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브이로그] 기획성 보도자료가 기사로 나가는 방법
#1 요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 마케팅, 광고 예산을 줄이고 있어요. 퍼포먼스 마케팅이 얼마 전까지 대세였는데, 이제 태울 예산도 많이 없고… 그래서 효과적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과 고객유지비율(리텐션)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어요. 찐 고객이 훨씬 중요해진 거죠. 우리 솔루션으로 소상공인들이 단골 고객을 파악할 수 있고 또 다양한 기능으로 고객관계관리(CRM)가 가능하니, 저성장 시대에는 고객 관리에 힘쓰라는 메시지와 함께 저희 솔루션을 소개하는 기획을 할 수 있을까요?#2 이번 수능 만점자들의 인터뷰를 보니 혼공(혼자 공부)을 했다고 해요. 혼공을 하면서 필요할 때 인터넷 강의도 듣고 에듀테크 플랫폼도 적절하게 활용한 것 같아요. OO 플랫폼은 수험생들이 혼공을 위해 고안된 솔루션이고 이에 맞춰 다양한 기능들도 갖고 있으니 혼공을 도와주는 솔루션들을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작성해 보면 어떨까요?
첫 번째 사례는 실제 고객사에서 요청을 한 내용입니다. 이런 요청이 들어오면 홍보 담당자는 바빠집니다. 작성하고자 하는 기사의 방향성에 맞는 다양한 사례와 실제로 그런 사회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와 자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검색을 통해 정보를 취합한 결과, 유효한 근거 자료와 사례들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소상공인들을 도와주는 IT 솔루션’을 소개하는 기획 보도자료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평소 관계가 있는 기자에게 피칭했죠. 평소 소상공인 키워드에도 관심이 많았던 기자는 기사를 기꺼이 받아줬고, 편집을 거친 후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제가 직접 고객사에 제안해 기획기사를 게재한 케이스입니다. 평소 에듀테크 업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니터링하고 있으면 기획 아이템을 제안하기 쉬워집니다. 보도자료 역시 시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능 만점자의 인터뷰 기사가 나온 직후 기획기사를 작성했고 기사도 바로 게재됐죠.
기획기사는 말 그대로 업계·시장의 흐름과 트렌드를 보여주는 기획성 기사입니다. 보도자료가 회사의 주요 마일스톤을 알리고 인터뷰가 회사의 비전이나 제품 등을 상세히 알리는데 효과적이라면, 기획기사는 시대 흐름과 트렌드를 짚어주고 자사의 서비스나 프로덕트가 기획된 앵글 기준으로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지를 보여줘 대세감을 조성하기에 좋은 홍보 전략입니다. 하지만, 경력이 많은 홍보 담당자도 기획기사 앵글을 발굴하고 쓰는 것은 쉽지 않고 또 피칭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좋아할 만한 기획 보도자료를 만들어 기사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업계 기사를 많이 읽고 통찰력 키워야
기획성 보도자료를 잘 쓰려면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업계에서 핫한 이슈는 무엇인지, 요즘 트렌드가 뭔지, 평소 기사를 많이 읽어야 기획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업계 기사를 읽는 것 외에도 서점에 들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는 책들의 표지를 보면 시대 흐름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또 기자와의 미팅에서도 종종 업계 트렌드나 아이템에 대해 논의를 하면 좋습니다. 기자는 다양한 기업의 소식을 듣고 자료를 받기 때문에 누구보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읽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평소 친분 있는 기자와 기획기사 앵글에 대해 논의하면 피칭하기가 수월해 집니다.
흔한 앵글, 짜깁기 기획기사는 팔리지 않는다
이미 작성된 기획기사 앵글은 어느 기자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채용 시즌에 맞춰 ‘스타트업의 특이한 사내 문화 또는 복지‘에 대해 기획기사가 종종 나오곤 하는데, 이미 많은 매체에서 다룬 주제이기 때문에 아주 특색 있는 사례가 없는 이상 매체에서 받아주기 힘든 앵글입니다.
이럴 땐 코로나 이후 달라진 조직 문화나 근무 형태 등에 대한 트렌드를 다루고 그 트렌드에 부합한 조직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모으면 좋습니다. 물론, 우리 회사가 그런 기업 문화나 근무 형태를 시행하고 있어야겠죠.
올 초 가장 이슈는 챗GPT였습니다. 챗GPT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시장에 선보인 스타트업들도 꽤 있었죠. 만약 근무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해당 서비스를 선보였을 경우, 보도자료로 서비스 출시를 알린 후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 기획기사를 작성해 피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뜨거운 이슈는 굳이 기획기사를 작성하지 않아도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자연스럽게 기획기사에 언급될 가능성이 큽니다.
첫 번째 리드 문장이 기획기사의 핵심
첫 번째 문장, 리드 문장이 기획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돼야 합니다. 예를 들면 소상공인을 돕는 IT 솔루션 기획일 경우 ‘소상공인의 운영 부담을 덜어주고 조력자 역할을 하는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또는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소상공인을 키우고 있다’와 같이 간결한 문장이 좋습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을 다루는 기획이라면 ‘대기업과 스타트업간 상생 협력 체계 구축이 한창’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등 기획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첫 문장으로 둬 집중도를 높여보세요.
전달 메시지를 첫 번째, 두 번째 문단에서 보여줘야
첫 번째 문단과 두 번째 문단에서는 리드 문장을 뒷받침하는 내러티브를 사회적 현상 및 근거와 함께 서술해야 합니다. 여기에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물이나 트렌드 리포트를 포함시켜 신뢰도를 높여주면 좋습니다. 다만, 설문조사나 트렌드 리포트가 6개월 이상 됐다면 시의성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사례 소개 시, 앵글에 맞게 편집하고 최신 소식으로 업데이트
서론을 작성하고 본론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할 때, 기존 온라인 기사에서 떠돌아다니는 내용을 짜깁기만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기자도 당연히 검색을 통해 유사한 앵글의 기사가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기 때문이죠. 기획된 의도에 맞춰 편집하고, 업데이트할 정보가 있으면 업데이트를 꼭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컨대 자사의 서비스와 함께 소개하고자 하는 타 서비스의 누적 다운로드 수, MAU, 매출 등은 업데이트를 시키는 등 최신 정보를 포함시켜 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업계 관계자의 쿼트로 인사이트를 주고 마무리에 힘을 실어라
결론 부분에 업계 관계자, 오피니언 리더 등의 인용문을 활용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신빙성을 더 해 줄 수 있습니다. 앞에서 한 이야기를 요약하거나 번복하는 것 보다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쿼트로 마무리에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에 대한 관심 필요
무엇보다 평소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인 현상을 잘 포착하고, 그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또는 기저에 대해 생각하고, 다양한 글과 경험을 통해 맥락을 잘 짚을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경력이 많은 홍보 담당자도 기획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한다면 분명 엣지 있는 기획기사를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
이유리 님은 2007년부터 다수의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및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고객사의 홍보·마케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스타트업·IT 전문 홍보대행사 ‘프루브'의 창립 멤버로 합류, 컨슈머 테크 플랫폼, B2B SaaS, AC 등 다양한 스타트업의 홍보를 맡고 있다.
<한경잡앤조이에서 '텍스트 브이로거'를 추가 모집합니다>
코로나19로 단절된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人, 스타트업人들의 직무와 일상에 연관된 글을 쓰실 텍스트 브이로거를 모십니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사한 하루’, ‘일당백이 되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의 치열한 몸부림’, ‘코로나19 격리일지’, ‘솔로 탈출기’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직접 경험한 사례나 공유하고픈 소소한 일상을 글로 풀어내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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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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