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30 = 연신내]
복합쇼핑몰에 병원 등 잇따라 오픈...‘베드타운’ 중심 생활밀착형 업종 각광
[상권 30] ‘롯데쇼핑몰 오픈’에 후끈 달아오른, 은평 뉴타운 상권
(사진) 은평뉴타운 중심상권 거리에 식당가, 미용실, 커피솝 등이 밀집해 있다. /김기남 기자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주현주 인턴기자] 은평 뉴타운의 ‘중심 상권’이라 할 수 있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은 연신내역과 한 정거장 떨어져 있는 거리다. 연신내 상권에 기대감을 불어넣는 강력한 호재로 은평 뉴타운이 제일 먼저 손꼽히는 이유다.

베드타운을 기본으로 하는 은평 뉴타운이 완성되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연신내 상권으로 유입되는 인구 또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은평 뉴타운 상권이 힘을 키울수록 연신내 상권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오고 있다.

오는 12월 중 롯데쇼핑몰이 오픈을 하면, 이 일대가 쇼핑 문화 상권으로 발돋움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 12월 롯데쇼핑몰 오픈, ‘연신내 상권’ 대체할까

지난 11월1일 찾아간 이곳은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3만3000여m²(약 1만여평) 규모의 초대형 롯데복합쇼핑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 막바지 공사 중으로 여전히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한 달 뒤인 12월 오픈 예정이다.

구파발역을 중심으로 한 대로변에는 여전히 공사 중인 상가 건물이 적지 않았다. 완공된 상가 역시 아직은 몇몇 가게만이 새롭게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을 뿐, 대부분이 공실인 상태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은평 뉴타운은 진관동과 구파발동 일대를 아우르는 대규모 ‘베드타운’이 중심이다. 1만7000여 세대를 배후수요로 하는데 그중 이미 1만5000여 세대가 입주를 완료했다.

지하철 3호선을 통해 광화문과 같은 도심지역과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그동안은 구파발역을 중심으로 한 상업지구 개발 계획이 지지부진하며, 상권으로서의 가능성 또한 ‘저평가’ 됐던 게 사실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킨 계기가 바로 ‘롯데쇼핑몰’의 착공이었다. 잇따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2017년 12월 카톨릭대 은평성모병원과 2022년 소방행정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다.

쇼핑몰과 대형마트, 영화관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주거지로서의 매력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값이 먼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이 열기가 다시 상업지구로 옮겨 붙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은평 뉴타운 상권이 연신내 상권을 대체할 것인지를 판단하기에는 많이 이르다. 오히려 상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두 상권이 서로의 기능을 보완하며 각자 ‘다른 성격’의 상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서울 서북부 지역의 핵심 상권 기능을 도맡고 있는 연신내역 인근은 ‘회식 상권’으로서의 기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비교해 은평 뉴타운 상권은 인근 거주민을 중심으로 한 ‘확장형 근린 상권’으로 발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쇼핑과 영화관 등의 편의시설의 핵심 타깃 또한 은평 뉴타운 내 거주민들이다. 이 외에 가족들이 외식하기 좋은 음식점을 중심으로 병원, 학원, 은행, 미장원 등 생활밀착 업종이 이 상권의 중심축으로 볼 수 있다.

◆인근 거주민 타깃 ‘단골 확보’가 관건

은평 뉴타운은 이제 막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만큼 아직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강하다. 구파발역 인근의 상가 건물 중 대다수는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한 터라 아직까지는 비어있는 가게가 더 많다. 몇몇 카페와 음식점, 병원 , 네일숍, 키즈카페 등 생활필수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가 건물들을 채워나가는 중이다.

아직은 미완성인 상권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임대시세다. 이병철 대산공인중개사 대표는 “완공되지 않은 상가들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임대시세가 형성되기 전이다”며 “롯데몰이 오픈하는 올 연말이 되면 임대시세가 정확하게 나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완공된 상가들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형성되는 중이다.

구파발역 인근 중심상가의 경우 3.3m²(1평) 당 분양가만 해도 1억을 넘어선다. 대부분 33m²(10평)~49.5m²(15평) 규모다. 분양가가 높은 만큼 임대시세 또한 만만치 않다.

현재 입점해 있는 곳들을 기준으로 할 때 33m²(10평)의 경우 대략 보증금 7000만~1억원, 월세 300~400만원 정도다. 롯데쇼핑몰 오픈 몰 이후 49.5m²(15평) 기준으로는 보증금 1억~3억 사이, 월세는 400~50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상업지구 개발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상권 내 매출 또한 서서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3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은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 관계자는 “처음 오픈했을 때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20~30% 정도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손님의 대부분은 은평 뉴타운 내에 거주민들이다. 향후 롯데몰이 오픈한 뒤에는 연신내에서 넘어오는 고객들까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파트 거주민들을 타깃으로 한 업종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자리를 잡은 곳들도 꽤 있다. 5년 전 은평 뉴타운 내 자리를 잡았다는 다미찬 반찬가게 관계자는 “2011년 오픈해 자리를 잡는 데 1년 반 정도 걸렸다”며 “철저하게 인근 거주민 타깃인데 하루 200팩에서 많게는 400팩 정도의 반찬이 팔린다”고 전했다.

반찬 한 팩당 가격은 최소 2500원에서 최대 1만원 정도다. 하루 평균 매출은 100만원~200만원 사이다. 그는 “오픈 초기와 비교하면 단골손님이 많이 늘었다”며 “오후 4시 이후에는 반찬을 사려는 고객들이 많아 서 있을 자리도 없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대시세가 고공행진을 시작하기 전에 이곳에 자리를 잡은 가게들과 비교해 최근 입점한 곳들은 한동안 ‘버티는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높아진 임대시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오픈한지 열흘이 조금 넘었다는 고깃집 ‘구파발이모네’ 관계자는 “아직은 이 동네에 먹을 곳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사가 꽤 되는 편이다”며 “오픈 첫날 매출이 200만원 정도였다”고 말했다.

인근 거주민들이 주 고객인 만큼 점심시간 보다는 저녁 시간에 손님이 더 붐빈다. 거주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상권의 특성 상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임대시세도 높은데 단골 마케팅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남는 게 없긴 하다”며 “하지만 길게 보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강수 한국창업정보원 이사는 “은평 뉴타운은 다양한 평수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구성된 만큼 1인 가구부터 은퇴 후 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학원, 미장원, 편의점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업종들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vivajh@hank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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