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미용성형 연평균 13% 성장…LG생명과학·메디톡스·휴젤, 수입산과 맞짱}
K뷰티 바람 타고 '미용 성형' 시장 뜬다
"(사진) 국내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국제 의료 관광 안내 사이트인 메드트립닷컴(MEDTrip.com)은 2014년 성형수술을 위한 여행지 추천 1위로 한국을 소개했다.

의료 관광이 국가 주력 산업인 태국·싱가포르와 미용성형 시장이 선진국 규모인 남미에 비해 시술 비용이 최소 2배 이상으로 조사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미용성형 의료 시장은 글로벌 톱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의 미용성형 시장이 뜨고 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13% 성장한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이어 필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피부성형외과를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는 6만 명으로, 지난 3년 동안 41% 증가했다.

이와 비교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수출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아직은 아시아 시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 미국 및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내 미용성형 관련 기업들에 주목해야 할 때다.


◆누구나 젊고 아름다워지고 싶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저출산 트렌드,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안티에이징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안티에이징 산업 규모는 2013년 2745억 달러에서 2030년 42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티에이징 산업 중에서 특히 주목 받는 분야는 미용성형 관련 시장이다. 다양한 미용 의료 기기들이 개발되고 있는 데다 시술 가격이 저렴해지고 시술 연령층이 확대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앨러간의 자료에 따르면 미용성형 관련 소재(필러·톡신·제모·지방 제거 등)의 시장 규모는 2014년 53억 달러에서 2020년 105억 달러로 향후 6년 동안 2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용성형 관련 소재 시장의 53%를 차지하는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는 각각 연평균 10.1%, 9.4% 증가해 2020년에는 25억 달러, 2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안면 미용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도·한국·중국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면 미용 시술 시장이 연평균 11.4%의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안면 미용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미용성형 시술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인도·중국 등 이머징 국가 여성 인구의 사회활동이 증가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미용 시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등을 활용한 비수술적 미용성형 시술 건수는 2010년 737만 건에서 2014년 1059만 건으로 매년 9.5% 증가했다. 보툴리눔 톡신은 286만 건에서 483만 건으로, 필러는 181만 건에서 296만 건으로 늘어나며 각각 연평균 14%, 13% 증가했다.

비수술적 시술에서 특히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가격 하락과 사용 범위 확대,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 확보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보툴리눔 톡신은 미간 주름, 안검 경련에서 소아마비, 다한증 등의 다양한 적응증으로 치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머징 국가에서는 업체 간 경쟁 심화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톡신과 필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글로벌 시장의 성장과 함께 국내 비수술적 미용성형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34억 달러,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046억원에 이른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1996년 앨러간이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로부터 보톡스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열리기 시작했다.

2006년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론칭 이후 휴젤의 ‘보툴렉스’, 대웅제약의 ‘나보타’ 등이 출시되며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다. 현재 국내에는 수입산 5개, 국내산 3개 등 모두 8개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출시돼 있는데,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많은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씨앤디 등이 추가로 개발 중이다.

필러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파르다. 한국에서는 2002년 앨러간의 ‘주비덤’, 2004년 갈더마의 ‘레스틸렌’이 KFDA 허가를 받으면서 필러 시장이 열렸다. 2010년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필러 시장은 보툴리눔 톡신보다 성장이 더 가파른 반면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하다. 국내에서만 2014년 기준 등록 제조업체가 27개, 품목 허가를 받은 수입 및 국산 업체가 40여 개에 이르고 있다. 국내 필러 시장은 2009년 190억원에서 2014년 1094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연평균 4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미용성형과 관련해 특히 국내 기업들에 주목해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앨러간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74%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휴젤의 ‘보톨렉스’ 출시 이후 현재 점유율 3위까지 하락했다.

필러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글로벌 필러 시장은 앨러간의 ‘주비덤’과 갈더마의 ‘레스틸렌’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는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가 시장 성장을 이끌면서 갈더마의 ‘레스틸렌’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고 휴메딕스의 ‘엘라비에’가 3~4위권에 올라있다. 향후 국산 제품의 점유율 확대 여지가 크다.

외국인 관광객, 특히 미용성형 목적의 의료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국내 미용성형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기대감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환자는 2009년 6만 명에서 2014년 27만 명으로 5년 동안 3.5배나 증가했다.

사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성장 포인트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특히 중국 미용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2016년 중국의 안티에이징 시장 규모는 410억 위안(약 7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2008년 이후 연평균 16.4% 증가하고 있다.

해외 수출은 보툴리눔 톡신이 먼저 본격화했다. 메디톡스는 뉴로녹스라는 제품명으로 2008년 인도·홍콩·태국 등으로 수출하기 시작해 2015년 기준 글로벌 27개국에 허가 등록을 완료하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휴젤도 2010년 페루 등 남미 11개국에 대한 등록을 시작으로 현재 21개국에 허가 등록을 완료했다. 2015년 메디톡스의 수출은 229억원, 휴젤은 243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중국 및 미국 허가가 예상되는 2019년부터는 보툴리눔 톡신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필러의 본격적인 수출은 중국 시장에서 시작됐다. 국내산 필러 선두 업체인 LG생명과학이 ‘이브아르’의 해외 수출등록을 먼저 시작해 2013년 중국 허가를 획득하고 화둥닝보와 판매 계약을 체결한 후 2014년부터 본격화됐다.

‘이브아르’ 수출은 2014년 80억원, 2015년 210억원을 달성했다. 뒤이어 휴메딕스가 중국에서 2015년 ‘엘라비에’ 품목 허가를 획득해 북경인터림스와 공급 계약,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