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투자는 정보 접근성 떨어져…유가 관련 ETF 주목할 만}
해외 주식 투자, 종목보다 ‘테마·트렌드’를 보라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정기예금 금리 1.6%,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 2.4%. 최근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의 수익률 추이다.

국내 경기가 저금리·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제 예전과 같은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이 2017년 이후 한국 경제가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면 저성장·저금리 국면은 더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

◆ 해외 주식 투자, GDP 10% 불과
해외 주식 투자, 종목보다 ‘테마·트렌드’를 보라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1990년 7%대 경제성장을 고점으로 약 20년간 0% 전후의 극단적 저성장 국면을 맞으면서 닛케이225는 1989년 3만8915엔을 고점으로 2011년 8455엔까지 하락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이후 약 3%에 그치고 있고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최근 수년간 2000 전후에 머물러 있는 양상이다. 물론 한국이 일본과 다르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향후 점차 강화되고 있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따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면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으로 투자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의 많은 투자자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의문인데, 해외 주식시장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율은 약 2%에 불과하다. 즉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98%에 달하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폭넓은 투자 풀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직접 투자 규모는 2011년 3조4000억원에서 2015년 16조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의 GDP 대비 비율(해외 펀드 포함)은 약 1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5.8%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향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증가할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국내 펀드 시장의 해외 펀드 순자산은 2015년 말 기준 15조원으로, 국내 펀드 순자산 60조원보다 상당히 적다. 이와 비교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진전된 일본은 2011년 해외 펀드 순자산(공모 기준)이 26조2000억 엔, 자국 내 펀드 규모(8조9000억 엔)를 오히려 크게 웃돌았다.

2015년에도 해외 펀드의 순자산이 29조4000억엔으로, 자국 내 펀드(32조9000억 엔)와 맞먹는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국내시장 대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해외시장에 상장된 특정 종목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려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해외 주식 투자는 특정 종목보다 테마나 트렌드에 맞춘 포트폴리오 투자가 바람직하다. 해외 펀드에 의한 간접 투자나 해외 상장 상장지수펀드(ETF)에 의한 직접 투자를 통할 수 있다.
해외 주식 투자, 종목보다 ‘테마·트렌드’를 보라
◆ ETF 투자, 환율 변화에 주의해야

특히 ETF는 인덱스 펀드의 장점과 주식의 장점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소액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수 있다. 정방향뿐만 아니라 역방향에 투자하는 ETF도 존재해 기관투자가처럼 롱쇼트 플레이도 가능하다.

다만 해외 상장 ETF는 해외시장에 상장된 만큼 환율 변화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해외 주식 투자는 연간 투자 순이익(이익과 손실 상계)이 25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양도소득세(22%, 분리과세)가 적용되며 종합소득 과세에서는 제외된다.

그렇다면 관심을 가질 만한 해외 상장 ETF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언론 지면을 거의 매일 채우고 있는 기사 중 하나가 유가다. 2014년 초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지난 2월 30달러를 밑돈 이후 최근 40달러를 회복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갈등이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러시아·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재정 위기 문제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감소 등으로 연말까지 추가 상승을 기대해 봄직하다.

WTI 유가 40달러 선에서는 WTI 선물을 1배로 추종하는 오일펀드(USL)에 단기적 관심을 가질 만하다. 중기적 투자를 원하면 XLE(Energy Select Sector SPDR)가 적합하다.

엑슨모빌·쉐브론 등 41개 에너지 대형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며 연간 배당금 3~4%도 기대해 볼 만하다. 유가가 30달러 초반까지 밀린다면 단기적으로 WTI 선물을 3배로 추종하는 UWTI(Velocityshares 3x Long Crude Oil ETN)도 눈여겨볼 만하다.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경기 방어적 투자를 원한다면 PGX(PowerShares Preferred Portfolio)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HSBC·웰스파고·마이크로소프트 등 200여 개의 미국 우량 기업들의 후순위 채권을 담고 있다. 연 5~6%의 배당수익률이 가능한데, 배당금을 매월 지급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유망 섹터에 투자하는 ETF들도 있는데, GEX(Market Vectors Global Alternative Energy)는 테슬라모터스·베스타스윈드시스템 등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 30종목을 담고 있다.

KWEB(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ETF)는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36개 중국의 유망 인터넷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다. 또한 IXJ는 존슨앤드존슨·노바티스·화이자 등 91개 글로벌 헬스 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