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포매니악 볼륨1
[영화] 여자 색정광의 도발적 자기 고백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샤를로트 갱스부르, 스텔란 스카스가드, 스테이시 마틴, 샤이아 라보프

돈 후앙부터 카사노바, 소설 ‘구운몽’의 양소유까지 바람둥이 남성에 대한 예술 작품은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바람둥이 여성에 관해서라면 그녀들은 엄격한 도덕의 관점에서 대단히 이질적인 존재로 다뤄진다. 이를테면 마르키 드 사드가 아니고서는 그녀들의 성적 모험 고백록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거나 에둘러 피해 갔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도발적인 감독 라스 폰 트리에라면 그런 도전을 힘겨워할 필요가 없다.

중년 남자 샐리그먼(스텔란 스카스가드 분)은 집 근처에 피 흘리며 쓰러져 있던 여인 조(샤를로트 갱스부르 분)를 구조한다. 조는 그에게 자신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들려준다. 그녀는 두 살 때 이미 자기 성기의 엄청난 느낌을 발견한 뒤 남들보다 더욱더 많은 섹스를 원하는 색정광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조가 “나는 아주 나쁜 인간이에요”라고 자평하자 그 고백을 듣던 샐리그먼이 “날개가 있으면 날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는 순간 얘기는 흥미로워진다.

영화 내내 알몸과 성기 노출이 스크린을 빽빽하게 채우지만 대체 ‘왜 우리는 섹스에 중독되면 안 되는 것인가’, ‘중독의 본질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이질성을 열등하거나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가’에 대한 토론의 천일야화가 불러일으키는 기묘한 감정이 더더욱 관객을 괴롭힌다. 때때로 참을 수 없이 웃기고 때때로 뇌가 난타당하는 것 같은 충격에 휩싸이는 작품이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영화] 여자 색정광의 도발적 자기 고백
감독 올리비에 다한
출연 니콜 키드먼, 팀 로스, 프랭크 란젤라

할리우드의 여신으로 불리던 배우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먼 분)는 모나코의 국왕 레니에 3세(팀 로스 분)와 결혼하지만 미국 여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그녀를 쉽게 왕비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답답한 왕실 생활에 지친 그녀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복귀 제안에 흔들린다. 한편 모나코와의 합병을 노리는 프랑스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정치적 대립을 야기한다.



미녀와 야수
[영화] 여자 색정광의 도발적 자기 고백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
출연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한때는 모두에게 존경받는 성주였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저주를 받고 한없는 고독 속에 갇힌 야수(뱅상 카셀 분). 부유한 상인의 막내딸 벨(레아 세이두 분)은 장미 한 송이의 인연으로 야수의 성에 머무르게 된다. 아름다운 벨을 통해 야수는 순수한 사랑을 다시금 갈망하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거친 외모 뒤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깨달아야만 찾아올 것이다.



홈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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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게리 플레더
출연 제이슨 스타뎀, 제임스 프랭코, 위노나 라이더

은퇴한 비밀 요원 필(제이슨 스타뎀 분)은 은퇴 후 아홉 살짜리 딸 메디와 함께 작은 마을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어린 딸이 학교에서 그녀를 괴롭히는 소년을 응징하며 소동을 일으킨 뒤 필은 소년의 부모이자 마을 범죄 조직과 연루된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경찰과 조직 양쪽 모두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면서 결국 필의 과거가 밝혀지는데….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