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36호 (2017년 09월 06일)

글로벌 비즈니스의 대부, '상인의 나라' 인도에는…

[커버 스토리 : 인도의 대표 기업]  
“유대인·아랍 상인 뺨치는 인도 상인”
‘인도의 삼성’ 타타그룹, 롯데월드타워 건축재 공급 비를라그룹 등 글로벌 강자 ‘수두룩’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정국으로 한국 기업 수출의 중추인 중국 길이 막히자 인도 시장 진출을 강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3억 인구, 7~8%의 높은 경제성장률.’ 우리가 중국 다음 타자로 인도를 논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에 인도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다.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희망하지만 반대로 한국 시장에 어떤 인도 기업이 들어와 있는지 아는 이가 드물다.

인도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 아는 이는 더더욱 적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우리가 몰랐던 글로벌 비즈니스의 대부, ‘상인의 나라’ 인도로 초대한다.

타타·비를라 등 전통 재벌의 성장 

“세계에서 가장 장사를 잘하는 사람은 유대인이고 유대인을 능가하는 사람은 아랍 상인이며 아랍 상인을 뺨치는 사람은 인도 상인이다.” 인도의 기업인 이야기를 다룬 책 ‘마르와리 상인’에서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소장은 인도 상인을 이와 같이 소개한다.

현재는 법적으로 폐지된 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 상인계급인 바이샤 그룹이 수천 년간 본능적인 비즈니스 감각을 키워 오면서 이들이 유대인과 아랍 상인을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상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는 비단 과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인도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자동차·철강·제약·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인도 기업들의 명단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강자’로 인도 기업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국에서 ‘인도의 삼성’으로 불리는 타타그룹이다. 1868년 잠세티 타타가 설립한 타타그룹은 자동차·철강·IT·컨설팅 등 100개가 넘는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이다.

이 그룹의 계열사 타타모터스는 전 세계 상용차 부문에서 10위권 수준이며 타타스틸 역시 15대 철강 기업이다. 컨설팅·IT 회사인 TCS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무형자산 평가 전문 회사인 브랜드파이낸스가 평가한 타타그룹의 브랜드 가치는 137억 달러(약 15조원)다. 2014년 이후 3년 연속 ‘인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1위다.



타타그룹은 M&A의 귀재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1999년 대우그룹의 파산 이후 주인을 찾지 못했던 대우상용차(옛 대우자동차 군산 상용차 공장)를 인수한 이후 전 직원을 정규직화하며 명성을 떨쳤다.

인도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한국 기업을 매수해 선진화된 기술만 빼앗고 달아나는 게 아니냐는 이른바 ‘먹튀’ 논란을 잠재운 것이다.

타타그룹은 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재기 불능에 빠졌던 재규어·랜드로버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며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인도를 넘어 150개 국가로 뻗어나가며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는 컨설팅·IT 회사인 TCS가 2000년대 초반 일찍이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IT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타타그룹과 견줄 만한 또 다른 대기업집단은 아디티야비를라그룹이다. 185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창업주인 간샴 다스 비를라가 절친한 마하트마 간디와 협력해 인도의 독립을 지원하면서 160년의 역사를 가진 인도 재벌 가문으로 성장했다.

알루미늄 사업부터 통신·유통·금융에 걸쳐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고 현재 해외 36개 국가에서 영업 중이다. 특히 고급 압연 알루미늄 제품 시장에서는 전 세계 공급 물량의 약 12%를 생산하는 등 매출의 5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국내에는 이 그룹의 계열사이자 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 및 재활용 기업인 노벨리스코리아가 진출해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알루미늄 캔 재료 대부분이 이 회사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고 555m의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의 건축 소재 역시 노벨리스의 작품이다.

◆“아시아 파워 기업 2~4위 싹쓸이”
 

이 밖에 브랜드파이낸스가 평가한 ‘2016년 인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상위 5대 기업에는 인도 주정부 소속의 국영 보험사인 인도보험공사(LIC), 자전거 부품 제조업에서 통신 업체로 성장한 에어텔(Airtel), 인도 정부가 58.6%의 지분을 보유한 국영 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 IT 서비스 업체 인포시스(Infosys) 등이 올랐다. 

최근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은 바로 인도 업체다. 올해 7월 세계 주요 비즈니스 출판사인 닛케이가 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진행한 ‘아시아 파워 기업 300’ 상위 100개 기업 순위에 인도 기업 20개가 진입했다.

한국·인도·중국·홍콩·대만 및 동남아 6개 국가의 총 327개 기업들의 지난 5년간 매출 및 수익의 평균 성장률, 수익성, 자본 효율성 및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다.

인도 기업 10개사가 상위 30위에 이름을 올렸고 3개사는 2위부터 4위까지 싹쓸이했다. 전년도 조사에서 인도 기업이 10위 내에 전무했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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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9-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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