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부터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김서현(23)씨는 강아지 입양 당시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을 좋아하고 따르는 ‘유일한 존재’라고 말한 김 씨는 여행을 갈 때도 늘 애견 동반이 가능한 카페, 음식점을 찾아다닌다.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2024 반려동물 동반 여행 현황 및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 2,1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내 반려동물과 함께 국내여행을 가본 경험이 있는 비율이 74.1%로 나타났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는 나날이 늘고 있다. 항공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반려동물 마일리지 서비스 ‘스카이펫츠’를 운영 중이며, 제주항공은 2023년 반려견과 함께 탑승 시 쿠폰을 찍어주는 ‘펫패스’, 에어부산은 2021년 동반 탑승이 가능한 반려동물 수를 확대하기도 했다.
여기에 반려동물과 숙박이 가능한 호텔, 리조트에서는 투숙과 더불어 반려견 유모차 대여 서비스, 펫 특식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을 기준으로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이 약 62억 달러(한화 약 8조 5,000억 원)로 추정했다. 약 10년 후인 2032년엔 약 152억 달러(한화 약 20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자체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 등을 내놓기도 했다. 부산시는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반려동물 친화 도시’를 목표로 한 반려동물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내놨다. 이를 토대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1,400억 원을 투입해 반려동물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반려동물 문화를 확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 사업의 계획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의 반려문화공원을 조성하고, 대학 동물병원 건립 등 반려동물 기반 시설을 2029년까지 40개로 확충한다. 반려동물 산업 육성 지원, 반려동물 동반 관광 상품 개발 등 반려동물 산업과 문화를 균형 있게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요즘 반려동물학과 입시 경쟁률 10:1 이상일 정도로 인기죠”
강원국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
펫팸족이 늘어남과 동시에 반려산업도 빠르게 확대되면서 최근 대학에서는 반려동물학과를 신설해 반려동물산업 관련 전문가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산업학과를 개설해 운영 중인 강원국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반려동물산업학과는 어떤 곳인가요.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는 반려동물산업과 관련해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가 양성을 위해 개설된 학과로, 반려견 미용부터 반려동물 행동지도, 펫 푸드, 펫 창업, 동물교감치유, 치유농업, 실험동물 등 다양한 학문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졸업 후 어떤 분야로 취업을 할 수 있나요.
“반려동물 행동지도사나 동물교감치유사, 펫푸드 전문강사, 실험동물기술사 등 반려동물과 관련해 다양한 영역으로 취업이 가능합니다.”
최근 반려산업이 커지면서 지원자들도 많이 늘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반려산업이 커지기 전부터 개설돼 인지도는 높은 상태입니다. 최근에 관련 학과가 많이 생겨 타학교에 비해 지원율이 월등히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 2026년 수시 모집인원 기준 10:1 이상의 지원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강의도 궁금합니다.
“‘동물행동상담’이 인기 있어요. 반려견을 양육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본인의 반려견이 사회성이 높길 바라는 이들이 늘었잖아요.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하지 않고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거예요. 최근에는 관련 직종의 수요도 늘어나면서 많은 학생이 동물행동상담 교과목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올해부터 반려동물행동지도사 국가자격증이 시행되면서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수강하는 학생도 늘고 있어요.”
(사진4) 반려동물 실무 실습실의 모습이다. 사진=원광대학교 홈페이지
학과와 연계된 산학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우선 학생들이 학기 중에 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습할 수 있는 현장 견학실습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 학과 수업만으로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능력과 지식을 터득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산업 관련 전문가 초빙 특강을 상시로 진행해 학생들의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죠. 원광대의 경우 글로컬대학으로 올해 선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다양한 산학연계 사업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서지원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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