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187호 (2020년 12월)

[big story] 온도 2도 상승 막는 新 산업이 뜬다

기사입력 2020.11.26 오후 04:42

[big story] 온도 2도 상승 막는 新 산업이 뜬다

[한경 머니 = 정혜선 객원기자]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 이 기간에 전 세계 국가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편 변화의 흐름 속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 


올 한 해 우리는 이른 폭염(6월)과 기나긴 장마(7~ 8월 54일간) 속에서 여름을 보냈다. 같은 기간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에선 70일 넘게 무더위가 이어지다가 하루 새 기온이 영하 0.5도로 떨어져 눈이 내리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1년 내내 낮은 기온을 유지하는 시베리아에서는 기온이 영상 38도를 넘어서는 이상고온 현상이 올 6월 나타났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지구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 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그 경고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2030년까지로 잡았다. 그 시기가 지나면 지구에 더 큰 재앙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다행히 유럽을 선두로 한 전 세계 국가들이 지구가 보내고 있는 경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맺은 ‘파리기후변화협약’이 2021년부터 발효된다. 이 협약은 지난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195개국이 채택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정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진행된 이 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4일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가 공식 발효됐다. 다행인 점은 이 협약을 지지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것.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 11월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77일 안에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다시 가입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77일은 이 글을 올린 날부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21년 1월 20일까지의 기간이다.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할 경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공조에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 ‘친환경 정책’인 만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힘 실릴 것

[big story] 온도 2도 상승 막는 新 산업이 뜬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시작된 이래 대체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지속돼 왔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규모는 2005년 880억 달러에서 2018년 33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투자 규모에 비해 괄목할 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던 게 현실. 이제는 이전과 다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년에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되면 195개국은 각국에 주어진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태양광과 풍력이다. 이 둘의 비중이 2050년까지 글로벌 전체 에너지 발전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로 높아질 것이란 게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태양광은 중국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금액이 2004년 107억 달러에서 2018년 1405억 달러로 약 14배, 풍력은 같은 기간 유럽을 중심으로 189억 달러에서 1309억 달러 규모로 약 7배 증가했다. 투자 규모 확대는 시장의 호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4년간 청정에너지 및 인프라에 2조 달러 투자, 5년 내 태양광 패널 5억 장과 미국산 풍력발전기 6만 개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태양광 기업 중 눈에 띄는 기업은 테슬라와 솔라엣지, 선런 등이 있다. 솔라엣지는 태양광 시스템에 쓰이는 DC파워 옵티마이저와 인버터를 만드는 회사로, 2010년 처음 제품을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133개국에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2007년에 설립된 선런은 태양광 패널을 가정에 대여하거나 판매하는 기업으로 미국 가정용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태양광 관련 대표 기업은 현대에너지솔루션과 신성이앤지, 한화솔루션이 있다. 이 중 한화솔루션은 올 상반기 기준 실리콘 고효율 태양전지인 퍼크셀 누적 생산량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한화큐셀이 소속된 기업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태양광 설치량이 떨어졌으나, 내년부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의 공조가 시작되는 만큼 국내 태양광 1위 기업인 한화솔루션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자동차 시장에도 ‘전기자동차’라는 변화의 바람을 일찌감치 몰고 왔는데, 이젠 그 투자 가치를 투자자들이 먼저 알아보는 모양새다. 전기차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인 미국의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만 380%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테슬라는 설립된 지 17년 만인 지난 1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됐다.


테슬라의 이런 행보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중국 전기차로 넘어갔다. 지난 11월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아닌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샤오펑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11월 들어서며 샤오펑 주식을 3109만 달러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지도부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의 완전 독립을 이룰 것이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앞으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각국의 정책 지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와 수소차 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장을 위한 각국의 정책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그 효과가 시장의 활성화로 연결될 것이다”고 봤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탄소 배출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펼치면서 보조금을 친환경 자동차에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커지는 식물성 식품 시장

[big story] 온도 2도 상승 막는 新 산업이 뜬다
기후변화는 식습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고된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메탄의 44%, 이산화질소의 81%가 농축산업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소를 비롯한 가축 생산이 주원인이다. 앞으로 육식을 줄이고 식물 섭취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음식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업체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식품 및 음료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62% 성장했다.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는데, 미국의 식물성 식품 시장의 성장률은 매년 11%에 달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동물성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유제품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체육인 식물성 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은 2018년 4억8000만 달러에서 2026년 8억2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식물성 고기 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기업은 미국의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두 기업은 이제는 식물성 식품업계의 대표 주자로 성장했다.


비욘드 미트는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가지고 효모, 섬유질 등과 배양해 고기의 풍미, 육즙, 식감을 구현한 대체육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임파서블 푸드는 소고기의 육즙과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식물성 ‘헴(Heme)’을 개발했으며, 버거킹에서 판매해 유명해진 ‘임파서블 버거’가 주력 제품이다.


박지원 애널리스트는 “임파서블 푸드는 헴 성분의 유럽연합(EU)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성분 허가가 날 경우 채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 미트는 식물성 고기에 대한 수요 증가와 더불어 매년 1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비욘드 미트는 2017년 101%, 2018년 169%, 2019년 3분기 누적 25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식물성 식품 시장은 기존 육류 기업에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다. 최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육류 가공 업체인 타이슨 푸드는 식물성 고기를 위한 ‘레이즈드 앤 루티드(Rasied & Rooted)’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고 콩과 계란 흰자 등으로 만든 치킨 너겟과 햄버거 패티를 선보였다. 글로벌 1위의 돈육 생산 회사인 스미스 필드도 식물성 고기 브랜드를 만든 상태다. 국내에서는 동원F&B가 비욘드 미트와 계약을 맺고 국내에 식물성 고기를 들여왔다.


mini  interview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기후 위기는 새로운 시대의 투자 기회”


[big story] 온도 2도 상승 막는 新 산업이 뜬다

기후변화는 자연과 인류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다. 2020년 현재 전 세계 산업화에 따른 인간 활동은 약 1도의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고 있으며, 2030~2050년 사이에는 1.5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1.5도 이상의 지구 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후 위기로 인해 생태 위기, 경제 위기뿐만 아니라 ‘블랙 스완’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린 스완(green swan)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녹색 백조란 뜻의 그린 스완은 ‘불확실한 위험’을 가리키는 용어인 ‘블랙 스완’을 변형한 것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의 파괴적 위기를 말한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그린 스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가 ‘그린 뉴딜’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미국의 그린 뉴딜, EU의 그린 딜, 한국판 그린 뉴딜은 그린 스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정책과 실행의 움직임이라는 것.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 역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탄소 감축 목표를 이해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 패키지를 시작하게 될 것이란 게 임 이코노미스트의 관점이다.


전 세계 탄소 감축 의무 이행 시, 태울 수 없는 탄소(unburnable carbon)와 좌초자산(stranded asset)이 발생한다. 화석연료 기반의 사업과 투자 가치가 저하되고, 심지어는 비용 및 부채로 전환된다. 반대로 탄소 감축 및 포집 기반의 사업에 대한 투자 가치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 권고안) 도입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확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성과가 재무적 성과와 함께 가치평가의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 위기는 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전력을 매개로 한 모든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RE100(Renewable Energy 100: 재생에너지 100%)’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 변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다. 석탄·석유·가스 산업의 구조 전환과 태양광·풍력·수소 산업의 부상으로 초래될 에너지 생태계의 전환과 전기차, 2차전지, 대체육 시장 등 미래 산업의 변화를 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내다봐야 할 시점임에 분명하다. ESG 및 기후변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은 투자자가 지금 당장 고려해야 할 옵션이다.


Investment Tip
아직은 미미하나 새로운 트렌드가 될 ‘ESG 채권’


ESG 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는 그린본드(green bond),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는 소셜본드(social bond),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형태로 발행되는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 세 가지가 있다. 글로벌 ESG 채권은 주로 그린본드 형태가 많았으나, 소셜본드와 지속가능채권 발행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올해 우리나라 상반기 ESG 채권의 발행 규모는 80억 달러에 달한다. 2018년 40억 달러,  2019년 110억 달러로 발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진 외화 조달을 위해 주로 해외에서 ESG 채권이 발행됐으나, 올해부터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원화 발행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예금보험공사, KDB산업은행, KB국민카드 등이 상반기 원화 ESG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ESG 채권도 채권이다 보니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 측면에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7호(2020년 12월) 기사입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20-11-26 17:37

  • 한경BUSINESS 페이스북
  • 한경MONEY 페이스북
  • 한경MONEY 인스타그램
  • 한경BUSINESS 포스트
  • 한경BUSINESS 네이버뉴스
2021.01
통권188
연금부자를 꿈꾸다

연금부자를 꿈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