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보면 계속 찾아보게 된다는 사진이 있다는 소식에 부리나케 뒤져보니 이게 웬걸. 여자의 발이 덩그러니 찍혀 있다.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개인의 취향
Q 온몸이 얼어버릴 것 같은 강추위에도 발등이 휑한 힐을 신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이상하다고 해. 나도 추워. 추워 죽겠다고! 이게 다 내 발등을 좋아하는 남자친구 때문이야. 잠깐 내 남자친구 자랑을 하자면 키는 조인성에 얼굴은 조금 못난 김우빈? 게다가 얼마나 다정하다고. 그런데 이 ‘다정다감함’이 내 발등에 집중해서 나타난다는 게 문제야. 특히 침대에서 심한데, 얼마 전엔 내 발을 자기 입으로 가져가는 거야! 평소 발등이 드러나는 신발을 신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 성적인 이유도 있다고 짐작은 했지만…. 얘, 혹시 변태 아닐까?


A 특정 물건을 보고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 바로 ‘페티시즘(Fetishism)’이다. 신발, 장갑, 머리카락, 풍선…. 특별한 기준은 없다. 더 넓게는 머리카락, 손, 입술 등 특정 신체 부위에 성적 만족감을 얻는 것도 해당한다. 물론 발등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를테면 겨드랑이 같은 부위에 성적인 끌림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 발등은 그나마 ‘평범한’ 페티시라고 해야 할까.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페티시는 모든 사람에게 잠재된 성향이기도 하다. 남자가 여자의 가슴이나 다리를 보고 성적 충동을 느끼는 것. 여자가 남자의 근육질에, 탄탄한 엉덩이에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이 그 증거. 페티시가 변태적 성향은 아니라는 말씀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를 ‘페티시스트’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페티시가 없어도 섹스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이런 페티시 성향은 남자에게서 압도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자보다 시각과 후각이 더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문제는 ‘정도’의 차이에서 결정된다. ‘조금’ 선호하느냐, ‘집착적으로’ 선호하느냐의 차이 말이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라면 페티시 성향은 배려해주는 것이 더 나은 섹스를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적정선의 페티시에 한해서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특정 물건이 없으면 성적인 충동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다. 심해지면 페티시가 퇴폐적으로 흐르게 되고, 그 순간 ‘범죄’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여자의 속옷을 훔치거나 카메라로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찍는 것과 같은 것들이 ‘페티시’에서 시작한 범죄들이다.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은 ‘집착’에 불과하다. 사실 페티시스트들은 상대가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자기의 욕구를 철저히 숨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페티시 없이는 성적인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자신이, 또는 상대가 페티시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에게 충분히 동의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다. 남자친구가 발등 페티시를 가지고 있다면, 한 번쯤은 그에게 발등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섹스는 공식을 벗어나야 더 짜릿한 법이니까. 아 참, 무좀 주의.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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