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분기 인상 예상돼…‘예견된 악재는 악재 아냐’

[투자의 맥] 미 기준 금리 인상, 코스피 대응 전략은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며 금융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내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고용의 느린 질적 회복 수준, 주택 시장 재둔화 우려, 낮은 인플레 압력 및 지역별 경기 회복 속도 차별화 등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충분히 회복되는 시차를 감안할 때 Fed는 2015년 3분기 이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Fed가 2015년 3분기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주식시장의 충격은 일시에 그칠 전망이다. 과거 Fed의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은 사전 시그널 제공 여부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1994년에 단행된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미리 예측하지 못한 전격적 금리 인상이었다.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장기간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고 1994년 멕시코 외환위기와 1995년 아르헨티나 외환위기를 촉발했다. 1994년 2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한 달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코스피는 각각 1.1%, 7.0% 하락했고 3개월 이후에는 각각 3.9%, 4.4% 하락했다. 6개월 이후에는 각각 마이너스 2.4%, 마이너스 3.8%로 낙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금리 인상 시 하락한 경기 민감주 사야
사전에 금리 인상과 관련된 시그널을 제공했던 2004년 S&P500 지수와 코스피 주가 추이를 보면 단기 충격 이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2004년 6월 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 한 달 뒤 S&P500과 코스피는 각각 3.4%, 6.4% 하락했지만 6개월 후 S&P500과 코스피 모두 각각 6.4%, 14.0% 증가하며 상승 국면이 진행됐다.

과거 업종별 주가 등락률을 보면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는 않지만 주가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경기 민감 업종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운송장비 등 경기 민감 업종은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코스피 대비 부진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이후에는 빠르게 반등하며 경기 방어주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Fed의 출구전략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며 금융 위기 우려가 불거졌다. 벤 버냉키 Fed 전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한 달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는 6.1%, 이머징 지수는 14.1%, 코스피는 8.6% 하락했다. 2011년 8월 미국 신용 등급 강등으로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한 이후 가장 급격한 조정이 진행됐다. 과거 Fed의 통화정책 전환기에 신흥국 주가는 초기에 급격한 하락을 보인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패턴이 이어졌다.

Fed가 2015년 3분기를 전후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경기 회복세를 훼손할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유로존과 중국 등 추가 경기 부양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상쇄할 전망이다.

2004년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시기를 보면 금리 인상 이후 3개월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금융·운송장비·은행·화학·철강금속·전기전자 업종순으로 순매수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로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으며 전기전자 등 경기 민감 업종의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반등하면서 낙폭을 만회하고 상승 전환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 가시화로 코스피가 하락 폭을 확대한다면 경기 민감 업종 중심의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