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98호 (2018년 11월 14일)

한화생명 ‘드림플러스’, 그룹의 미래전략 실험실로

[커버스토리='오픈 이노베이션의 시대' 스타트업 키우는 대기업들]
-63스퀘어 이어 강남에 둘째 오픈, 사업제휴·투자유치 등 밀착 지원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자리한 드림플러스 강남 내부 모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스타트업 창업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사업 아이템 선정, 사무실 마련, 필요한 직원 채용 등 일일이 챙겨야 할 일이 끝도 없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짜 어려움’은 창업 이후 시작된다.


어렵게 세운 회사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해선 투자나 수익 창출을 통한 회사 운영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여간해선 이런 자금줄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기업 생존율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7.5%로 집계됐다. 10곳 중 7곳이 5년 안에 결국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한화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은 이 같은 스타트업의 초기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속 성장 가능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서 외연 확대  


현재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 본사가 있는 63스퀘어와 서초동 사옥 등에 2개의 공간을 정비해 스타트업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로 꾸몄다. 그룹 내 수많은 계열사 중 왜 굳이 한화생명이 그룹 스타트업 육성 선봉에 서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배경부터 짚고 넘어가면 2016년 초 보험업계에 불어닥친 이른바 ‘핀테크 열풍’이 그 출발점이 됐다. 당시 업계에선 핀테크와 결합된 보험 상품 출시가 한창이었다.


한화생명도 내부적으로 보다 혁신적이고 다양한 핀테크 활용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이 좋겠다는 전략이 도출됐다.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63스퀘어 4층에 ‘드림플러스 63’이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육성·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이후 드림플러스 63의 운영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자 올해 그룹 차원에서 그 반경을 넓히는 결정을 내렸다. 이미 드림플러스 63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한화생명에 책임이 주어졌고 지난 4월 서초사옥에 ‘드림플러스 강남’을 추가 개설했다.


한화생명이 운영하는 두 곳의 드림플러스는 뒤에 따라오는 명칭이 각각 ‘63’과 ‘강남’으로 다르다. 이처럼 맡고 있는 역할도 확연하게 구분된다.   


드림플러스 63은 핀테크를 활용한 보험 상품 개발이라는 당초 목적에 알맞게 오로지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만 선정해 지원한다.      


공모 형식을 통해 1년에 2번 입주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선정되면 6개월간 사무공간과 각종 편의시설을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최대 1년까지 연장도 가능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입주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입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액셀러레이터 제도를 마련했다.


사업 제휴, 해외 진출,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등 이들을 밀착 지원하고 있다. 1기 11개사 2기 8개사 3기 7개사 등 총 23개사가 드림플러스 63을 거쳐 갔다. 현재는 4기를 운영중으로 10개사가 입주한 상태다.


성과도 눈부시다. 현재까지 졸업 업체 중 센스톤·콰라(QARA)·지속가능발전소 등 3개 핀테크 기업이 한화의 금융 계열사들과 사업제휴를 체결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몇몇 스타트업은 한화생명의 지원 아래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입주한 ‘드림플러스 강남’  


드림플러스 63과 달리 드림플러스 강남은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다. 지상 20층, 지하 6층 규모의 한화생명 서초사옥에 조성됐는데 총 15개 층을 사용한다. 문을 연지 7개월째인 현재 150여 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로 상주인력만 1800여 명에 달한다.


입주를 원하는 스타트업은 별도의 공모 과정 없이 임대 계약을 할 수 있다. 최근 도심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공유 오피스’와 운영 방식은 같다. 


하지만 속은 다르다. 공유 오피스는 대부분이 스타트업들로만 채워진 곳이 많다. 이에 비해 드림플러스 강남은 전체 입주 스타트업(120여 개) 외에도 현대차·이랜드·GS칼텍스·하나금융과 같은 대기업 10곳이 들어가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같은 정부 기관과 해외 유수 기업의 자회사 및 연구 조직 등도 내부에 둥지를 튼 상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드림플러스 강남은 다양한 기업들과 스타트업 구성원들 간에 지속적인 협업 연계가 이뤄지는 ‘국내 최고의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를 목표로 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기업 혁신 조직은 물론 정부 기관과 연구 기관 등을 유치해 입주시켰다”고 말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입주사들이 함께 아이템을 공유하거나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예컨대 지난 9월에는 입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비스 및 제품 시연회’를 개최한 바 있다.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알리는 장을 마련해 대기업과의 협업과 투자 업체들의 관심으로 연결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12월에는 총 10개의 입주 스타트업의 사업설명회를 갖고 향후 투자와 사업 연계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제 성과로 이어진 곳이 많다”며 “향후에도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신미진 드림플러스 강남 센터장 “스타트업을 위한 최고의 조력자 될 것”


신미진 드림플러스 강남 센터장.



신미진 드림플러스 강남 센터장은 올해 10월 부임했다. 그간 한화생명에서 드림플러스 강남의 구축 및 스타트업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리더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드림플러스 강남을 스타트업에 기회를 ‘연결’하고 ‘지원’해 주는 최고의 조력자로 거듭나도록 이끌어 갈 계획”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드림플러스 강남의 특징은 무엇인가.


“설계 단계부터 드림플러스 강남은 입주사를 스타트업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대기업 혁신 조직, 정부 기관, 지원 기관 등 다양하게 망라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렸다. 이들이 한 둥지 안에서 네트워킹하고 자연스럽게 오픈 이노베이션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드림플러스 강남처럼 다양한 분야의 플레이어가 모여 있는 공간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가끔 해외에서도 이곳을 방문하는데 다들 놀라워하고 있다.”


-대기업과 기관 유치에 어려움은 없었나.


“유치 과정에서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진행됐던 것 같다. 여러 대기업들과 제안 미팅을 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면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과 니즈가 상당했다. 우리의 제안에 열린 태도를 보여줬고 결국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드림플러스 강남을 서초사옥에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스타트업의 육성과 투자 관련한 주요 인프라들이 몰려 있는 곳이 바로 강남과 테헤란로 지역이다. 여러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이 때문에 강남 일대에 사무실을 갖고 싶어 했다. 하지만 막 창업한 스타트업이 강남의 엄청난 보증금과 관리비 등을 내며 사무실을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한화생명이 보유한 서초사옥을 활용해 공유 오피스 형식의 드림플러스를 만들자는 결론을 내게 됐다.”


-드림플러스 강남을 통해 성과를 낸 사례가 궁금하다.


“수많은 사례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를 들면 음성 검색 인공지능(AI) 업체인 ‘마이셀럽스’를 꼽을 수 있다. 드림플러스 강남에 입주해 다른 스타트업 및 대기업의 도움을 받았고 그 결과 성공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아동 코딩 교육 업체인 ‘럭스로보’는 한화그룹 계열사와 사업 연계를 추진하는 성과를 내게 됐다. 드림플러스 내부에 상주하는 입주 액셀러레이터가 럭스로보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주목한 결과다. 럭스로보를 한화건설과 연결했고 현재 함께 ‘홈 IoT’ 관련 사업 연계를 추진 중이다. 이런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먼저 미팅이나 협업을 제안해 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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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8호(2018.11.12 ~ 2018.11.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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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11-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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