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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의 ‘三心’, 전문경영인의 ‘3심’ [하영춘 칼럼]
“느그 할배는 요 가슴팍 아래로 심보가 세 개나 더 있다카데. 여(기)는 돈 욕심, 여(기)는 부리는 사람 믿지 않는 의심, 요 아래는 언제든 그 누구라케도 배신할 수 있는 변심. 내 이 맘보 세 개로 순양을 일으켰다.”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은 손자 진도준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절대 믿지 말고 정도 주지 말라는 당부도 덧붙인다. 맨주먹으로 대기업을 일구면서 깨우친 교훈이라면 교훈이다. 진양철 회장이 말한 ‘욕심, 의심, 변심’은 월급쟁이들에겐 ‘오너의 3심(三心)’으로 불린다. 어떻게 보면 창업자로선 필수적이다. 긍정적 요소도 많다. 적절한 욕심은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동기로 작용한다.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정복 욕심이 초일류기업을 만들어냈다. 창업자의 의심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안일함을 경계하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변심도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고 혁신을 가능케 하는 요소가 변심이다. 기업이 끝없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토록 한 동력이다. 물론 모시는 사람으로선 반대다. 아무리 일을 해도 오너의 욕심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지친다. 죽을 둥 살 둥 일에 매달려도 좀처럼 의심의 눈초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했는지, 혹시 뒤에서 딴짓을 하고 있지나 않은지 등에 대해 의심을 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진다. 더욱 심한 것은 변심이다. 아침에는 ‘추진하라’고 했다가 저녁에는 ‘누가 그랬느냐’고 펄쩍 뛴다. 왔다 갔다 하는 인사이동을 통해 시스템을 흔들어 버리기도
2026.03.11 1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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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하영춘칼럼]
해방 이전에 태어난 창업자들의 창업기는 감동 그 자체다. 땀과 열정과 눈물이 배어 있는 서사다. 대부분 ‘맨주먹 붉은피’로 시작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꺾이고 쓰러지면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정립했다. 이 과정에서 도태된 창업자가 훨씬 많았다. 반면 살아난 창업자들은 당대에 일가를 이뤘다. 2월 초 작고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1942년생)도 그런 경우다. 19살에 공사판에 발을 디뎠다. 미장견습공이었다. 함바집에서 인부들과 부대끼면서 일을 배웠다. 1983년 금남주택건설을 세웠다. 이후 중흥건설과 중흥종합건설 등을 설립하면서 30개 계열사를 지닌 건설그룹으로 성장했다. 여기까지는 남들이 갔던 길이었다. 우성, 한보, 미도, 청구 등 한때 업계를 주름잡았던 건설사들의 창업스토리와 다르지 않다. 달랐던 점은 현금흐름을 중시한 내실경영이었다. 남들이 빚을 내 아파트를 짓고, 다른 업종으로 무한확장을 꾀할 때도 한눈팔지 않았다. 36개월 자금계획표를 먼저 짠 뒤 3개월 단위로 현금흐름을 점검했다. 업무용이 아닌 자산은 사지 않고, 보증은 서지 않으며, 적자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다는 ‘3불(不) 원칙’도 준수했다. 현금흐름 우선이라는 경영방식, 다른 건설사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결과는 대단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뜬히 이겨냈다. 2021년엔 대우건설을 인수,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기적을 이뤄냈다. 재계서열도 20위권으로 껑충 뛰었다. 남들이 갔던 길을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들이 그려놓은 지도를 보고 지름길을 찾을 수 있어서다. 반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힘들다. 뭐가 있을지
2026.02.08 0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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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고용을 중단하라’ [하영춘 칼럼]
2024년 말 샌프란시스코 곳곳에 대형 광고판이 걸렸다. 카피는 ‘Stop Hiring Humans(인간 고용을 중단하라)’. 아래 부분엔 ‘Artisans won’t complain about work-life balance(아티즌은 워라밸에 대해 불평하지 않습니다)’와 ‘Artisans are excited to work 70+ hours a week(아티즌은 주 70시간 이상 일하는 것을 즐거워 합니다)’, ‘Hire Artisans, Not Humans(인간 말고 아티즌을 고용하세요)’ 등의 설명이 뒤따랐다. 광고주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아티즌(Artisan AI)’. 회사가 개발한 영업담당 AI 에이전트인 ‘에이바(Ava)’를 홍보하는 광고였다. ‘사람보다 훨씬 싸고, 24시간 일하고, 불평도 안 하며, 성과도 좋은 AI 직원을 고용하라’는 거였다. 난리가 났다.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에 대한 공포를 상업적으로 활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1월 초 열린 ‘CES 2026’의 주인공은 AI를 장착한 사람 닮은 로봇(휴머노이드)이었다.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는 사람같은 걸음걸이로 56개 관절을 사용해 360도 움직이고 50kg의 물건을 거뜬히 들어올려 감탄을 자아냈다. 현대차는 CES 2026 최고의 로봇으로 선정된 아틀라스를 2028년 생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 CES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분석대로 AI가 인식과 생성, 에이전트 단계를 거쳐 물리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한발 더 나아가 “3년 안에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외과 의사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교한 손놀림과 고도의 판단력을 요구하는 의료 영역마저 피지컬 AI가 차지할 것이란 얘기였다. 그렇다고 AI가
2026.01.19 08: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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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자신감 [하영춘 칼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이다. 당대에 창업해 부를 일궜다. 김병주 회장은 한국 부자 1위다(5월 포브스 집계 기준). 순자산 95억 달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쳤다. 김범수 창업자는 7위(33억 달러), 방시혁 의장은 16위(19억 달러)였다. 이들은 작년과 올해 고초를 겪었거나 겪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국 국적의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까지 됐다.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의 상장 과정에서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들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질 때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배가 아픈 심리가 작용해서가 아니었다. 젊었을 적부터 엄청난 부를 일궜지만 사회공헌엔 인색했다. 월급쟁이 대표를 세워놓고 자신들은 뒤로 쑥 빠져버렸다. 물량 공세로 시장을 장악한 뒤 자신들 마음대로 시장을 움직이려 했다. 책임은 지지 않고 돈만 챙기려 한다는 ‘스크루지 영감’ 이미지가 강했다. 이들의 스캔들이 불거지자마자 국민정서법상 유죄가 되고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법적으로만 보면 다툼의 여지가 충분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1심서 무죄도 받아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와 고려아연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홈플러스를 무책임하게 버리려 했던 MBK파트너스와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까지 침범한 카카오, 아이돌을 앞세워 돈벌기에 혈안이 된 것으로 알려진 하이브의 이미지가 겹치면서 이들의 항변은 별무소득이었다. 평판관리 실패의 결과
2025.12.21 04: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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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 김낙수와 ‘신인 감독’ 김연경 [하영춘 칼럼]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김낙수)’과 ‘신인감독 김연경’은 닮은 점이라곤 없다. 김낙수는 루저고 김연경은 위너다. 애초부터 비교가 안 된다. 굳이 닮은 점을 찾자면 둘을 주인공으로 한 TV 프로그램이 근래 보기 드물게 인기를 끌었다는 점 정도다. 둘의 다른 점은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잘나가다가 꺾인 김낙수와 계속 잘나가는 김연경의 리더십이다. 김낙수는 국내 대표적인 통신회사 부장이다. 25년 동안 영업현장에서 발로 뛰며 빼어난 실적을 거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무시무시한 돌파력이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게 했고, 대기업의 부장까지 오르게 했다. 거기까지였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꼰대 리더십’과 환경과 다른 사람만을 탓하는 책임회피적 태도로 인해 그는 조기퇴직에 내몰렸다. 대기업 부장자리를 내놓은데 이어 상가 사기분양까지 당해 서울 자가까지 빼앗겼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달랐다. 세계적인 스타선수 출신이 감독까지 잘했다. 비록 TV 예능프로그램이었지만 김낙수와 정반대였다. 선수들의 잠재력과 심리를 파악한 뒤 맞춤형 처방을 내렸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함께 찾아가는 수평적이고 진취적 리더십을 선보였다. 둘의 달라도 너무 다른 리더십은 크고 작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참고할 만하다. 그렇다고 이들의 리더십이 해당 프로그램을 인기로 이끈 것은 결코 아니다. 주인공은 김 부장 이후의 김낙수와 김연경 아래의 ‘필승 원더독스(Wonder Dogs)’ 선수들이다. 이들의 눈물겨운 재기 노력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2025.12.07 0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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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부고 기사는 어떠할까 [하영춘 칼럼]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투자의 귀재’다. 실적도 빼어나지만 투자 철학도 남다르다. 투자에 대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금쪽같다. 그의 어록만 모아놓은 책이 여러 권일 정도다. 매년 5월초 열리는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수만 명이 몰리는 것도 금쪽같은 그의 말을 직접 듣기 위해서다. 버핏 어록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론 “투자의 첫 번째 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며,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투자의 기본을 강조한 말이다.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져라”는 말은 역발상 투자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최근 잘나가고 있는 한국 증시의 투자자들도 한번쯤 곱씹을 만한 말이기도 하다. “어떤 주식을 10년 동안 보유할 생각이 없으면 단 10분도 보유하지 마라”는 명언은 가치투자를 대변한다. 단지 투자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삶과 생활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는 어록도 상당하다. “명성을 쌓는 데 20년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거나 “당신 자신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1930년생으로 95년을 살아온 ‘오마하의 현인’다운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이런 버핏이 주옥같은 명언을 또 쏟아냈다. 11월 10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주주에게 보낸 감사 서한에서다. 그는 “연말에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겨주겠다”며 “이제 연례 서한도 보내지 않고 주총에서 문답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찰리 멍거를 비롯한 지인들과 얽힌 일화, 차기 CEO인 그레그 아벨에 대한 기대, 미국 경제와 벅
2025.11.16 0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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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령, 서정진, 강윤선의 닮은 점 [하영춘 칼럼]
KIA 타이거즈 팬들은 요즘 낙이 없다. KIA의 가을야구 진출이 가물가물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KIA 선수단엔 절박감도 열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 팬들이 야구를 놓지 못하는 것은 중견수 김호령을 보기 위해서다. 그는 2015년 드래프트에서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당시 총 103명이 프로구단에 지명받았다. 103순위였던 선수가 프로 입단을 포기해 그는 전체 꼴찌로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대학 졸업 후 KIA에 입단한 그의 나이는 33세다. 프로야구 밥도 11년째 먹고 있다. 그런데도 연봉이 1억원을 넘은 적이 없다. 올해도 고작 8000만원이다. 입단 4년 차인 김도영의 5억원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해 만년 백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김호령이 KIA 야구의 심장으로 우뚝 섰다. 일찌감치 ‘세계 최고의 중견수’라는 칭찬을 들었던 수비력은 여전하다. 올 들어 타격도 괄목상대하게 발전했다. 시즌 타율이 2할 8푼 5리(9월 10일 기준)다. 팀타율(2할 6푼 2리)을 훨씬 웃돈다. 어엿한 주전 중견수다. 만년 백업 김호령은 어떻게 환골탈태를 했을까. 중계 화면을 보면 그는 포기를 모른다. 모두가 경기를 포기한 순간에도 끝까지 쫓아가 공을 잡는다. 절박감이 물씬 묻어난다. 게다가 꾸준하고 성실하다. 올 들어서는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타격폼을 바꾼 게 주효했다. 변화를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절박감, 꾸준함, 변화 노력이 김호령을 늦깎이 주전으로 도약시켰다. 기업인 중에서도 김호령과 같은 사람이 꽤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대우자동차에서 잘나가는 월급쟁이였으나 1998년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2025.09.15 08: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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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 방지법’과 ‘알박기법’ 사이 [하영춘 칼럼]
대통령선거 때면 후보 캠프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조건 없이 일하겠다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다.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겠다는 좋은 취지다. 하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전리품에 관심이 더 많다. 당선에 공헌하면 보상받을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후보와 일면식도 없으면서 캠프를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전직 관료, 대학교수, 전직 언론인 등은 십중팔구 이런 경우다. 문제는 이들에게 줄 자리가 한정됐다는 점이다. 장차관 등 정부 부처는 일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 폼 나고 힘 있는 자리는 당선인과 동고동락했던 사람들 몫이다. 적당히 놀고 먹는 자리가 딱인데 자리가 많지 않다. 공공기관이 만만하지만 현직 기관장들이 임기가 남았다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지난 정부 낙하산은 나가라’고 대놓고 요구해도 못 들은 척 버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을 빌리면 “양심불량이자 세금 도둑”이다. 성질 급한 장관들은 참지 못하고 나섰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명박 정부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 정권에서 임명된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가 소송까지 당했다. 문재인 정부의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한 혐의로 실형을 살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의 존속기간은 3년이 채 안 된다. 느닷없이 정권이 무너지자 후반기 공공기관장 자리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다급해졌다.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331명의 공공기관장 중 53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뒤 자리를 찾았다. 이 중 22명은 대통령 파면 이후 취임했다. 누가 봐도 ‘알
2025.08.29 11: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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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시간, CEO의 시간 [하영춘 칼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 3강(8월 14일 기준)이다. 선수도 선수거니와 감독들의 역량이 발군이다. 스타일은 각각 다르다. LG 염경엽 감독은 데이터와 작전을 중시한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꾀돌이다. ‘야신’ 김성근 감독을 연상시킨다. 지장(智將) 스타일이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믿음의 야구’의 대명사다. 만년꼴찌 한화 돌풍을 몰고온 주역이다.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과 같은 덕장(德將)형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봄데’로 놀림받던 롯데 선수들을 투지로 똘똘 뭉치게 했다. ‘코끼리’ 김응용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용장(勇將)이다. 이들 6명의 감독들은 한국 프로야구 명장으로 꼽히거나 명장 반열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 성적이다.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 김경문 감독은 통산 1000승을 넘겼다. 특정팀을 ‘한 시대의 왕조’로 군림시키기도 했다. 만일 성적이 형편없었다면 특유의 리더십은 놀림감이 됐을 뿐만 아니라 감독직도 단명에 그쳤을 게 분명하다. 성적이 전부인 프로의 세계는 그만큼 냉혹하다. 성적이 좋으면 칭송하다가도 성적이 나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아서는 게 팬심이다. 이런 점에서 시험대에 오른 게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다. 이 감독은 작년 감독이 되자마자 KIA 타이거즈를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선수를 믿고 맡기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은 창의적 야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받았다. 올해는 다르다. 중위권에서 맴돈다. 일부 팬들은 &lsq
2025.08.18 08: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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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의 ‘전지적 투자자 시점’ [하영춘 칼럼]
‘김독자’는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란 웹소설을 10년 동안 읽어온 유일한 독자였다. 마지막 회를 읽는 순간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된다. 세계가 멸망의 위기에 놓여 혼돈에 빠진다. 김독자는 소설을 통해 알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대응해 원작 소설의 비극적인 흐름을 바꾸고 동료들을 구해낸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의 줄거리다. 김독자가 소설을 통해 멸망하는 세계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가능한 얘기다. 김독자의 관점을 증시로 옮겨보면 어떨까. 특정인이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알고 있다. 시장 전체는 아닐지라도 특정 종목이 어떤 그래프를 그릴지를 알고 있다면 투자는 누워서 떡먹기다. 주가가 떨어진 시점을 잘 잡아 빚을 내서라도 몰빵투자를 한 뒤 주가가 올랐을 때 팔면 끝이다. ‘전지적 투자자 시점’이다. 불행히도 증시에서 이런 투자자는 없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종목을 콕 찍어보지만 틀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주가조작(작전)이나 미공개정보 활용이 아니면 전지적 투자자 시점 투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장에서 차명거래를 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춘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는 의혹이지만 말이다. 그가 주식거래를 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은 8월 4일 오후 2시 21분쯤이다. 그날 오후 2시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할 5개 기업을 발표한 직후였다. 이 의원이 가진 스마트폰에 나타난 보유종목은 네이버, LG CNS, 카카오페이다. 이 중 네이버와 LG CNS는 신용으로 매수했는데 공교롭게 정부가 선정한 5개 기업
2025.08.08 09: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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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가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하영춘 칼럼]
[하영춘 칼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들 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였다. 박근혜 정부 때 뒤틀려진 관행을 정상화시킨다는 취지였다. 적폐청산과 같은 의미였다. 검찰 등 권력기관 및 공공기관 개혁과 에너지정책 전환 등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추진됐다. ‘정상화’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다. 정부와 여당은 7월29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법인세 인상과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을 강화키로 하면서 ‘정상화’라고 했다. 법인세율은 1%포인트씩 일괄 인상(최고세율은 24%에서 25%로 인상) 키로 했다.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도 종목당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강화키로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바꿨던 것을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되돌리는 조치다. 정상화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올바른 상태로 되돌리는 걸 말한다. 비선 실세들의 전횡, 부당한 공천 개입, 다분히 의도된 수사 등이 대표적 비정상이다. 이를 법질서와 절차에 걸맞게 고치는 것이 정상화다. 물론 정상화의 기준은 정치집단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을 두고 빚어지는 ‘정상화 논란’처럼 말이다. 하지만 법인세율 인상과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 강화의 근거로 ‘정상화’라는 수사를 꺼내드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다. 법인세율만해도 그렇다. 그동안 법인세 최고세율은 인하되는 추세였다. 김대중 정부는 28%에서 27%로 낮췄다. 노무현 정부도 25%로 추가 인하했다. 이명박 정부는 22%로 3%포인트나 내렸다. 문재인 정부가 25%로 올렸으나 윤석열 정부는 24%로 인하했다. 기업들의 경쟁력과 세수, 경기활성화 등의 변수를
2025.08.01 07: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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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린다는데…[하영춘 칼럼]
얼마 전 만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5000까지 무난히 오를 것”이라고 했다. “코스피 1만 시대도 가능하다”고도 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다. 근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였다. 주가 상승을 짓누르던 장애물이 하나둘 치워지고 있다는 점에서였다. 맞는 말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로만 따져봐도 그렇다. 일본 상장 기업들의 PBR은 1.4배다. 중국 기업의 PBR도 1.5배다. 반면 코스피 기업 PBR은 0.9배에 불과하다.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 코스피 PBR이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면 주가는 50% 이상 상승한다. 코스피는 5000에 가볍게 도달한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승 여력은 더 크다. 미국 S&P500의 PBR은 4.7배다. 선진국 평균은 3.5배가량이다. 이 수준으로 PBR이 오르면 코스피는 1만도 넘을 수 있다.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주가 상승 효과는 크다.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나타난다. 주머니가 두둑해진 투자자들은 소비를 늘린다.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게 된다. 소비와 투자의 증가는 경제성장으로 연결된다. 선순환구조다. 그렇다면 코스피 5000을 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방안은 무엇일까. 남북 긴장관계 완화와 기업지배구조 및 거래질서의 투명화가 꼽힌다. 남북관계는 그렇다고 치자. 지배구조 및 거래질서의 투명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정부는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문화했다. 여당은 한발 더 나아가 자사주 의무소각과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골자로 한 ‘더 센 상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주가조작이 한 번만 적
2025.07.29 0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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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이 ‘법사 게이트’와 무슨 관계? [하영춘 칼럼]
‘김건희 특검’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집사 게이트’니 ‘법사 게이트’니 용어부터가 특검답다. 해외도피, 무속, 비밀의 방, 십상시, 한국은행 관봉권 등 드라마적 흥행 요소도 두루 갖췄다. 관련된 기업도 상당수다. 스스로 ‘집사 게이트’라고 명명한 특검은 관련 기업 총수들을 소환하고 있다. 기업들은 ‘곤욕’ 그 자체다. ‘적법한 투자였다’고 항변하지만 귀담아듣는 이는 거의 없다. ‘최순실 게이트’를 경험한 기업들로선 속이 타 들어갈 만하다. 금융회사도 빠지지 않는다.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 등은 이미 집사 게이트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은행계 금융그룹은 (건진)법사 게이트에도 연루된 걸로 소문이 났다. 2023년 회장 선임을 앞두고 희망자가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걸로 알려진 건진법사 전성배 씨 에게 줄을 댔다는 게 골자다. 실제 줄을 댔는지, 결과는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소문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다. 비슷한 시기 다른 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노리던 사람은 이른바 ‘김건희 십상시’로 소문난 대통령실 비서관을 통해 로비를 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은행계 금융그룹은 KT 및 포스코와 함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둘러싸고 몸살을 앓는다. 뚜렷한 주인이 없다 보니 정부와 정권실세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CEO를 노리는 사람들은 새 정부 실세에 줄을 대기도 하고 라이벌을 음해하는 마타도어를 흘리기도 한다. 2024년 초 포스코 사외이사의 외유출장설이 갑자기 불거진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형 금융그룹은 말할 것도 없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 4대 천
2025.07.18 09: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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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와 노키아가 다른 점 [하영춘 칼럼]
‘세진쌤’은 유명한 영어 강사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5만 명이 넘는다. 성공한 그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가 최근 펴낸 책 ‘마음이 흔들릴 때, 바로 영어 필사’에서 털어놓은 고통 극복 과정은 사뭇 감동적이다. 어릴 때부터 ADHD(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를 앓았다. 학창 시절엔 루저였고 왕따였다. 그를 일으켜 세운 단어는 변화였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은 것을 계기로 변화를 시도했고 떨쳐 일어섰다. 그는 불안감을 해소할 ‘유일한 상수는 변화(the only constant is change)’라고 주장한다. 비단 개인만이 아니다. 어떤 조직이나 단체, 스포츠구단에도 ‘변화는 상수’라는 말은 유효하다. 변화하지 않으면 정체된다. 정체되면 도태된다. 프로야구가 역대급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새 구장을 짓고 ABS(자동투구판정 시스템)를 도입하는 등 한국야구위원회와 구단들이 관중 친화적 변화를 추구한 결과다. 만년 꼴찌 한화이글스가 선두를 굳건히 한 것도 능력에 따른 선수 기용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변화를 꾀한 덕분이다. 경쟁이 기본인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기업에 가장 큰 변화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거다. 아예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만들면 시장을 평정하고 장수할 수 있다. 페이팔과 팰런티어의 창업자 피터 틸이 저서 ‘제로투원’에서 강조한 말을 빌리면 0에서 1을 창조해 ‘수직적 진보’를 이루는 게 최고다. 마이크로소프트(컴퓨터 OS)나 구글(검색엔진), 애플(스마트폰), 아마존(온라인쇼핑), 엔비디아(AI반도체)처럼 말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0에서 1을 만들 순 없다. 생존하려면 기존 1
2025.07.15 14: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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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에 ‘서턴의 법칙’을 적용해 보면[하영춘 칼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으로선 참 답답할 듯 하다. 홈플러스에 투자한 2조5000억원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출 지급보증도 해줬다. 그런데도 사재출연 등 추가 책임을 지라고 난리다. 주주의 유한책임이 분명한데도 그렇다. 미국 국적인 김회장으로선 황당할 수 밖에 없다. 김 회장은 국내 사모펀드(PEF)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PEF란 개념조차 생소하던 2000년 미국계 PEF인 칼라일그룹 아시아 회장으로 한미은행 인수를 성사시켰다. 4년후 한미은행을 씨티은행에 팔아 7000억원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PEF란 이런 거구나’라는 찬탄을 자아냈다. 이때 얻은 명성을 바탕으로 2005년 MBK를 설립했다. 한미캐피탈, 코웨이, 금호렌터카, ING생명, 롯데카드 등을 인수했다가 되팔아(일부는 보유중)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돈을 대겠다는 투자자(LP)가 줄을 섰다. 딜라이브와 네파 인수 등 실패 사례도 있지만 흠이 되진 못했다. 이랬던 MBK가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지난 3월 신청했다. 나중엔 투자금 2조5000억원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법원이 알아서 하라는 거였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차피 소각될 2조5000억원 포기를 희생이라고 생색내지 말고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1조7000억원을 부담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따져보면 김 회장과 MBK에 대한 추가 책임 요구가 무리인 것도 아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이 있다. 돈 버는게 다가 아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순간 이 책임도 같이 인수했다.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사람은 1만9000명에 이른다. 협력업체도 많다. 홈플러스의 청산가치(3조70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2
2025.07.05 11: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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