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안랩 클라우드분석팀 연구원

안랩은 국내 보안 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회사다. 하지만 이 회사를 단지 역사와 규모 측면에서만 평가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안랩은 국내 대표 안티바이러스 솔루션인 V3를 비롯해 온라인·모바일 보안 서비스, 온라인 게임 보안 솔루션, 네트워크 보안 장비 등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다. 이곳에서 마치 CSI처럼 악성코드를 샅샅이 파헤쳐 문제를 해결하는 박수영 연구원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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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은?
설립 : 1995년 3월
대표 : 권치중
소재지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220
직원 수 : 870여 명
매출액 : 1334억 원(2013년 기준)
주요 사업 :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온라인 보안 서비스, 모바일 보안 솔루션, 네트워크 보안 장비 등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클라우드분석팀에서 악성코드 분석 업무를 하고 있어요. 기업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 규모와 원인 등을 파악하는 일이죠. 의심 PC를 복제해 사고가 일어난 경위를 자세히 파악한 후 해당 기업에 적절한 피드백을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얼핏 생각하면 간단명료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안 전반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굉장히 다양한 흔적을 좇는 세밀한 작업이에요.


중소기업에 입사한 이유가 있을까요?
대학 때부터 ‘정보 보호’ 한길을 걸어왔어요. 분야 자체가 전문적인 만큼 이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그들을 보며 ‘저렇게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했는데 보안 관련 분석·연구를 계속 지원해주는 곳은 많지 않았어요. 대기업은 개인의 연구를 존중하기보다는 집단적으로 주어지는 프로젝트만 주로 하게 되는데, 안랩은 연구 지원은 물론이고 관련 전문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었지요. 또 독자적인 백신 기술을 보유한 곳은 안랩이 유일했고요. 저로서는 기업 규모를 떠나 안랩에 입사할 이유가 충분했어요.


중소기업의 어떤 점이 좋나요?
저라고 대기업의 좋은 점을 왜 모르겠어요. 연봉, 복지, 남들의 시선 등등. 그래서 저도 처음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보면 ‘회사에서 고작 이런 일을 하려고 힘들게 들어왔나’라는 자괴감을 갖고 있더라고요. 자기가 해왔던 연구 분야가 엄연히 있는데 이와는 별 상관없이 회사에서 주어진 일만 하는 것이 아쉬운 거죠. 반면 저는 전문성을 살릴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저와 회사의 발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요. 그런데 상명하복식의 분위기라면 그런 것들이 묻히기 십상이죠. 중소기업은 오히려 서로 아이디어를 못 내서 안달일 정도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요.


입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요?
취준생들은 당장 취업이 급하니 어느 기업이든 ‘일단 들어가고 보자’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일 거예요. 그리고 ‘기왕이면 대기업!’이라는 자기 나름의 기준도 갖게 될 테고요. 하지만 기준은 기업의 크기가 아니라 ‘앞으로 내가 거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가 되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기업에서 나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먼저 주목해 준비를 했어요. 학부 시절부터 보안 관련 동아리와 스터디를 하며 해킹대회, 정보 보호 관련 콘퍼런스 등에 참가를 했어요. 수상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런 경험이 입사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회사 생활, 해보니 어떤가요?
입사하기 전에는 ‘안랩’ 하면 ‘V3’만 떠오르고 막연히 ‘악성 코드 잘 잡는 기업인가 보다’라는 생각만 했었어요. 그런데 입사를 하고 나니 생각보다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들이 있었고 우리나라를 대표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는 곳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됐어요. ‘여기보다 멋진 조직이 있을까’라는 자부심이 들 정도로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장에서 스트레스도 풀고, 같이 어울려 다트 게임도 하는 등 화목한 분위기에서 마음껏 제 업무를 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해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럴수록 취준생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봐야 해요. 그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면 그걸 지원해줄 수 있는 회사가 어디인지가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 또 자신의 꿈과 회사의 꿈이 비슷한 곳을 택하는 게 좋아요. 회사에서 일을 원만하게 해 나가도 회사와 자신의 지향점이 다르다면 결국 삐걱거릴 수밖에 없거든요. 평소 취업 포털·카페, 학교 게시판, 광고 등을 잘 살펴 채용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은 기본이고 선배들과 연락을 자주 하며 기업이나 산업 트렌드를 놓치지 말아야 해요. 용기를 내 기업 인사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인사담당자 인터뷰 박은민 인사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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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정보 ‘암기’가 아닌 회사 기여 방안을 준비해야”

Q. 안랩이 원하는 인재상은?
‘A자형’ 인재상을 추구한다. A자형 인재는 영문 사명(AhnLab)의 대표 문자 ‘A’에서 고안한 것으로, 사람(人)과의 가교(-)를 형상화해 인재들이 팀워크를 이뤄 상호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뜻한다. A자를 삼각형 모양으로 해석하면 전문성, 인성, 팀워크가 조화를 이루는 프로 인재들의 집단을 의미한다.


Q. 채용은 어떻게 하나요?
내년부터 ‘상반기 인턴 채용’과 ‘하반기 R&D 신입 공채’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인턴 채용은 5월 중에 시작할 예정이고, R&D 신입 공채는 9월 말 서류 전형을 시작해 11월과 12월에 각각 1차와 2차 면접을 거쳐 채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인턴과 신입 공채 모두 정규직이며 채용되는 시기는 동일하다.


Q. 선호하거나 우대하는 전공·대외활동·자격증이 있나요?
전공 및 학력 등 각종 자격 기준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다. 또한 자기소개서 및 공인 어학점수 등을 받지 않으며, 대신 과거 경험 및 학업을 통해 지원 업무에 필요한 직무지식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과제수행 결과’와 ‘입사지원서’를 접수한다.


Q. 승진과 보상 시스템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기술인력 기준으로 볼 때 연구원(3년) → 주임연구원(3년) → 선임연구원(4년) → 책임연구원(4년) → 수석연구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당 직위에서 연한을 채우게 되면 매년 2월 승급심사를 거쳐 3월에 승진을 하게 된다. 안랩은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신입사원의 첫해 연봉은 같지만 전년도의 성과에 따라 연봉 인상률이 달라진다. 연봉 이외에도 연간 사용할 수 있는 복지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사의 연간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인센티브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Q. 안랩 입사 희망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직활동을 하기 전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구직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겪게 되는데, 본인의 가치에 기반을 두어 직장을 선택하게 되면 이를 잘 극복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하이 퍼포머(High Performer)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채용 상담회에 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언제까지 서류 접수하나요?”, “몇 명 선발하나요?” 등 홈페이지에 한 번만 들어오면 알 수 있는 정보들에 대해서만 질문을 한다. 지원하기 전에 회사에 대한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히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제품, 역사, 회사가 속한 산업에 대한 공부를 하며 본인의 기술이나 경험으로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글 박상훈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공동기획 워크넷(www.work.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