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여행문화가 개방되어 세계의방방곡곡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을 쉬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젊은이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은 급속도로 일반화되고 있다. 몇년전 유럽 배낭여행때 「한국사람 취향에는 낭만적이고 자연적인 남미여행이 유럽보다 한국사람 취향에 훨씬 더 잘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여행의 진수는 직접 그 나라의 생활관습을 느끼는 데 있다. 그런점에서 유럽이나 미국이 박물관이나 건물정도를 구경하는 메마른 여행이라 한다면 브라질은 춤 음악 음식 인간미를 느낄수 있는 살아있는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남미특유의 뜨거운 열정은 브라질 어느 곳을 가도 느낄 수 있다. 삼바 람바다 볼사노바 리듬의 원산지인 브라질 중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인 아마존강과 쎄아라주의 해변으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존강식인어 낚시·트래킹 가능한 정글캠핑 ‘경이’경치좋은 강가에 위치한 호텔 트로피칼과 같은 일류급 호텔에서 호화판 여행을 즐길수도 있지만 역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원주민 가이드를 동반해 직접 정글에서 캠핑하는 코스야말로 아마존강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길이다. 3박4일정도에 5~7명의 그룹을만들면 일인당 미화 50~1백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충분하다.마나우스 시에서 배로 2시간정도 강기슭을 올라가면 원주민들이 준비해놓은 캠프가 있다. 말이 캠프이지 비만 맞지않을 정도의 초가집에다 지붕만 덮어놓고 그물로 만든 그네침대를 몇개 걸어 놓았을뿐이다. 하지만 주위에는 하늘을 덮은 우거진 나무들과 앵무새 등온갖 희귀한 동식물들이 우리일행을 맞아주어 마치 정글속의 타잔이 된 기분에 젖게 했다.우리일행은 네덜란드인 한쌍, 스웨덴 여자2명, 트럭운전수가 직업이라는 독일청년 한명, 50대 중반의 독일인 의사 한명 그리고 필자로 이루어졌다.이중 50대 중반 독일아저씨는 영어도 한마디 못하면서 벌써 두달째남미여행을 하고 있다는 용감한 독일인이다. 그에 의하면 남미여행중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페루의 고산도시인 「마추피추」로, 외적의 침략을 피해 산꼭대기에 도시를 건설한 잉카문명의 위대함에 한참동안 넋을 잃었을 정도라고 한다. 어디를 가도 말은 전혀 통하지않으나 몸짓 발짓으로 큰 문제는 없었고 독일인 여행객들이 어디를가나 있었기에 정 급할때는 도움을 청했다고 했다.아마존강 3박4일 여정중 가장 인상에 깊었던 것은 식인어 낚시와한밤중에 밀림을 헤치며 탐험하는 트래킹이었다. 낚싯대에 걸려온물고기가 날카로운 이빨을 쩍쩍 벌리고 필자를 「째려」보고 있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식인어떼는 강에 빠진 소 한마리를수분안에 뼈도 없이 해치운다고한다. 민물에도 고래가 서식한다는사실 또한 경이로웠다. 「보뚜」라고 불리는 이 물고기는 고래만한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아마존에만 서식하는 희귀어라고 한다.인디언 가이드가 젓는 통나무배를 타고 아마존강을 가로 지를때의기분이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바다같이 넓은 강기슭에는 악어떼 크낙새 앵무새 등 온갖 동물들의 모습이 석양에 물들고 이들의형상과 수면이 이루는 조화는 아름다운 대자연의 극치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밤12시경 원주민 가이드 뒤를 바짝 붙어 정글 한복판을 칼로 헤쳐가며 2시간정도 걸어 가는 코스는 정말 끔찍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고 스릴이 넘친다. 단 한가지 유의할 점은 절대 손전등을 한곳에오래 대고 있지 말것. 자신도 모르게 자고 있는 뱀눈에다 오랫동안비추었을 때는 끝장이기 때문이다.몇년전 목욕을 하고 있던 인디언 소년을 통째로 삼켜버린 10m 가까운 대형뱀 사건은 브라질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뱀을 수십명의 인디언들이 사로잡아 트럭에 실어 운반했으나 결국 인디언 소년은 죽었다고 한다.3박4일 동안 세계에서 모인 배낭족들과 같이 지내왔던 여행담을 주고 받으며 서로 가까워질 수 있었다. 유럽여행의 선진국 배낭 여행처럼 이곳저곳을 잠깐 보고 나오는 눈요기식 여행과는 다른 성격을가지고 있다며 정말 브라질을 여행하게돼서 대단히 만족해한다는의견들이었다. 인간미 넘치는 자연속에서 세계의 젊은이들과 며칠동안 같이 지내는 아마존강의 배낭여행은 정말 멋있고 기억에 남는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쎄아라 주의 해변들낮에는 일광욕·수영, 저녁에는 람바다아마존강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이번에는 분위기를 1백% 바꾸어 봤다. 열대기후의 해변들중 가장 멋있는 곳에서 2월 말에 열리는 카니발 축제를 보내기로 했다. 해변 중심도시에서 버스로 2~3시간 정도, 지프로만 진입할 수 있는 비포장도로를 1시간 가량 달려 「제리꽈꽈라」라는 해변에 도착했다. 몇년 전만해도 사람의 발이 거의닿지 않던 곳이라 숙소도 없었다.인심좋은 어부들에게 술한병만 안겨주면 며칠씩 재워주고 먹여주었다 하는데 근래들어 여관, 유흥시설들도 제법 많이 생겨나고 있다.하지만 아직도 수도, 전력시설이 없어 호롱불 신세를 져야하고 물은 당나귀를 이용해 길어다 먹어야 할 정도로 때묻지 않고 로맨틱하다.야산같은 아름다운 모래섬, 해변가를 말을 타고 달리는 여인들, 어부들이 돛단배에서 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낮에는 일광욕, 수영을 즐기고 저녁에는 람바다를 추기위해 해변가에 위치한 디스코테크로 모인다. 카니발 기간에는 일정한 장소가있는 것이 아니고 어느 도시든지 중심거리에서 삼바음악이 울리며남녀노소 불문하고 밤새도록 먹고 마시고 춤을 춘다. 우리가 TV에서 보는 거대한 축제는 각 동네마다 열리는 삼바스쿨의 장기자랑발표로 가장 잘하는 팀이 상금을 타간다. 길거리에서 콘돔을 무상으로 나누어 주는 모습은 이색적이다. 춤 술 마약에 열광된 여자들은 상의를 벗어던져 버리고 춤을 춘다. 몇년전만해도 정부에서는일종의 마약류인 냄새맡는 액체 「뿅 가는 향수」를 카니발 기간동안에 한해 허락하기도 했다.브라질에 십년동안 살고 있는 교포로서, 또 시간만 나면 여행을 하는 여행광으로서, 한경비즈니스 독자들의 다음 여행지를 브라질을비롯한 남미로 정하기를 권유한다. 정열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나라그리고 아직 알려지지않은 처녀지, 브라질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