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해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사회취약계층의 행정민원 처리 목표로 탄생
-공존(共存)과 공감(共感)의 마음으로 ‘인(仁)’의 가치 실현
일상을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하게 어려운 일에 직면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 흔히 우리는 전문가를 찾기 마련이다. 특히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야인 행정이나 법률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자신에게 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사회취약계층에 이러한 문턱은 더욱 높게 여겨진다.
현재 사회보장기본법과 사회복지사업법,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령에서 정의하는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한 부모 가정, 이주노동자 등 취약계층 인구는 통계청 기준 수도권에만 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법률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고, 비용에 부담을 느껴 행정 및 법률문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큰데, 여기에 행정기관의 소극 행정은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은 이와 같은 사회취약계층의 행정민원 처리를 목표로 탄생한 단체다. 신동호 해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법과 변호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 대신, ‘공존(共存)’과 ‘공감(共感)’을 바탕으로 ‘인(仁)’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따뜻한 변호사들의 공간으로 만들어 취약계층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변호사’를 만날 일이 생긴다는 것은 ‘법’과 얽힌 복잡한 문제에 맞닥뜨렸다는 의미입니다. 법률적 지식이 없고 경제적으로 부족하며, 주변에서 도움을 줄 사람도 마땅치 않은 경우라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혹은 비용의 부담으로 인해 삶이 휘청일 만큼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취약계층의 이러한 고충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단체다. 신동호 이사장은 15년 가까이 법률사무소에서 사무국장으로 소송 절차를 검토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오며 소송에 휘말리거나 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취약 계층들을 만난 것을 계기로 함께 동고동락하던 변호사 및 법학박사와 함께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다.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동고동락한 변호사 및 법학박사와 함께 설립한 협동조합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사무국장으로 소송 절차를 검토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송사에 휘말리거나 행정적 도움이 필요한 취약 계층들을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전문가의 손길이 가장 절실한 분들이 행정 기관의 소극 대응이나 비용의 부담으로 인해 도움을 얻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신 이사장은 “가장 큰 문제는 전문가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한 분들이 행정기관의 소극적인 대응, 비용의 부담 등으로 인해 제대로 도움을 얻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물론 법무법인이나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관 등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지만 문제는 상담단계 이후 사건 해결이 필요한 상황의 경우 결국 수백만원을 들여 법무사나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데, 그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고 피해를 보는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했다”고 설명했다.
민원인들의 이 같은 사례들을 접하고 느낀 ‘측은지심’이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 이유이자 원동력이다. 이러한 가치에 공감하며 함께하는 따뜻한 마음의 해인 변호사들 덕분에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은 다양한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우리동네변호사’를 개발했습니다. 양식에 따라 작성하면 해인의 전문가들이 직접 만나 상담하고 사건 해결까지 저렴하게 진행해줍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으며 법률, 행정적 조언은 물론 민원 신청 대행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교육활동도 진행한다.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은 여러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 월세 사기나 성범죄, 군 생활 피해 등으로 고통받는 대학생들은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행정, 법률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은 전문가 자문단을 통해 사회적 서비스 사례를 분석, 연구하고 그 결과를 공동세미나 개최를 통해 확산시키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정책적 대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신동호 이사장은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이 동기가 되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바란다”며 “해인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전했다.
해인사회적협동조합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서강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에 선정됐다. 서강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설립일 : 2022년 9월
주요사업 : 사회취약계층 대상 행정, 법률 지원센터 운영
성과 : 다수 대학과 업무협약 체결, 서강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 선정, 소셜벤처기업 인증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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