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웅모 헬리큐어 대표

-한의학 분야 임상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예진’ 개발
-환자의 개별 진료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해

[2023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하는 스타트업 ‘헬리큐어’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환자가 병원에 방문한 뒤 돌아오는 길에 미처 말하지 못한 증상을 아쉬워할 때가 있습니다. 의사 역시 바쁜 스케줄에 쫓겨 미처 환자의 정보를 다 파악하지 못하여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진단이라는 것은 환자가 주는 정보를 토대로 의사의 지식을 이용하여 내리는 것인데 한 명의 환자가 주는 정보만 해도 엄청나게 많으며 의사의 지식은 그에 비해 경험, 숙련도 등에 의해 개인별 편차가 생깁니다. 제한된 환자 정보에 의사 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면서 마치 지도책을 보고 길을 찾아가던 식의 진료를 이제는 미리 환자가 진단 툴을 통해 정보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의사는 방대한 의학적 지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툴의 도움을 받아 더 정확하고 정밀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서 빠르고 정확한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헬리큐어의 목표입니다.”

헬리큐어는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인 양웅모 대표(44)가 2021년 9월에 설립했다.

양 대표는 “헬리큐어는 개인건강정보(PHR)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 서비스 및 바이오소재 솔루션 제공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차세대 허브(HUB) 플랫폼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모든 산업 분야가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전환의 시대로 빠르게 급변하고 있습니다. 헬리큐어는 한의학을 기반으로 ICT와 BT 융합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양 대표는 “의학 분야에서도 기존의 근거 중심 의학에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맞춤의학, 즉 정밀의학으로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며 “한의학은 본래 환자 맞춤형 의학으로서 헬리큐어는 한의학 이론 및 특성에 기반한 정밀의학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헬리큐어의 첫 아이템은 정밀진단 플랫폼 ‘예진(Ye-Jin)’이다. 한의학 분야 최초의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DSS) 이다.

“예진은 의료기관이 환자를 진료하는 첫 단계를 표현하는 용어인데 의사가 환자의 정보를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되는 단계입니다. 현재의 의료환경에서는 짧은 진료 시간으로 인해 환자의 정보를 완전히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환자의 여러 증상을 자세히 살펴 맞춤치료를 하는 한의학에서는 환자 한 명이 보여주는 수많은 빅데이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헬리큐어는 예진을 통해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기 전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설문과 불편한 증상을 작성하여 미리 의료기관에 제공하게 되고 이러한 환자의 정확한 건강 정보를 의사가 진료 시작 단계부터 바로 파악하게 합니다. 나아가 환자의 증상을 판별하는 변증이라는 단계와 치료를 위한 처방 단계에서도 환자의 정보와 의사의 진단 정보를 토대로 예진의 한의학 데이터베이스가 분석하여 의사의 진료를 돕게 됩니다.”

‘예진’은 환자의 개별 진료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이 정보를 수많은 의학 문헌과 오랜 기간 누적된 의학 지식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증상을 분류하고 진단 치료 단계까지 도움을 준다. 이 모든 과정은 데이터로 누적돼 다시 빅데이터가 돼 환자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계속 사용되게 된다.

양 대표는 “환자는 본인의 정보를 빠짐없게 제공할 수 있고 의사는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의사 자신의 의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누적된 지식까지 활용해 환자에게 최선의 맞춤의학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향후 빅데이터 학습 알고리즘이 탑재돼 치료 처방의 적중률을 높일 뿐 아니라 질병 예후를 예측하는 등 예진 플랫폼을 활용하여 한의계 의료 서비스의 전반적인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보건의료 시스템은 제한된 시간과 정보를 기반으로 고비용 저효율의 말기 치료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의료시장은 개인별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맞춤치료뿐만 아니라 질병의 예방을 추구한다. 헬리큐어는 이러한 맞춤의학과 예방의학의 개념은 한의학의 기본 철학으로서 한의학이 다가오는 개인별 맞춤의학이라는 보건의료시스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진단 치료 툴을 IT-BT 융합기술을 통해 재현해냈다.

양 대표는 “이 툴을 이용하는 환자와 의사가 더 많아지게 되면 예진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데이터와 피드백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더욱 정밀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기계학습, 인공지능 기법 및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적용하여 사람의 유전체, 단백체 및 대사체 등으로부터 질병 진단 및 예후를 판별하는 진단 시스템 등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개인의 건강 데이터는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한의학은 본래 ‘변증’이라는 특유의 진단 체계를 통하여 환자 개별 증상을 종합적인 관찰을 통하여 진단하고 치료하는 개인맞춤의학으로서의 특성이 있습니다. 헬리큐어는 한의학과 첨단 기술을 융합하여 한의학 진단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예진은 한의학 본초, 진단 관련 의서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환자 개인 증상-약재의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도록 설계됐다. 거기에 빅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알고리즘 고도화 및 증상과 건강정보를 연계한 알고리즘이 구축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증상-처방-한약재 간 개인 프로파일 맞춤 AI 딥러닝 솔루션을 구현하고 있다.

“예진은 한의사 한 명이 아닌 수천, 수만명의 한의사와 수십, 수백만명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헤 한의 의료기관 처방 및 팔로우업 시스템이라는 집단 플랫폼화 기술이 탑재돼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빅데이터 마이닝을 통한 알고리즘 고도화로 증상-처방 연계 적중률을 높여 환자 맞춤 진단 및 처방이 이뤄질 것입니다.”

헬리큐어 최근 ㈜액트너랩에서 40억 벨류로 1억원을 투자받았다. 2023년 상반기 서비스 출시에 맞춰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양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정밀 의료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의학도 이제 과학화, 표준화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정밀진단 플랫폼을 시작으로 한의학이 마냥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미래의학으로까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첨단 기술들을 연구·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1년 9월
주요사업 :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
성과 : 2021년 9월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과제 선정, 11월 홍릉강소특구 이노폴리스캠퍼스 GRaND-K 창업학교 장려상 수상, 2022년 1월 KIST 서울창업성장센터 입주기업 선정, 2월 서울창업성장센터 입주기업 지원사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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