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은 불행의 시작이 아니다…당황하지 않고 똑똑하게 나이 드는 방법

[서평]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슬기로운 두뇌 생활
◆ 내 나이가 어때서 : 젊음을 찾아주는 슬기로운 두뇌 생활
안드레 알레만 지음 | 신동숙 옮김| 한국경제신문 | 1만5000원

[한경비즈니스= 김종오 한경BP 출판편집자] 82회 생일을 맞는 한 여성은 자신에게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는 100회째 생일에도, 110회째 생일에도 건강을 유지했다. 한 연구 기관에서 112세일 때와 114세일 때 그의 신체 능력과 인지능력을 측정했는데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70세의 사람보다 이야기를 잘 기억해 냈다.

‘내 나이가 어때서’에 등장하는 헨드리케라는 여성의 이야기다. 그가 82세가 된 이후 30년간 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100세가 되도록 건강한 몸과 뛰어난 기억력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60대밖에 안 됐는데 신체적 능력과 정신적 능력의 급격한 저하를 겪는다.

뇌 건강 유지를 위한 4가지 팁

나이 듦, 늙음, 노화, 노년과 같은 말들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자연스럽게 외적 매력의 저하는 물론이고 신체 능력과 정신 능력의 저하에 대한 걱정과 우려로 이어진다.

하지만 저자가 힘줘 말하듯이 노년은 결코 불행의 시작이 아니다.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경과학자 안드레 알레만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노화와 노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걷어내고 ‘성공적인 노년’을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의 인지능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신체 능력이 저하되듯이 인지능력 또한 저하된다. 당연한 얘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노년의 인지능력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기억력이다. 기억력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떨어질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기억력 저하는 20대부터 서서히 진행된다. 순간 판단 능력도 한번 따져보자. 노화의 진행과 동시에 뇌의 서로 다른 영역 간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순발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우울하게 들리지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인지능력도 있다. 복잡한 맥락을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젊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어휘와 상식에 관한 능력은 80세까지 계속 높아진다. 젊음과 나이 듦을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의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감정의 영역에서도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긍정적인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행복감을 더 많이 느끼고 사사로운 스트레스에 영향을 덜 받는다.

이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어떻게 하면 건강한 신체뿐만 아니라 건강한 인지능력(그리고 두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저자는 누구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뇌 건강 유지법 4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는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노화에 부정적인 감정, 스스로 나이가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노화와 노화로 인한 문제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연구가 있다. 둘째는 꾸준한 운동과 두뇌 활동이다. 나이 듦과 함께 따라오는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치매다. 아직까지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고 탁월한 효과를 보인 약도 없다고 한다. 다행히도 여러 실험을 통해 운동과 두뇌 훈련법의 효과가 입증됐다. 특히 운동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지만 60세 이후에 시작해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는 식습관이다. 뇌 건강에 좋은 식단의 핵심은 적은 양이다. 대표적인 장수 지역으로 알려진 오키나와의 사람들은 소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는 관계가 주는 정신적 만족감과 행복을 찾는 것이다. 일을 하거나 여의치 않다면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동네 모임을 결성해 사회적 활동을 시작해 보자.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7호(2019.03.25 ~ 2019.03.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