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 울고 금리에 웃는 투신사들의 수탁고가 70조원을 넘어섰다.이처럼 수탁고가 급증하는 동안에도 상품간 자금이동은 활발했다.세금혜택이 줄어든 상품은 비틀거린 반면 세금혜택이 많은 곳을 쫓아 자금의 물줄기가 바뀌었다. 또 투신사마다 전략적으로 내놓은새상품들도 기록적인 인기를 모았다.3월24일 현재 우리나라 투신사들의 수탁고 규모는 71조3천7백81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말 기준 은행 신탁계정에 쌓인돈(1백77조8천4백67억원)의 40%에 해당하는 것이다.서울의 3대 투신 수탁고가 57조2천억원 수준이고 지방투신 5개사는17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후죽순격으로 태동한 16개 신설 투신도 7천8백82억원의 수탁고를 자랑하고 있다. 갈수록 투신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올해말에는 95조여원으로 1백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것이 투자신탁협회의 전망이다. 투신시장이 개방되고 신설투신 설립이 가속화되면서 연간 25%의 증가세를 보일것이라는 얘기다.◆ 수탁고 연 25% 증가세투신 상품을 둘러싼 자금흐름을 3대 투신을 중심으로 살펴 보면 「단기공사채」의 자금이 MMF로 이동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결과 3투신 모두 최근 1년간 수탁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MMF였다.지난해 9월 MMF상품이 도입되면서 예탁기간 6개월 이하로 수익률이연10. 5~11%선인 단기공사채의 메리트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MMF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실세금리를 반영한 투자수익을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단기고수익상품인 탓이다. 한국투신의 한국단기공사채와 대한투신의 대한단기공사채가 각각 1조원 이상이나 줄었고국투증권의 신단기공사채도 6천억원 감소했다.MMF의 수탁고는 특히 지난해 10월중 2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여 도입 3개월만인 지난해 12월초에 이미 5조원을 돌파했고지금은 8조원을 웃돌고 있다.두번째 특징은 세금혜택에 따른 자금이동이다. 1년짜리 상품인 세금우대공사채와 노후연금(2년짜리) 근로자장기상품(3년짜리)등이세금혜택이 줄어든데 따른 타격을 받은 상품이다. 작년부터 일반적인 이자소득세가 줄어든 대신 이들 상품의 세금이 기존의 5%에서10. 5%로 높아졌기 때문이다.이들 자금은 세금이 완전면제되는 비과세 가계장기상품과 개인연금신탁으로 옮겨 갔다. 물론 이들 비과세 상품은 모든 금융기관을 통틀어 한군데만 가입해야 한다.세번째로는 장기우대공사채의 퇴조를 꼽을 수 있다. 지난 93~94년도에 설정된 것들이 많아 만기해지된 부분도 있지만「실세금리+1%」상품으로 옮겨간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해 5월부터 환매수수료 체계가 조정되면서 신탁기간이 1년에서 1년6개월로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었다.이에따라 장기우대 자금이 한투에선 한국대표공사채나 단위형 고향사랑공사채, 대투에선 2002년투자신탁과 하이파워공사채로 넘어갔다. 국투증권에서도 으뜸장기공사채와 신장기우대공사채로 발길을돌렸다.3투신의 상품유형별 수탁고를 보더라도 8개월 이상짜리인 장기공사채는 34조4천7백30억원으로 최근 1년사이 2천1백97억원 줄어들었다. 반면 MMF를 포함한 단기공사채는 2조9천8백71억원이나 늘어났고 주식형의 경우에도 6천8백98억원 늘어났다.네번째는 새상품의 득세다. MMF를 제외하고는 1년동안 가장 많은수탁고증가를 보인 상품에는 바로 이들 신상품으로 채워져 있다.한투의 모교사랑공사채, 월드컵투자신탁이나 대투의 내고향공사채,2002년투자신탁 등이 대표적이다.한투의 모교사랑공사채는 판매한지 3개월도 채 안돼 8천억원을 넘긴 히트작이다. 지난1월3일부터 시판에 나선 이 상품은 개인이나법인이 저축금액의 제한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고객이 지정하는 학교에 일정금액을 후원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중기형과 단위형으로나뉘며 단위형은 저축기간이 3년이다. 중기형은 저축기간이 1년 이상이며 만기고객에게 장기투자기금(투신사 수익금인 환매수수료의일부를 펀드에 재투자한 것)의 적립범위내에서 추가수익을 제공하는 장기고객 우대상품.대투의 내고향공사채는 발매 4개월만에 수탁고 1조원을 돌파하는획기적인 기록을 남긴 상품이다. 지난해 9월부터 판매됐으며 해당지역의 기업이 발행한 유가증권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일정금액을지역발전기금으로 지원한다. 저축금액의 제한없이 개인이나 법인이1년 이상(중기형)이나 2년 이상(단위형)짜리에 가입할 수 있다. 단위형의 경우엔 실세금리+1%의 목표수익률로 운용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이름으로 최근 내무부장관의 표창을 받기도 한상품이다.국투증권에서도 지난 3월27일부터 챔피언공사채를 내놓아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야심에 불타고 있다. 중간에 해약하는 고객한테서 받는 환매수수료의 50%를 신탁재산에 편입시켜 수익률을높인다는 것. 이같은 환매수수료의 재투자로 고객이 받는 수익률이0. 2~0. 3%포인트 높아진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1년 이상의장기저축에 유리한 상품으로 목표수익률은 실세금리+1%로 잡혔다.★ 투신사의 효자 'MMF'요즘 투자신탁회사를 먹여살리는 효자상품을 꼽으라면 단연MMF(Money Market Fund)다. 어느 투신이든 최근 1년간 수탁고가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은 한결같이 MMF라는 점에서다.지난해 9월7일부터 기존의 8개 투신사에 허용돼 지난 3월24일 현재수탁고가 모두 8조5천4백52억원에 달한다. 6개월여만에 한투와 대투는 2조원을 넘겼고 국투증권도 1조를 웃돌고 있다. (표 참조)CD(양도성예금증서)나 CP(기업어음) 콜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해 짧은 기간동안에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얼마전만해도 연11%부근이던 수익률이 최근의 시중실세금리 오름세를 따라지금은 연13%수준으로 뛰었다.여유자금을 한달정도 굴리는데는 이만한 상품도 없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견해다. 만일 30일이 되기 전에 중도해약하면 이익금범위내에서 가입금액 1천원당 5원씩의 해약수수료를 물어야 한다.종금사에서 취급하는 CMA(어음관리계좌)가 최저가입금액이 4백만원이고 CP는 1천만원 이상인데다 예치기간이 3~6개월인 것과는 달리저축금액이나 예치기간에 제한이 없다. 소액의 가계자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이다.MMF는 지난71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여 당시 금리상한에 묶인 은행예금에 비해 높은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실적배당부 단기상품으로자리잡았다. 우리나라도 이 상품을 도입함에 따라 단기 부동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