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지로 꾸민 공간에서, 우리의 전통 악기 장구를 모티프로 만든 칵테일을 마셨다. 서울 광화문에 새롭게 오픈한 ‘더 발베니 바’ 2호점 얘기다.
더 발베니 바, 광화문에서 '장인정신'을 만나다
많은 위스키 브랜드들이 ‘장인정신’을 내세우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발베니(The Balvenie)다. 1892년 증류소를 설립한 이후, 보리 재배부터 몰팅, 증류, 병입까지 전통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기 때문. 보리 재배와 증류, 오크통 제작, 숙성까지 어디 하나 장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공정이 없다.
그래서인지 발베니는 장인정신에 ‘진심’이다. 지난 2018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만 봐도 알 수 있다. 발베니는 국내에 숨어 있는 장인들을 찾아 그들의 ‘가치’를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더 발베니 바, 광화문에서 '장인정신'을 만나다
이처럼 한국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발베니가 서울 광화문에 아주 특별한 공간을 오픈했다. 청담점에 이어 지난 7월 새롭게 문을 연 ‘더 발베니 바(The Balvenie Bar)’ 2호점 얘기다. 이곳에서는 ‘코어 레인지’와 ‘매리지 레인지’, ‘스토리 레인지’ 등 다양한 발베니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발베니로 만든 색다른 칵테일과 푸드 페어링 메뉴도 경험할 수 있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을 모티프로 만들었다는 시그니처 칵테일이다. 특히 칵테일에 들어가는 재료부터 잔과 코스터까지 한국 전통악기의 특징을 표현했다. 먼저 전통악기 송훈에서 영감을 얻은 칵테일 ‘송훈’은 바닐라와 꿀의 풍미가 가득한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에 수제 생강 레몬 꿀청을 사용해 새콤달콤한 맛을 더하고, 당귀 잎을 사용해 신선하고 산뜻한 흙의 향을 입혀 완성했다. 흙으로 만든 악기인 송훈을 표현하기 위해 잔도 도자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브랜드의 설명이다. 반면 지난 30여 년간 20만 대에 이르는 장구를 제작해 온 김진곤 장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든 칵테일 ‘장구’는 잔의 모양부터 먹는 방법까지 우리의 전통 타악기인 장구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에 호두, 아몬드, 율무 등의 곡물과 미숫가루 크림을 더해 만드는데 칵테일 위에 올려진 달고나를, 마치 장구 치듯 깨서 마시는 독특한 음용법으로 재미까지 더했다.
더 발베니 바, 광화문에서 '장인정신'을 만나다
음식과 함께 위스키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와 16년 프렌치 오크 캐스크, 21년 포트우드와 어울리는 3가지 페어링 메뉴를 마련한 것이다.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캐스크와는 트러플, 배, 차이브, 참송이 버섯, 유정란, 치즈 바스켓을 곁들인 1++ 안심 타르타르를 매치하고, 16년 프렌치 오크 캐스크와는 브리오슈, 멜론, 사워크림, 청귤 소르베를 곁들인 활성게를 페어링했다. 마지막으로 21년 포트우드와는 마스카포네 치즈, 아보카도, 캐비어를 곁들인 킹크랩 샐러드를 어울렸는데 과일 특유의 달달함을 자랑하는 발베니 21년과 캐비어, 로브스터(바닷가재), 아보카도 치즈를 함께 섭취하면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음미할 수 있다.
더 발베니 바, 광화문에서 '장인정신'을 만나다
한편 광화문 더 발베니 바는 전통과 현대의 모던함이 공존하는 발베니 특유의 무드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으로 전통 한지와 원목을 사용해 따뜻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바 테이블부터 4인 테이블까지 다양한 공간 구성을 자랑하는데, 8층에는 북악산이 훤히 내다보이는 루프톱 공간도 마련했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