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여행 없는 휴가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여름휴가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휴가를 앞두고 부지런히 해외여행을 검색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아예 여름휴가 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니까요. 더구나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자녀와 휴가 시간표를 맞춰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등교수업이 미뤄지면서 방학마저 뒤로 밀리고 축소되는 통에 휴가 날짜를 언제로 잡아야 할지 머리가 욱신거릴 겁니다.

상상하기는 싫지만 여행이 없는 휴가도 현실로 다가옵니다. 많은 나라들의 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은 엄두가 나질 않고, 국내 여행지 역시 사람 많은 곳은 꺼려지기 때문이죠. 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항공 이용객이 6156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정말 무색해질 정도로 마음이 위축돼 버린 겁니다.

실제 여행기업 스카이스캐너가 지난 5월 한 달간 아시아태평양 6개국(한국, 일본, 대만, 중국, 뉴질랜드, 호주)을 대상으로 국제항공편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국제항공편 검색량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뉴질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4개국의 검색량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국인 여행객이 다른 해외 여행객에 비해 안전에 더 민감한 성향을 가졌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여행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여행과 관련된 항공·숙박업체 등의 부도나 파산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여행 가방을 쌀 수 있을까요.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가 항공사(LCC)가 사라지고 저렴한 단체 패키지여행이 줄어들고 나면 비행과 숙박 등 여행 관련 제반비용이 크게 뛸 것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죠.

이에 한경 머니는 7월호 빅 스토리로 ‘포스트 코로나, 여행의 미래는’이라는 주제를 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입문을 걸어 잠근 나라만 6월 22일 현재 139개국. 이들이 다시 빗장을 열고, 여행업계가 어떻게든 다시 전열을 가다듬게 되는 미래에 우리의 여행은 예전처럼 안녕할지 말이죠.

한경 머니는 차근차근 풀어 보았습니다. 여름휴가에 여행지를 고민하는 김 부장의 시선으로 돌아가서 말이죠. 또 항공, 숙박 등 업계의 상황과 함께 여행적금이나 항공연계카드 등 금융사들의 선택을 들어보고, 여행의 의미와 건강한 여행지 추천까지 해 봤습니다.

사실 여행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낯선 곳에서 가족과 지인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재충전을 돕는 탈출구였습니다. 무언가로부터 떠나 보고, 다시 만나는. 또 외로워졌다가 다시 포근해지는 지혜였죠.

로마의 종교가인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바이러스의 공포에도 우리가 여행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2호(2020년 0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