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신사동 네거리 골목에 민물매운탕 집이 하나 있다. 그 매운탕 집주인은 주방 유리창에 「손님이 짜다면, 짜!」 라는 문구를커다란 붓글씨로 써 놓고 장사를 한다.가끔 일식집에 가서 『오늘 생선회가 좀 이상하다』고 하면 『아니, 오늘 들여온 것인데 그럴리가 없다』고 반박한다. 자기는 잘났는데 손님 입맛이 못났다는 것이다. 신사동 매운탕 집 주인은 고객만족 경영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가르쳐 주고 있다. 종업원을 평가하기 전에 종업원에게 가르침부터 주는 그 주인이야 말로 현대적경영인이지 않은가.국내의 대기업에서 임원급의 인사고과에 고객만족 결과를 반영하는곳이 많다. 95년 전미마케팅협회(AMA)의 고객만족 경영 회의에서질타받은 경영방법이다. 고객만족지수를 인사에 반영하는 것이 고객만족 경영의 가장 좋지않은 사례임은 많은 실례에서 증명되었다.아무리 좋은 경영 기법이라도 그것이 부정적 인사고과에 반영된다고 하면 굴절되기 마련이다. 평가받는 자는 평가 결과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평가가 전제되면 진실이 왜곡된다.논리적으로 만족하는 고객은 그 상표를 계속 구매하고 타인에게 권유하며 좀 더 비싸도 산다. 기업으로서는 광고와 영업사원의 노릇을 하는 유능한 직원을 보수없이 활용하는 셈이다. 반대로 불만족스러운 고객은 그 제품을 사지 않을 뿐더러 다른 고객에게도 그 제품을 혹평함으로써 남도 사지않게 만든다. 경쟁 상표보다 더 무서운 부정적 요소이다. 이래서 고객만족이 중요한 것이다.그러나 목적은 여전히 이윤이다. 고객만족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현대적 경영 개념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고객만족은 수단이기보다는 개념적이다. 개념적이란 것은 장사의 철학같은 것이다. 고객만족이 개념적인 것이라면 제품 품질 가격 광고 유통은 수단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단은 종업원이다. 개념은 사람의 머리 속에있는 정신이다.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개념적인 것을 급여액, 사무실의 면적, 분장 업무 같은 실제적인 것에 적용하면 많은 거짓과 모순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이 얼마나 회사를 사랑하는가를 갖고 인사고과를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사원의 회사에 대한 혹은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애착심을 객관적으로측정할 수 있는가.만약 고객만족 없이도 매출이 증대하고 이윤이 증가할 수 있다면고객만족은 필요하지 않다. 사실 그런 분야도 있다. 전문 서비스업에서 전문가를 전문가로 대우하지 않는 고객을 굳이 고객으로 모실필요가 없는 경우이다.고객만족 경영을 원하는 주인은 고객만족 표본조사 결과를 인사에반영하기 보다 고객을 이해하는 자료로 이용하여야 하며 그 자료를토대로 고객만족 증대를 위한 방법을 종업원에게 제안하고 그들과토론하여 고객만족 증대를 위한 행동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 그 매운탕 집 주인처럼 고객만족 경영은 「손님이 짜다면 짠 것」임을주방에서 일하는 종업원에게 가르쳐 주는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짠음식을 만들었다고 해서 그 주방장을 나무라고 책임지라고 하면 주방장의 음식은 더 맛이 없어질 뿐이다.종업원은 주인이 아니다. 종업원에게는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고객만족 보다는 자기 만족이 더 중요하다. 주인이 종업원에게 왜 우리가 고객의 입맛에 맞추어야 하는가. 그리고 종업원이 음식에 대한철학이 있다면 그것을 고객의 입맛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가를가르쳐 준다면 종업원은 기꺼이 주인을 위하여 일할 것이다.주인은 종업원의 고객만족 성적을 앉아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뒤에서 지원하고 앞에서 이끌어 주어야 한다. 고객만족을 측정하는 연구자(CSS:Customer Satisfaction Study) 역시 고객만족 지수를 집계(CSI:Customer Satisfaction Index)하는데 그쳐서는 안되며 만족과 불만족의 요인을 분석하고 고객만족 증대를 위한 행동의 우선순위를 제안(CSM:Customer Satisfaction Management)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