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최태원 SK號, 성장 넘어 상생 오너십 ‘호평’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신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브렉시트, 한·일 경제 갈등 등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는 글로벌 경제 환경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온 SK 오너십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경 머니가 올해 실시한 ‘베스트 오너십(옛 오너리스크)’ 설문조사에서는 종합평가 1위 자리를 재탈환한 LG를 비롯해 현대·기아차, SK가 나란히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베스트 오너십 설문 평가에서 SK는 현대차의 약진으로 한 계단 내려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재계 맏형으로서 최태원 SK 회장의 존재감은 갈수록 무게를 더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 회장이 추구해 온 ‘사회적 가치’ 경영철학은 ‘다소 모호하다’는 안팎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SK의 차별화 요인으로 정착해 가는 분위기다.

[SPECIAL] 최태원 SK號, 성장 넘어 상생 오너십 ‘호평’
글로벌 SK 이끈 ‘딥 체인지’
실제 올해 조사에서 SK는 ‘경영 전문성과 자질 평가’ 부문에서 삼성(4.52)에 이은 이 부문 2위를 나타냈다. 또 하위 항목인 ‘비전 제시’에서는 삼성과 동일한 점수를 기록해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한 전문가들의 긍정적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의 삼각(에너지·화학, ICT, 반도체) 편대의 SK는 최 회장의 ‘딥 체인지(Deep Change)’ 전략이 핵심 동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딥 체인지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최 회장이 SK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내세운 경영 기조다.


당시 최 회장은 “SK가 정유 사업으로만 먹고 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혁신적 변화를 할 것이냐(Deep Change),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eath)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SK는 기존 내수 중심의 에너지·화학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을 꾀하는 한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5세대(5G)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인수는 딥 체인지 전략의 화룡점정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그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시장 확대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발 벗고 나섰다. 이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의 꾸준한 개선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반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SK를 글로벌 수출 기업 반열에 올려놓는 효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후에도 최 회장은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 반도체 연관 사업 영역에서의 공격적 인수·합병(M&A)을 거듭하며 그룹을 반도체 시장의 글로벌 강자로 키워냈다. 여기에 최근에는 바이오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SK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반도체에 이은 ‘두 번째 매직(magic)’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PECIAL] 최태원 SK號, 성장 넘어 상생 오너십 ‘호평’

속도 내는 가치경영 ‘뉴 SK’
SK의 외형 확대와 더불어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라는 경영철학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 회장은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며 지난 2016년 그룹 경영철학이자 실천 방법론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사회적 가치 창출 개념을 명시했다.


SK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창출하는 가치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루는 토대가 되며, 이는 다시 SK에 대한 사회적 지지로 이어져 기업의 성장과 발전이 지속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을 실천해 가고 있다. 2017년에는 주요 계열사 정관에까지 사회적 가치 창출 목표를 명시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3월에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설명하는 등 사회적 가치경영의 글로벌 전도사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SK 각 계열사들 역시 사회적 가치 추구 전담 조직을 설치하는 한편, 핵심성과지표(KPI)에도 관련 활동을 반영하고 시스템 고도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해 그룹 신년회에서 “2018년을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뉴 SK’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고, 올해 신년사에서는 “회사 KPI에서 사회적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4호(2019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