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국내에서도 금융 규제 완화로 급성장…금융 산업 ‘지각변동’ 일으킨다

[한상춘 한국경제 객원논설위원 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 인터넷 등장 이후 온라인·오프라인 산업 융합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합 산업인 핀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선진국은 핀테크가 활성화된 지 4~5년을 넘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국내에서도 각종 금융 규제가 완화되면서 뒤늦게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단어로, 모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 기법과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 기술을 의미한다.

즉, 점포 중심의 전통적 금융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하는 송금·결제·자산관리·펀딩 등 다양한 분야의 대안적 금융 서비스다.

◆핀테크 최대 강점은 저비용

전통적인 금융회사는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고객 상담 및 강력한 보안 시스템 △제도권 기관들과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한 신용 평가 등을 통해 금융 서비스에 필수적인 접근성, 보안 및 신뢰성을 확보해 왔다.

반면 핀테크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을 결합해 기존의 금융거래 방식과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핀테크’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까?
핀테크의 강점은 △스마트폰 위주의 모바일 단말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재무 관리 및 신용 리스크 평가 등이다. 이를 통해 기존 금융회사보다 현저히 낮은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결제·송금 분야에서 핀테크 서비스가 가장 활발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인터넷은행, 자금 투자 등 금융 본연의 업무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핀테크 산업은 크게 보면 △결제·송금 등의 지급 결제 영역 △예금·대출 영역 △투자 자문 등 기타 금융 영역으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지급 결제 및 예금·대출 영역 외에도 소비자들이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의 서비스와 자산 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 중에서 핀테크 기업이 결제·대출·투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자산 관리에도 진출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금융 소비자들이 개별 금융회사의 지점과 웹을 통해 자문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했지만 핀테크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앱)들은 개별 금융회사의 지점이나 웹을 방문하지 않고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금융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핀테크 산업 분야도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IT 시스템의 대규모 정보 처리 능력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금융 수요자들의 니즈를 분석하거나 자금 수요자들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각종 금융 사고 예방 등에 이용하는 초기 단계 분야다.

다음 단계로는 온라인상에서 크라우드 펀딩 등의 방식으로 자금 공여자와 자금 수요자를 연결해 줌으로써 수수료를 수취하는 금융 중개 모델(P2P 대출 등)을 활성화하는 분야다.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기의 확산을 배경으로 이를 지급 결제와 자금 이체 등의 서비스에 활용하는 분야다.

◆금융 중개 기능, 패러다임 변화 예상

금융 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핀테크가 급속히 발전했다. 이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기존 금융권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과 함께 ICT의 발달로 기존 금융이 담당하던 서비스를 새로운 플랫폼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또한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함과 동시에 모바일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늘어나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도 형성돼 왔다.

방대한 모바일 트래픽 양은 개인·기업의 신용 평가 및 금융거래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가능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해 대출·보험 등 사업 방식의 변화를 촉발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급속한 확장을 배경으로 송금 및 지급 결제의 수단으로서 스마트폰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관련 신기술의 개발도 급진전되고 있는 추세다.
‘핀테크’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까?
기업에도 핀테크의 사업 가치는 분명하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면 시장 선점을 통해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은 물론 기존의 플랫폼 업체들도 자신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핀테크 산업의 본격적인 확장은 스마트폰 이용자 수의 급격한 증가로 많은 사람이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또 다른 금융 서비스들을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면서 핀테크 업체가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핀테크 기업들이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각종 편익을 향유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핀테크 기업의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핀테크 기업도 해당 산업 전망 방식이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핀테크가 투자은행의 새로운 이익 창출 영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핀테크가 금융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판매 채널로, 과거 오프라인 지점에서만 가능했던 거래를 이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 발달에 힘입은 인터넷 업체 및 통신사, 오프라인상에서 고객과의 교류가 활발한 유통점에서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통신사와 유통 업체가 일부 판매 채널의 혁신을 통해 송금·결제 등의 일부 업무 영역에서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일부 IT·SNS 업체들은 은행 라이선스 획득을 통해 아예 금융업 플레이어로 진입했다. 이들은 막강한 고객 기반과 IT를 활용한 가격 경쟁력을 겸비해 기존 금융사에 큰 위협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 기기의 보급과 기술 발달로 SNS 자료 등 금융 소비자의 변화와 수요가 더욱 복잡화·전문화·대량화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 기술과 연관된 기술금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등 이와 관련된 금융 융·복합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핀테크 산업의 발달은 기존 금융 산업의 고유 기능인 금융 중개 기능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금융 산업의 융·복합 트렌드가 또 한 번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