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업무 체계 교육은 CEO가 직접 나서야

[신현만의 CEO 코칭] 교육 훈련은 복지 혜택이 아니다
회사가 올해 조직과 업무 시스템을 대전환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했고 업무 시스템도 바꿨습니다. 이를 토대로 대규모 인사도 실행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준비해 왔기 때문에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시행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새롭게 꾸려진 조직과 업무 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이전 업무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이전 방식대로 업무를 처리합니다. 이번 개편은 주요 부서의 유능한 직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이 많은 연구 조사를 토대로 추진한 것입니다. 임원 회의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직원들을 모아 놓고 설명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을 잘못한 걸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직원들 교육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조직과 업무 시스템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직원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익숙해져 있던 것을 버리고 새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을 새로운 시스템에 잘 적응하게 만들려면 왜 조직과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지, 그렇게 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지, 본인과 다른 직원들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본인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이고도 반복적인 교육 훈련이 이뤄져야 합니다. 바뀐 것을 단순히 설명한다고 해서 직원들의 업무 방식이 변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직원들은 이전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업무 방식에 따라 일하다가도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쉽게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익숙해질 때까지 지속적인 교육과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많은 경영자들이 이 교육을 간과합니다. 경영진이 모여 논의하고 TFT를 가동하고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면 직원들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경영자들의 생각일 뿐 직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만약 귀하가 앞서 언급한 정도로 조직 개편과 업무 시스템 변화를 알렸다면 직원들은 십중팔구 아직까지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왜 회사가 시스템을 바꿨고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바뀐 상황에 끌려가는 직원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상당수 직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개편 발표로 바뀌길 기대하는 건 착각
경영진은 종종 자신들이 논의한 것을 회사 직원들이 모두 논의에 참가한 것으로 착각합니다. 경영진끼리 모여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나눠도 그것은 경영진의 논의에 불과할 뿐입니다. 경영진은 또 부서장이나 간부에게 설명하면 그 내용이 모든 직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 역시 착각입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업무와 관련해 ‘과거에 저렇게 했다면 이제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가르쳐 줘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설명할 필요도 있습니다. 바뀐 조직과 제도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텔레비전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새 텔레비전의 조작 방법을 파악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매뉴얼이 있거나 조작 방법을 잘 아는 누군가가 설명해 준다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이 효과를 거두려면 몇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 직원들의 직무가 바뀔 때마다 반드시 교육을 하십시오. 아무리 사소한 직무의 변화라고 하더라도 교육 훈련을 받은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은 업무 적응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만약 여력이 없다면 교육 시간과 내용을 줄여서라도 실시하는 게 좋습니다. 새로 맡은 직무의 특성, 본인의 역할에 대한 조직의 기대를 아는 직원은 그렇지 않은 직원과 전혀 다르게 처신합니다.

물론 여유가 있다면 교육 시간을 늘리고 강도를 높이는 게 좋습니다. 특히 직무 변화의 정도가 크면 교육 시간도 늘어나야 하고 강도도 세져야 합니다. 새로 입사하는 직원과 옆 부서로 옮겨가는 직원, 같은 부서에서 직무가 달라진 직원을 동일한 시간과 강도로 교육할 수는 없으니까요.

둘째, 교육은 이를수록 좋습니다. 아무리 늦어도 직무가 변경된 뒤 3개월 안에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직원들이 새로운 업무 환경과 역할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업무를 다 익히고 상황에 적응한 뒤 교육하는 것은 효과가 약해집니다. 사람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익히면서 습관이 생깁니다. 이때 잘못된 습관이 붙으면 고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기 전에 교육해야 합니다.

셋째, 교육은 가능하면 조직의 핵심 인사들이 맡아야 합니다.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서는 게 좋습니다. 사안이 중요할수록 고위 인사가 나서야 합니다. 할 수 있다면 경영진이 맡으세요.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면 더 좋습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힘이 실리면서 교육 대상자들의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때 교육은 경영자들 입장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소통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정보는 한 사람을 거칠 때마다 절반씩 전달 양이 줄어듭니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e메일이나 동영상을 통해 직접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직접 만나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게 되면 정보 부족과 왜곡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습니다.

넷째, 교육은 대상자의 동질성이 강할수록 효과가 있습니다. 교육 대상자들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다릅니다. 연령·성별·직급·직책에 따라 어떤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에 따라 교육 대상자들의 폭이 넓어지면 그만큼 교육 내용도 포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개론 교육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직원들의 빠른 적응이 성과와 직결
따라서 가능하다면 교육 대상자들의 폭을 좁혀야 합니다.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면 각각의 시각에 대해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경험과 지식이 비슷하고 고민이 같다면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더 쉽고 교육 효과도 큽니다.

교육 훈련은 복리후생이 아닙니다. 일부 경영자들은 교육 훈련을 직원들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 훈련은 직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성과를 만들기 위해, 더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실행하는 경영 활동입니다. 단순히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차원으로 보면 안 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직원들의 직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직무에 적응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도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입니다. 직원들이 얼마나 빠르고 올바르게 적응하느냐가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귀하의 회사에서 지금 조직과 시스템의 개편이 안착하지 못한다면 담당 임원이나 간부들을 다그치기보다 직원들을 만나 직접 설명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길 권합니다. 직원 교육 훈련을 강화해 보십시오. 할 수 있다면 직접 강사로 나서 보세요. 조직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새로운 시스템이 서서히 작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