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용 이지지오텍 대표

-말뚝 측면 돌기 형성 기술과 터널 무진동 암 파쇄 기술을 개발
-정착장 길이가 줄어들면 경제성 증진과 공기 단축 효과 등을 기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입주기업 CEO] 건설 시공 분야 난제 해결을 통한 독점적 고부가가치 사업 진행하는 ‘이지지오텍’
이지지오텍은 건설 시공 분야 난제 해결을 통한 독점적 고부가가치 사업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정순용 대표(52)가 2021년 6월에 설립했다.

이지지오텍은 현재 말뚝 측면 돌기 형성 기술과 터널 무진동 암 파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고층건물을 건설할 때 공기 단축을 위해 탑 다운공법을 적용합니다. 지상층과 지하층 공사를 동시에 수행하는 공법인데, 지하 4층 이상 굴착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때, PRD 말뚝이라고도 부르는 ‘현장 타설 말뚝’이 필요합니다. 기둥 하나당 하나의 말뚝이 필요하고 건물이 아닌 지하 주차장 부분에도 말뚝이 필요합니다.”

이지지오텍은 이 현장 타설 말뚝의 정착장 길이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사업 형태는 현장 단위의 장비 임대다.

“정착장의 측면에 돌기를 형성하면 말뚝의 마찰지지력이 4~5배 정도 증가해 같은 건물 하중에 대해서 정착장의 길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정착장 길이가 줄어들면 경제성 증진과 공기 단축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착장 1m가 줄어들면 약 100만원 이상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이지지오텍은 시험시공 현장에 대해서 재설계해 경제성 분석을 한 결과 말뚝 정착장 부분에 대해서 약 62% 정도의 직접공사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계산됐다. 정 대표는 “4~11m인 정착장 길이가 돌기 형성 말뚝은 2m 이하로 줄어들게 되어 말뚝 공사비가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현장 시험시공과 돌기 형성 말뚝의 성능 확인을 위한 양방향 재하 실험을 수행해 시험성적서를 확보하는 등 기술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협력하고 있는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의 현장에서 확인을 위한 시험시공 후 현장 적용을 협의할 것입니다. 이러한 돌기 형성 말뚝의 설계식은 1999년 미국 연방도로국 시방서에 등재되고 2003년 이후 국내 주요 시방서에도 동일하게 등재되어 있지만 현재까지는 시공 가능한 장비가 없어서 현장에 적용되지는 못했습니다. 현장 적용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것입니다.”

말뚝 정착장 길이 단축으로 직접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 1m 당 약 100만원 이상 절감 효과가 있으며, 정착장 천공 시간 단축으로 소음, 미세먼지 발생 시간도 단축한다. 강재, 콘크리트 사용량 절감으로 CO2 발생량 등 ESG 지표 향상도 이뤄진다.

건설 시공 분야 신기술은 첫 한두 번의 적용이 어렵고, 그 이후는 현장 단위로 결정된다. 이지지오텍은 첫 적용에 도움을 받고자 롯데건설, 한화(건설)을 수요처로 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실적 확보 후에는 공동으로 건설 신기술 지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주요 잠재 고객은 상위 50위 이내의 고층 건물을 시공하는 대형 건설사입니다. 만나야 할 대상은 이들 상위 건설사 기술팀입니다. 대형 건설사 기술팀 대상 기술세미나를 통해 돌기 형성 말뚝의 장점을 홍보할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오래전부터 시공 분야 신기술 개발과 특허 출원에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삼성중공업 재직 시에도 아이디어 대회를 할 때마다 최고 등급 상을 받고 상금도 받았지만 개발이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건설 분야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기술개발을 할 이유가 없는 조직이어서 한계를 실감하고 중소기업 연구소장으로 이직해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기업을 설립한 계기는 2021년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면서입니다.”

창업 후 정 대표는 “2번의 국토교통부 공모전에서 서로 다른 기술로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았고,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성과가 있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특히 개발 중인 기술이 단계별로 실험에 성공해 안정화될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정 대표는 “단기 목표는 현장 타설 말뚝 측면 돌기 형성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라며 “시장 진입을 위해 롯데건설, 한화(건설)의 현장에서 여러 차례 실험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한두 번의 현장에서 무리 없이 시공을 진행해 실적을 확보하고, 10위권 이내 대기업 건설사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터널 무진동 암 파쇄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심지에서 화약 발파를 대신해 기계적으로 암반을 파쇄하는데 핵심이 되는 천공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2023년 국토교통부 스마트건설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받았으며 한국도로공사를 수요처로 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과제를 수행 중입니다. 11월에 예정된 실험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면 기술개발의 성패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지지오텍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스마트건설지원센터는 혁신기술 기반의 스마트건설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산업에 특화된 기술창업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입주기업에는 아이디어 구현 및 시제품 제작, 실증 프로그램과 성장단계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투자와 판로개척, 홍보 등 스마트건설기업들이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건설 실검증 연구 사업을 통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담당 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 개발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현재 무료 사무공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설립일 : 2021년 6월
주요사업 : 말뚝 장비 임대업, 터널 및 수직구 시공 참여
성과 : 등록 특허 15건, 출원 특허 7건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