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배현정 기자] ‘더 똘똘한 변액보험으로.’ 증시 급락에 따라 급감했던 변액보험 순자산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수익률 방어에 탁월한 상위 업체로 투자자금이 몰려가고 있다.

[special] 변액보험 수익률 희비 쌍곡선…미래에셋생명 웃고, ‘빅3’ 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초 국내외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변액보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변액보험 순자산 총액은 지난 2월 23일까지만 해도 104조7405억 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23일 기준으로 91조5224억 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13조2181억 원(12.6%)이 증발했다. 한때 ‘등골보험’이라는 질타도 받았다. 그러나 정부의 부양책과 투자심리의 회복으로 6월 5일에는 103조4170억 원으로 올라서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어수선한 금융 상황 속에서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크게 늘었다.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 0%대의 시대’가 열리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총 59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126억 원) 대비 90.5% (2829억 원) 늘어난 수치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를 일컫는다.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로 활용된다. 주목할 점은 변액보험 일부 상위 업체의 가파른 상승세다. 변액보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 1분기 627억 원에서 올 1분기 2893억 원으로 361.3%(2266억 원)나 급증하며 4배 가까이 몸집을 키웠다. 이는 전체 초회보험료의 48.6%가 넘는다. 금액 기준 변액보험 신규 계약 가운데 둘 중 하나는 미래에셋생명의 상품을 선택한 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7년 6800억 원, 2018년 5300억 원, 2019년 5900억 원으로 3년 연속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올해도 고객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으며 독주체제를 굳혀 가고 있다. 뒤이어 푸르덴셜생명(231억 원→591억 원), 메트라이프생명(181억 원→444억 원)도 전년 대비 2배 넘게 초회보험료가 들어왔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 펀드에 투자하고 투자 실적에 따라 발생한 이익을 계약자에게 배분해 주는 실적배당형 생명보험 상품이다. 은행 예금과 적금처럼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펀드 투자 결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이 날 수도, 손실이 생길 수도 있다.

[special] 변액보험 수익률 희비 쌍곡선…미래에셋생명 웃고, ‘빅3’ 울고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적극적인 수익률 방어력을 자랑하는 ‘똘똘한 변액보험’으로 자금이 쏠린 까닭이다. 국내 변액보험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수년째 100조 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가운데 운용 노하우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다.


미래에셋생명 5년 주식형 수익률 29.6% ‘1위’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48.6% 집중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미래에셋생명은 수익률에서도 단연 선두에 있다.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의 공시를 통해 지난 6월 20일 기준 5년 총자산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생명이 18.4%로 정상을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메트라이프(17.6%), 교보생명(13.6%)에 돌아갔다. 유형별로도 미래에셋생명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생명은 주식형(29.6%), 주식혼합형(20.3%), 채권혼합형(16%)에서 1위를 기록했다. 채권형에선 푸르덴셜생명(13.5%)와 메트라이프생명(13%)이 1·2위의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3년 총자산 수익률(기초자산 가중)에서도 미래에셋생명이 12.0%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2·3위 업체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뒤를 잇는 BNP파리바카디프와 메트라이프는 각각 6.1%, 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생명(4.5%), 교보생명(4.0%), 한화생명(3.2%), 푸르덴셜생명(2.5%), 오렌지라이프(2.2%), ABL생명(1.9%), DB생명(1.8%) 순이다.

[special] 변액보험 수익률 희비 쌍곡선…미래에셋생명 웃고, ‘빅3’ 울고

[special] 변액보험 수익률 희비 쌍곡선…미래에셋생명 웃고, ‘빅3’ 울고
변액보험 덕에 생보사 ‘웃고, 울었다’


금융시장의 급변에 올 1분기 생명보험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하락과 초저금리 시대 역마진 고통에 신음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분기 보험사 경영 실적’에 따르면 생보사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8.4%나 급감했다. 특히 대형 생보사가 휘청거렸다. 과거 변액보험을 대거 판매해 주식시장의 급락 여파로 변액보험 충당금(적립금) 부담이 커지면서 올 1분기 큰 타격을 받았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8.6%나 줄어든 2299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책임준비금 전입액은 주가 하락에 따라 전분기 대비 101% 급증한 2조4560억 원에 이른다. 3위 교보생명 당기순이익은 12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2% 줄었다. 2위 한화생명이 ‘빅3’ 중 유일하게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1분기 순이익 47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이에 반해 미래에셋생명은 위기 속에서도 올 1분기에 ‘웃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당기순이익은 무려 25.3% 늘어난 303억 원을 기록했다. 변액보험을 주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음에도 오히려 변액보증 손실이 거의 없었다. 미래에셋생명의 1분기 변액보증준비금 추가 전입액은 약 174억 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 변액적립금 대부분은 변액연금보험과 변액유니버설(VUL) 등 변액종신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금 부담이 적은 상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방어 능력도 탁월했다. 코로나19 급락장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 MVP펀드’는 지난 5월 말 순자산은 약 1조7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 규모를 회복했고, 6월 초에는 1조8000억 원으로 자산을 오히려 불렸다.


미래에셋생명은 그동안 보장성 보험의 고수익 상품군과 안정적 운영 수수료가 발생하는 변액보험의 이원화(two-track) 매출을 추진했다. 일반 저축성 보험의 비중은 낮추고, 변액보험 비중을 높이는 체질 개선을 통해 건전한 자산 구조를 갖췄다. 미래에셋생명의 특별계정 비중은 전체 총자산의 40.3%로 압도적인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총자산 30조 원 이상 국내 중대형 생보사의 특별계정 비중은 평균 17.0%에 불과하다. 특별계정의 비중은 위기를 맞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반영하는 지표이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 시대를 맞는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새 시대를 여는 2020년은 미래에셋생명이 그동안 다져온 가치경영 중심의 견실한 사업 구조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 가치, FC(설계사) 가치,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유니크한 강점을 증명할 것”이라며 “IFRS 시대에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2호(2020년 0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