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어리 ‘유령건물’을 가다] ② 구로 서울남부교도소, ‘뉴스테이’로 활로 찾기

[스페셜 리포트]

(사진)2011년 교정시설 이전 이후 공사가 중단됐던 구 서울남부교정시설. / 이승재 기자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유령건물. 공사를 중단하거나 완공 후 버려져 방치된 건물을 말한다. 폐건물이라고도 한다. 유령건물은 도시 미관 저해와 주변 상권 침체 등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는 골칫덩이다.

2016년 12월 기준 전국에 공사가 중단된 유령건물은 387개, 평균 방치 기간은 153개월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통계다. 세계의 중심을 꿈꾸는 서울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도심 곳곳 우뚝 선 유령건물들이 서울을 찾은 세계 정상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유령건물은 대체 어떤 사연을 갖고 흉물로 남겨진 것일까. 현재 어떤 모습일까. 서울시내 주요 유령건물을 2월 1일 찾았다.

◆ 히든 카드 '뉴스테이' 개봉박두

구로구에도 유령건물이 있다. 구 서울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이 주인공이다. 서울남부교정시설은 1949년 지어진 서울시의 유일한 교도소로, 구로구 고척동 100 일대(10만5087㎡)에 있다.

구로구는 지역 주민들의 줄기찬 이전 요구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설 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일대를 주거·문화·상업·행정 복합 단지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남부교정시설은 2011년 구로구 외곽 개발제한 구역인 천왕동으로 이전했고 기존 건물은 자연스럽게 유령건물로 남게 됐다.

LH는 교정시설 이전 직후 2014년 착공을 목표로 공모형 부동산 프로젝트(PF)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땅값 문제로 시행사와 갈등을 겪으며 사업이 중단된 채 그대로 방치됐다.

서울남부교정시설의 안전 등급은 재난 위험 시설인 D등급이다. 위험성과 지역 슬럼화 문제가 대두되자 LH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라는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주택도시기금과 LH가 출자해 설립한 리츠가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토지를 매입해 임대 사업자에게 임대하는 ‘토지 지원 리츠’ 방식이다. 토지 임대료는 토지 지원 리츠 사업비 5130억원의 연 2.5%다. 사업자의 초기 토지 매입 부담을 줄여 뉴스테이 임대료 인하를 유도했다.

LH는 지난해 6월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에 대한 뉴스테이 민간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고 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에 지하 3층~지상 45층, 총 11개 동(임대주택 2214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판매시설 복합 개발 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서울지하철 개봉역과 연계된 공공 보행로를 설치하고 지구 내 도로를 따라 연도형 상가와 이벤트 공간을 마련한다.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매시설 주차 공간도 법정 기준인 310% 이상을 확보했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2월 2일 철거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양 일정과 임대료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는 지난 1월 31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주거 서비스 예비 인증 ‘우수 등급’을 받았다. 뉴스테이 주거 서비스 인증제는 뉴스테이 사업자가 사전에 양질의 주거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계획한 주거 서비스가 임대 기간 중 약속대로 제공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로 LH와 한국감정원이 인증한다.

주거 서비스로 가구별 매트리스·침구, 주방 레인지후드, 외부 유리 등에 대한 청소와 배수 점검, 전구 교체 등 생활 편의 지원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또 실버 세대를 위한 물리치료 및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실버 케어 특화 서비스를 연 1회 무상 제공하며 드릴 등 전동공구, 자전거 등 대여와 단지 내 카 셰어링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무상 차량 점검 서비스, 파크하얏트호텔·아이파크 콘도·아산병원 건강검진 등 계열사를 통한 다양한 할인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kb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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