출장이다. 구독자의 99.9%가 중동 사람이고, 모든 콘텐츠가 중동 사람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쯤은 꼭 중동에 가서 새로운 콘텐츠도 찍고 애정 하는 구독자들과 만나 마음껏 소통하고 싶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니 코로나19로 인한 갑작스러운 내외부 상황의 변화로 참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이 변화들이 결국 좋은 결과물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회사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이제 구독자 20만을 앞두고 있는 하이쿠리, 앞으로는 어떤 좋은 변화가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최예슬 씨는 우연히 시작한 아랍어에 빠져 아랍을 사랑하고, 사람 만나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5년 전 외국인 환자 유치 스타트업 하이메디에 입사, 현재는 구독자 17만 명의 중동 전문 유튜브 ‘하이쿠리’를 기획, 촬영,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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