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에서 N잡으로 N번의 월급을 버는 법[서평]
나는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
방준식 지음│1만8000원
일기장으로 쓰던 블로그에 워킹홀리데이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글로 적어 일명 ‘온라인 건물주’가 된 A 씨의 이야기다. 스물일곱의 직장인이었던 그는 더 늦기 전에 워킹홀리데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2000년대 중반 호주로 떠났다. 하지만 그 시기에는 유학 생활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힘들었다. 알음알음 비자를 받고 현지에 집을 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 어렵게 현지에 도착한 뒤에도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등 곤란했던 경험이 많았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자신이 겪었던 불편한 경험을 블로그로 공유했다. 그리고 글의 초점을 문제해결과 정보제공에 맞추었더니 일평균 방문자 수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당시 번역이 되지 않아 큰 비용을 들여 대행업체를 통해야 했던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일일이 번역하여 혼자서 신청하는 법을 알려주었던 포스팅이었다. 당시 10시간이 걸려 쓴 글이었지만 그 하나의 포스팅 덕분에 구독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그는 이러한 정보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모으고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를 카페로 전환했다. 그리고 그의 카페는 단시간에 유학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이는 법, 그의 카페에 입점하고 싶다는 업체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일명 온라인 건물주가 된 것이다. 그런 그만의 글쓰기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연일 고공행진 하는 물가 때문인지 N잡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직장에 다니면서 N잡을 하는 직장인은 57만5000명으로, 한국의 MZ 직장인이라면 3명 중 1명은 N잡을 경험한 적이 있는 셈이다. 그에 따라 도전하는 종목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명 창직의 시대로,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이 곧 ‘새로운 직업’ 또는 ‘나의 직장’이 될 수도 있다.

이 책 ‘나는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는 기사 건당 100만 뷰, 누적 조회수 1000만 뷰 이상의 인기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42인의 노하우를 모았다. 예를 들어 제주에서 카페 매물을 보는 법이라든가, 블로그 콘텐츠를 수익화하는 방법 등 기사에서는 노출되지 않았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들도 곳곳에 숨어 있어 N잡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정말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래서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N잡을 찾고, 그 안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지를 보여준다. 라이브커머스, 스마트 스토어, 블로그, 소셜링, 단기임대, 공간대여, AI 라벨링, 유튜버 등 저마다 도전하는 분야나 각자 N잡을 시작한 사연은 다르지만 업(業)의 본질은 같다. 자신이 겪은 불편이나 관심사에서 시작하고(Chapter 1), 초기에는 수익화보다는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Chapter 2), 노하우를 쌓아 수익을 쌓는다(Chapter 3). 그 업에서의 내 가능성이 증명된다면 사업으로 확장하고(Chapter 4), 나의 노하우를 파는 것으로 추가 수익 구조를 만든다(Chapter 5). 이 과정을 통해 나에게 맞는 N잡을 찾고, 내가 원하는 것과 고객이 원하는 것의 중간 지점을 찾아 수익을 내면서도 워라밸을 지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한편 N잡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든 뒤에는 새로운 잡에 집중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미 월급의 배 이상을 벌면서도 여전히 본업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군가는 ‘직업 부자’가 꿈이라며, 세상의 수많은 직업을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이들의 인생은, 그리고 성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이 책을 통해 보여지는 그들의 다양한 생각과 삶의 방식들은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고 말한다. 이들이 해냈다면 당신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업(業)과 돈, 그리고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작은 힌트가 되어줄 것이다.

최경민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