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환산되는 성과보다도 의미 있는 것은 자폐를 보는 시각을 바꾸는 데에 일조했다는 점이다. '우영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서는 ‘배리어프리’의 실현이 필요하다. 배리어프리란 고령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사회 운동이다.
코로나19 전염 완화에 따라 대부분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재개하면서 캠퍼스 내 배리어프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장애 학생들도 학습권을 보장받는 것은 물론, 비장애인 학생들과 다름없이 대학 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대학 생활의 꽃, 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봄 또는 가을에 축제를 개최한 대학 중 가톨릭대,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다수의 대학의 총학생회가 배리어프리존을 운영했다.
배리어프리존이란 장애학생들이 안전하게 축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된 별도의 구역이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총학생회 내에 권리복지처, 인권연대국, 인권복지위원회 등의 이름의 부서에서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기기에서 실시간 문자통역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망원경 대여로 축제를 즐기는 데에 불편함을 최소화하려 했다.
경희대는 휠체어가 들어가기 충분해야 하고 청각 장애인 학생들은 가수들의 입 모양, 가사 자막을 참고한다는 점을 고려해 무대 가까운 쪽에 배리어프리존을 마련했다.
경희대 총학생회 측은 좋은 좌석인 만큼 악용의 우려가 있어 꼼꼼한 검증 절차를 거쳤다. 사전 예약을 각종 채널을 통해 홍보하고 경희대 학생을 대상 4일간 신청받았다.
경희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KHUPlay 채희선 권리복지처장은 “이동 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동반 1인 신청을 허용했다”며 “혼잡을 막기 위해 비장애인 학생들과 입장 시간을 구분했다”고 말했다.
배리어프리존을 운영하지 않는 대학도 많아
축제에서 배리어프리존을 운영하지 않는 대학도 여전히 많았다. 무작위로 올해 축제를 진행한 전국의 대학 20여곳을 조사한 결과 배리어프리존을 운영한 곳은 절반 남짓이었다. 그마저도 서울권에 밀집돼 있었다. 학생회 측이 배리어프리 개념 자체를 몰랐다는 답변도 있었다.
연세대 장애학생지원센터 관계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하며 배리어프리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시설물 건축 시 장애인의 접근권을 규정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는 등 배리어프리가 일상에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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