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를 맞아 대학교 캠퍼스는 기대를 한껏 품은 신입생들로 가득 찼다. 그 새내기들 사이에서 언뜻 다른 느낌을 풍기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같은 새내기 신분이지만 조금은 다른 그들. 반수생, N수생, 교환학생 각각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각자 자기소개 한 번씩 부탁한다.
반수생 A씨 : 현역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가 반수를 하여 현재 서강대학교 24학번으로 입학했다.

3수생 B씨 : 수능을 세 번 치고 이번에 건국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22살입니다.

교환학생 Pimmie : 태국의 쭐랄롱꼰대학교에서 이번에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반수생 A씨 : 고등학생 때 선생님들이 귀찮아할 정도로 계속 찾아갔다. 코로나세대라 교내활동이 많이 감축된 상태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노인 권리증진 프로젝트를 2년간 심화시켜서 하기도 했다. 내신은 열심히는 챙겼던 것 같다(웃음).

3수생 B씨 : 학과 소모임에 대해 미리 알아보기도 하고, 또 교수님들의 논문도 먼저 읽어보면서 면접을 준비했다. 덕분에 면접에서 답할 때 비교적 수월했던 것 같다.

교환학생 Pimmie :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찾아봤다. 그러다가 적합한 프로그램을 찾게 됐고 준비했던 포트폴리오와 GPA를 활용해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새로 다니게 된 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A씨. 사진제공=A씨
새로 다니게 된 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A씨. 사진제공=A씨
A씨는 그러면 어쩌다가 반수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반수생 A씨 : ‘학교와 학과 둘 중 무엇을 우선시했는가?’의 결론이 현역 때는 학과였다. 그렇게 원하던 과에 진학했고 실제로 학교에 다니면서 학과에 대한 만족도는 정말 높았으나 마음 한편에 ‘학교’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이런 아쉬움을 버리고자 다시 반수를 결심하게 됐다.

그러면 1년의 대학 생활을 이미 경험한 것인데, 그 경험이 현재 새내기 생활에 도움이 됐나
반수생 A씨 : 아무래도 새내기면 술을 엄청나게 마시기 때문에 술을 적당히 마시고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과음하지 않는 법을 작년 한 해 동안 터득한 것 같다. 또 작년에 학생회를 했었는데 학생회 경험이 학생들에게 다가가거나 배려하는 넓은 눈을 얻게 해준 것 같다.

전적대 동기들이나 선배들이랑 연락은 자주 하는지
반수생 A씨 : 과 활동을 안 했던 것은 아니라 1년 동안 교류를 많이 했던 동기들과 선배들이랑은 지금까지도 계속 연락하고 지낸다. 또 이번에 전적대 근처에 놀러 가서 만나기도 했고, 오히려 더 애틋해진 것 같기도 하다.
B씨가 가입한 학과 소모임 설명회 현장. 사진제공=B씨
B씨가 가입한 학과 소모임 설명회 현장. 사진제공=B씨
B씨는 아무래도 다른 새내기들에 비해 나이가 좀 있다. 현재 새내기 생활을 하면서 나이가 걸림돌이 된 적이 혹시 있는지
3수생 B씨 : 아직 학교에 다닌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딱히 에피소드가 있지는 않지만 연장자로서 오는 책임감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마침 동기들 중 내가 최고령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동기들끼리 어떤 중대한 사안에 관해서 얘기할 때 내 의견부터 먼저 다 들어보는 분위기이다.

사전 인터뷰 때 주변에서 삼수한 사람은 본인밖에 없다고 했다. 혼자서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3수생 B씨 : 힘들다면 힘들었겠지만 임했다.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가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긍정적으로 임했기 때문에 결과도 좋았던 것 같다. 나 스스로를 믿고 즐기는 마인드가 중요했다.
C씨가 고향에서 다니던 대학교. 사진=Unsplash
C씨가 고향에서 다니던 대학교. 사진=Unsplash
C씨는 어쩌다가 한국으로 오기로 결심했는지
교환학생 Pimmie : 원래 고향에서 다니던 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의 전통적인 미술에 대해 알게 되었고 흥미가 생겼다. 특히 서울에 현대적인 디자인과 전통적인 디자인이 잘 어우러진 장소가 많아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꼭 오고 싶었다.

타지 생활이 힘들지는 않은지
교환학생 Pimmie : 같은 아시아권이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유사한 점이 있어 괜찮은 것 같다. 다만 언어적인 측면에서 곤란했던 적이 많다. 아직 한국에 온 지 두 달도 안 돼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 또 외로울 때도 많다. 혼자 살기도 하고 워낙 내성적인지라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려워해서 더 그런 것 같다.

한국에서 대학 다니면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교환학생 Pimmie :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은 어떤지 알아보고 싶다. 고향에서 다니던 대학과 비교해서 배우는 내용이나 수업 등이 얼마나 다를지 기대가 된다. 또 행사나 축제 같은 데도 가서 재밌는 추억을 쌓고 싶다.

모두 대학생활을 짧게나마 해보았는데 어떤 것 같나
반수생 A씨 : 사실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야 하니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즐겁기도 하다. 서강대학교가 소문대로 정말 종도 치고 지정좌석제도도 있더라. 소문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실제로 경험해서 신기했다.

3수생 B씨 : 처음에는 정말 나이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동기 중에 동갑이 한 명도 없기도 했고 현역으로 들어온 두 살 어린 친구들이 혹시 나를 어려워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동기들도 잘 대해주었고 나 스스로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그렇다.

교환학생 Pimmie : 우선 캠퍼스 라이프가 무척 즐겁다. 다른 문화에서 오는 차이가 때로는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다. 앞으로의 대학 생활도 기대된다.

학교에서 만날 사람들에게 한마디씩 부탁한다
반수생 A씨 : 모두 다른 곳에서 왔는데 벌써 이렇게 잘 지내는 게 신기하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3수생 B씨 : 나이가 많은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학과에 잘 녹아들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

교환학생 Pimmie : 고향의 문화와는 다른 한국 문화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배우는 중이다. 여러분의 문화에 대해 조언하고 가르쳐주길 바란다.

이진호 기자/홍혁재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