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속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인기 치솟아
-대기업 취업 보장되는 기업체 취업형
-2학년 때부터 직장 생활하는 조기취업형
-군대·취업 한 번에 해결되는 군 의무복무형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이은세 대학생 기자]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취업 보장은 물론 학자금도 지원돼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날로 커지는 추세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계약 형태에 따라 크게 기업체 취업형, 조기취업형, 군 의무복무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대기업 취업 보장’, 기업체 취업형 계약학과
기업체 취업형 계약학과는 기업이 교육부 승인을 거쳐 채용을 조건으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맞춤형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전형으로, 학과 졸업 후 해당 기업체에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이 있다. 2011년 3월에 설립된 모바일공학전공은 모바일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던 삼성전자가 ‘핵심인재 양성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방에 개설한 첫 계약학과다.

최소 절차 통과 시 삼성전자 채용이 보장되고, 4년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 학과의 특장점이다.
네이버 카페 ‘수만휘’ 게시판 화면 캡처
네이버 카페 ‘수만휘’ 게시판 화면 캡처
이렇다 보니 매년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위 SKY 대학을 버리고 모바일공학전공에 진학하는 게 더 낫지 않냐”, “취업 걱정 안 해도 돼서 부럽다” 등의 글이 올라온다.

현재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는 SK하이닉스와, △연세대 △성균관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연세대는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고 국내 최초 채용조건형 디스플레이 계약학과인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올해 신설하기도 했다.

해당 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LG디스플레이 취업 보장’이라는 점에서 (학과를) 선택하게 됐다”며 “학비, 등록금, 기숙사 비용 등 금전적 부담도 적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졸업 후에 LG디스플레이에 바로 취업할 수 있다는 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계약학과 특성상 진로가 제한돼 있다는 게 단점이 될 수도 있으나 의무 근로기간만 채우면 위약금 없이 다른 길로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다니면서 직장 생활도 한다고?’,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교육부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실무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학과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확정돼 2학년 때부터 직장인으로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게 된다.

해당 사업에는 △가천대 △경기과학기술대 △한국공학대 △한양대 ERICA △명지전문대 등 15개 대학 58개 학과가 참여하고 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의 경우 대부분 ‘3년 6학기제(총 120학점 이수)’를 운영한다. 이 때문에 학과 학생들은 1학년 과정에서 60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학기에 18학점을 이수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한국공학대의 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에 재학 중인 B씨는 “쉼 없이 계절학기까지 들어 60학점을 채웠다”며 “힘들긴 하지만 취업 걱정이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육·해·공의 기술 장교 육성’, 군 의무복무형
군 의무복무형 계약학과는 군과의 협약을 통해 전문적 지식과 덕성을 겸비한 육군·해군·공군의 기술 장교 육성을 목표로 하는 유형으로, △고려대 △세종대 △아주대 △영남대 △충남대 △한양대 ERICA에 설치돼 있다.

해당 학과는 총 7년(학부 4년, 졸업 후 3년)간의 의무복무 기간이 있다. 다만 세종대와 영남대는 공군 조종 병과에 소속돼 13년 의무복무해야 한다.

그러나 군 의무복무형 계약학과에 합격했다 하더라도 일정한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면 군 장학생 선발에서 탈락한다. 한양대 국방정보공학과는 학기마다 평균 성적 70/100점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지급 받은 장학금 전액을 반납하게 된다.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