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59호 (2020년 01월 15일)

신세계·롯데도 ‘빠르게 더 빠르게’...연초부터 달아오른 유통업 ‘배송 전쟁’

-‘가격과 서비스’ 아닌 ‘배송 강화 전략’에 올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약 122조원.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다. 이미 2018년 거래액(약 113조73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매달 평균 10조원 이상을 기록 중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1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관련 업계에서는 전체 소매 판매의 약 23%가 모바일과 PC 등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이렇듯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해 연초부터 유통 업체들의 배송 경쟁이 치열하다. ‘빠르게 더 빠르게’를 목표로 내세우며 저마다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신세계, 서울 전역에서 새벽 배송 개시 


“온라인을 차지하는 자가 미래 유통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말은 최근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새로운 ‘정설’이 됐다. 자연히 오프라인에 주력하던 유통 공룡의 전략도 바뀌었다. 그간 매년 초 ‘가격’과 ‘서비스 혁신’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이제는 온라인 공략을 위한 배송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한 해를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족들이 상품 구매 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이 바로 빠른 배송”이라며 “아무리 많은 상품을 싼값에 내놓더라도 배송 경쟁력에서 밀리면 점차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강세에 밀려 오프라인에서 부진한 성과를 거둔 신세계가 2020년을 맞아 가장 먼저 발표한 전략은 ‘새벽 배송’ 강화였다.

‘SSG닷컴’에서 진행 중인 새벽 배송 서비스를 1월 1일부터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015년 마켓컬리가 첫 문을 연 새벽 배송은 매년 급격히 커져 지난해 1조원대의 거대 시장이 됐다.

신세계 역시 작년 초 그룹 통합 온라인 몰 SSG닷컴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고 6월부터 새벽 배송을 시행해 왔지만 하루 처리 가능 물량은 3000건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이를 제공할 수 있었다. 경쟁 업체라고 할 수 있는 쿠팡(하루 6만~7만 건)과 마켓컬리(수도권 내 4만 건)와 비교해 턱없이 모자란 수치였다.

신세계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노력을 쏟아부었다. 기존 물류센터인 ‘네오001’과 ‘네오002’의 효율성을 높여 하루 처리 가능한 물량을 5000건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지난해 12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을 완공했다.

신세계가 지난해 12월 오픈한 네오 003.




이를 통해 올해부터 하루 최대 1만 건의 새벽 배송 주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비주거 지역을 제외한 서울 전역으로 새벽 배송이 가능해졌고 수도권 지역에서도 서비스 범위가 확대됐다는 게 SSG닷컴 측의 설명이다.

연내에는 약 2만 건까지 새벽 배송 가능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아직 네오003이 운영 초기 단계”라며 “시스템이 안정화 단계를 거치면 지금보다 두 배 정도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물류센터도 계속 늘려 나갈 방침이다. 현재 ‘네오004’와 ‘네오005’ 등을 추가로 만들기 위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부지를 알아보는 상황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궁극적인 목표는 ‘전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지만 그전에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구석구석 원활한 새벽 배송에 집중해 주도권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올해 상반기(3~4월) 유통 계열사의 다양한 상품을 한곳에 담을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롯데ON’의 론칭을 앞두고 있다. 롯데는 이와 함께 한층 진일보한 배송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2023년까지 롯데의 온라인 쇼핑 매출 규모를 20조원까지 키울 것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각 지역에서 운영 중인 점포를 온라인 물류센터로 만들겠다며 온라인 대응 방침을 수립한 바 있다. 올해는 이 계획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겨 나가는 모습이다. 현재 100여 개의 매장을 물류 거점화했다. 내년까지 전국 140개 매장을 모두 온라인에 특화된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쿠팡 “전국에서 동일한 서비스 제공” 목표 


유통 공룡들의 공세에 맞서 온라인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이른바 ‘신흥 유통 강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로켓 배송’을 앞세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강자로 우뚝 선 쿠팡은 새해를 앞두고 대구에 대규모 물류 시설 설립을 공식화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쿠팡은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축구장 46개 넓이(약 33만㎡ 규모)의 최첨단 메가 물류센터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했다. 쿠팡이 건설한 물류센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투자 금액만 약 3200억원에 달한다.

전국의 쿠팡 고객에게 모두 동일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목표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 대구 물류센터는 영남지역 전역을 비롯해 충청과 호남까지 더욱 확실하게 커버할 수 있는 물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도 이 지역들에서 로켓 배송 서비스가 제공 중이지만 제약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서울에서는 고객들이 밤 12시 전에 주문을 넣기만 하면 다음 날 배송이 완료되는 방식으로 로켓 배송이 이뤄지지만 영남과 충청 지역은 조금 다르다.

영남지역을 예로 들면 로켓 배송을 받기 위해 밤 12시가 아닌 전날 오후 7시까지 주문을 마쳐야 한다.

또 로켓 배송이 가능한 품목 수도 서울과 비교할 때 많지 않고 일부 ‘읍’이나 ‘리’ 단위 행정구역은 로켓 배송 자체가 불가능하다. 쿠팡 관계자는 “다소 외진 곳에 거주 중인 소비자들은 주문 후 상품을 받는 데까지 약 이틀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며 “대구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이런 불편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쿠팡은 올해 안에 제주도에 물류 거점을 마련해 로켓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제주도 역시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원활한 로켓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쿠팡은 지난해 말부터 제주 지역을 전담하는 쿠팡맨을 모집 중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경쟁사들보다 먼저 지방의 새 고객들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연간 약 4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새벽 배송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마켓컬리도 올해 각오가 남다르다. 하반기 8만9100㎡(약 2만7000평) 규모의 김포 물류센터를 오픈한다.




수도권 지역에서 새벽 배송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려 경쟁자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팽창 속도가 예상 보다 훨씬 빠른 만큼 새롭게 배송 서비스 경쟁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편의점업계를 예로 들 수 있다.

CU와 GS25가 지난해 배달 플랫폼과 손잡고 배송 서비스에 나선 가운데 이마트24도 1월 1일부터 배송 서비스를 개시한 상태다. 현재는 직영점에서만 이뤄지고 있지만 1분기 내 가맹점까지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보다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춘 후 배달 수요가 있는 가맹점 위주로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9호(2020.01.13 ~ 2020.01.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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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1-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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