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83호 (1997년 07월 08일)

보잉·록히드 방산업대결 우주전까지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9

미국 산업정책 당국이 보잉과 맥도널더글러스와의 합병을 승인한다면 지난해 두 회사가 모두 합쳐 3백6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므로 시애틀에 본사를 둔 보잉은 세계최대 방산업체로 부상하는 셈이다. 하지만 보잉이 과연 세계 최대방산업체냐 하는 얘기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타의 록히드마틴과 비교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록히드마틴이 순수한 방위산업분야에서 올린 매출액은 2백억달러로 보잉과 맥도널더글러스의 실적을 합친 것보다 오히려 20억달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두 거대 회사의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거인이 미국의 경쟁자들을 평정하고 해외로 나가면서 그들의 싸움터는 전세계적인 무대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프록터&갬블과 유니레버가 전지구촌을 무대로 비누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 것처럼 보잉과 록히드마틴은 미국시장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놓고 혈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무기를 만드는 방산기업의 싸움터에서는 비누거품을 파는세계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략이 요구된다. 방위산업 시장이라는 것은 정치 경제적으로 복잡하고 아주 민감한 면이 있다. 국제정치역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국제무대에서 메테르니히같은용의주도함을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 방산 무기시장의 세가지 테마

세계 방산무기 시장이라는 체스판에는 지금 세 가지의 대마가 있다. 가장 큰 대마로 손꼽히고 있는 부분은 새로운 미국의 연합공격전투기(Joint Strike Fighter)다. 적어도 2천1백억달러 규모가 되는 이 비행기를 제작하는 계약은 현재 방산분야의 최대 수주건수인데 두 거대 라이벌 회사만이 최종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JSF는 미 공군뿐 아니라 해군과 해병대에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의 규모와 중요성이 너무나 커서 지난해11월 맥도널더글러스가 계약의 최종단계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회사 자체가 보잉의 한 계열사로 합병돼 버린 일이 벌어지기까지했다.

이 체스판에서 두번째로 큰 대마는 영국의 브리티시아에로스페이스(BAe)다. 영국정부는 자국 해군에 배치하기 위해 JSF를 구매할 계획이며 이미 개발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BAe가 반드시 이 프로젝트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BAe는 보잉과 록히드 두 회사로부터 제휴를 하자는 제의를 받고 있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BAe와 손을 잡기 위해 애쓰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두 미국 회사는 해외사업 부문으로 진출하지 않으면 더이상 성장하지 못할 상황이다. 유럽 각국으로부터 수주물량을 따내려면 유럽지역과 연고가 있는 업체가 유리할 것임은 당연하다. 따라서 유럽지역의 가장 큰 방산업체이며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유럽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BAe는 이상적인 파트너가될수 있다.

BAe가 어느 쪽과 손을 잡을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일단BAe의 기술은 보잉과 잘 들어맞는다. 보잉이 JSF에 적용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비행기의 수직이착륙 기술이 BAe가 만든 해리어 전투기가 갖고 있는 기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BAe는 정치적인 관점에서는 록히드쪽에 접근돼 있다. 그 이유는 체스판의 세번째 대마인 에어버스(Airbus)때문이다. 방산업체는 아니지만 에어버스의 컨소시엄은 민간상대의 상업 항공기사업 분야에서는 보잉이 섣불리 무시못할 라이벌이다. BAe는 에어버스에 20%의지분을 갖고 있고 다사와 아에로스페셜, 스페인의 카사가 각각 대주주들로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상대방의 적은 우리 편」이라는 원칙에 충실하게 BAe는 에어버스에서의 지분 때문에 록히드에 기울어져 있는 것이다.

록히드의 사업대상에는 상업항공기 분야도 물론 포함된다. 보잉이「점보」를 독점생산하며 챙기는 이익을 방산분야로 돌리는 것을두려워하는 록히드는 에어버스의 대주주들에게 점보의 라이벌 기종이 될 A3XX의 개발을 도울 용의가 있다고 얘기해 왔다. 록히드의노먼 어거스틴 사장은 자신의 회사가 상업항공기 분야의 수주전에나서는 것을 당분간 자제하겠지만 『이해관계가 합리적으로 맞아떨어진다면 에어버스와 협력관계를 맺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에어버스의 몇몇 임원들은 여기에 대해 별로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있다. 다사의 만프레드 비숍 사장은 록히드와 에어버스간에 「전략적인 파트너관계」가 맺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이 컨소시엄의 파트너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5월 프랑스의 아에로스페셜은 다사가 프랑스 내에서 자사의 라이벌인 마르타와 제휴하기로 결정한 것은 「에어버스의 최후」를 불러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불평했다. 이런 여러 사정으로 볼 때 결국 록히드와 에어버스간에 완전한 제휴가 이뤄질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록히드와 보잉간의 국제적인 한판 승부는 서유럽 지역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 회사는 모두 러시아의 아에로보드쇼디에 군침을흘리고 있고 보잉은 체코의 방산기업에 대한 지분을 사들이는데 열심이다. 이들의 경쟁은 지구 대기권 안에서만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다. 보잉은 국제 우주정거장 사업의 주계약자다. 여기에다 록웰을 합병한 덕에 우주왕복선 제작의 계약자가 됐고 맥도널더글러스의 합병을 통해서는 델타로켓 사업에도 손을 대게 됐다.또 록히드는 아틀라스와 타이탄 로켓을 제작한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새 우주왕복선 제작과 탄도 미사일을 추적하는 위성망을 건설하는 계약을 따냈다.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주에서도 이들 라이벌들은 제휴할 대상을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의 경쟁은 마치 사생결단을 각오한 기세다. 록히드는 러시아 회사들과 인터내셔널런치서비스라는 것을만들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 보잉, 우주 방산 상업항공기의 수평적 통합 지향

이 컨소시엄은 상업용 위성을 발사해 주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보잉도 노르웨이의 크베르너, 러시아의 에네르기아, 우크라이나의 유즈노이 등과 함께 시런치(SeaLaunch)라는 것을 구성해 맞섰다. 이것은 노르웨이 회사가 해상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배를 건조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회사는 로켓의 발사대를 각각 만든다는 계획이다.체스게임이 열기를 띠어가면서 두 라이벌은 서로 다른 전략속에 움직이고 있다. 두 회사 다 무기시장의 「통합시스템」에서 우위를차지하려 한다. 이는 무기체계의 모든 조직과 부품 등 각각의 부분들로 나눠진 조각들을 한데 묶는 시스템이라는 말로 달리 표현될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시장에서 실제 보여주는 행동은 서로 다른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보잉은 비행기 안에 들어가는 모든 전자 부품을 세세하게 만들기 보다는 비행기 자체를 만드는데 주력하는 입장이다. 보잉의 방산과 우주사업 부문 책임자인 앨런 뮤럴리는 『생산과 공정이 수직적으로 결합된 회사는 전체를 보는 시야가 좁아져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보잉은 자체의 우주산업과 방산분야, 상업 항공기분야들에서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를 찾기 위해 수평적인 통합을 지향하고있다. 보잉은 군사분야에 투입된 R&D가 결국 여객용 대형 비행기를개량해 만드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또 맥도널더글러스를 합병한 이후 주목받는 보잉의 방산사업분야는 원가절감추구라는 보잉 본래의 상업적 문화와 접목돼 상승효과를 얻을 수도있다. 사실 이 때문에 수주가격을 낮출 수 있었고 결국 보잉은 JSF수주경쟁의 마지막 라운드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보잉과는 달리 방산전자사업의 모든 부문을 다 인수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부문들을 비행기를 만드는부문에 모두 통합시켜 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생각을 갖고있다.

어거스틴 사장은 록히드가 인수한 각 부문은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다가 계약을 위한 입찰건이 뜨는 유사시가 되면 록히드는 실질적인 통합회사를 구성한다. 독립됐던 각부문들이 광범위한 통합회사 체제 내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작은 사업들 하나하나마다에 유연성을 부여하는이런 시스템은 록히드가 지난해 많은 건수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있게 해 준 원동력이 됐다.그러나 이 회사도 다른 문제점을 갖고 있다. 미국의 지상발진 탄도탄 요격미사일의 주요 프로그램인 「고고도 전역(戰域)방어(THAAD)시스템」에 관한 네 차례의 실험에서 요격미사일의 명중률이 겨우한자리수를 기록한 것이다. 체스는 두 사람간의 대결이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 방산업이라는체스판에서는 제 3의 대국자가 주위에서 뛰어들 기회를 노리고 있다. 레이던은 크라이슬러와 E-시스템즈,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방산부분을 모두 가져 왔고 가장 중요한 휴즈의 방산분야도 인수했다. 당국이 이 합병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면 레이던은 세계 유수의방산 전자분야와 미사일 제조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 록히드, 방산전자 모든 부문 인수 나서

눈에 띄게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휴즈는 레이던이 지난 1월95억달러로 인수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모기업인 레이던을 성장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렉싱턴에 있는 레이던이 처음부터 보유하고 있던 방산분야는 일련의 미사일 수주 경쟁에서 록히드마틴과 휴즈에 번번이 나가 떨어졌고 원가절감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그러나 휴즈를 인수한다고는 해도 휴즈의 개방적이고 개인지향적인스타일을 레이던의 보수적인 문화로 융합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레이던은 군용 비행기를 만들어 내지 않기 때문에 각 시스템의대규모 통합이라는 면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록히드마틴이나 보잉의전문가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제 4위의 방산기업 노드롭그루먼의 전략은 록히드와 엇비슷하다. 노드롭은 B-2 폭격기를 비롯, 맥도널더글러스와 보잉이 만드는비행기의 각종 부품 등을 생산하며 방산전자 분야의 소요품도 제작한다. 노드롭그루먼은 이 두 시장에서는 업계 3위를 달리고 있다.방산업계 안팎에서는 『노드롭이 JSF 경쟁에서 맥도널더글러스와짝을 이뤘다가 실패했고 또 미국 국방부가 노드롭이 만드는 B-2 폭격기를 더 이상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방산분야 매출 60억달러인 노드롭그루먼 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당연히 노드롭은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노드롭이휴즈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인수하려는 의도를 오래전부터 내비친 것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증거라는 것이 관계자들 사이의 정설이다.3위인 레이던이 노드롭그루먼을 인수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보잉은 B-2 폭격기 생산라인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 록히드마틴이 전투기에 장착하는 레이더의 생산을 중단한 이후 보잉은 노드롭그루먼의 방산전자분야를 간절히 원해 왔기 때문이다. 서로 물고물리는 이들간의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방산업계는 이들 미국 업체들이 벌이는 체스게임을 카스파로프와 딥블루가 벌였던 인간과 기계의 세기적 대결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지켜볼 것이다.

「Missile to queen’s rook four」 May 17, 1997The Economist London

★ 외국자동차 '중국 돈벌이' 썰렁

차량보유 1천가구당 겨우 2대…자체 제조의지 보여 손떼는 중

중국에는 8개의 외국 자동차 회사가 15개의 합작회사를 운영하고있지만 실제로 돈벌이가 되는 곳은 한 군데도 없고 전망도 좋지 않다. 일찍 중국에 진출한 푸조는 광주의 합작회사에서 이미 손을 떼는 중이다. 폴크스바겐은 상하이 자동차산업집단(SAIC)과 성공적인합작을 하고 있으나 장춘의 제일자동차(FAW)와의 합작에서는 크게손해를 봤다. 2년전 메르세데스벤츠는 포드와 크라이슬러와의 경쟁에서 미니밴 계약을 따냈다고 의기양양했지만 지금은 10억달러에이르는 투자액을 썩이고 있다.지난 93년 중국 자동차 거래량의 96%는 정부기관이나 국영기업체와이뤄진 것이었다. 그 이후 개인적인 거래는 전체 거래증가량이8%에 그치고 있음에도 해마다 20%씩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이것은 아주 작은 수치다. 중국의 평균 차량보유대수는 1천 가구당2대에 불과하고 전체 시장도 40만대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중국의 1인당 연평균 수입이 겨우 6백달러 수준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보유하려면 가구당 수입이 6천달러 정도는 돼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전문가들은 2015년이 돼서야 중국에서 2천5백만 가구가 자가용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이후 2030년에는 1억5천만명이 자동차를 굴릴 여유가 있을 것으로내다본다.

매우 낙관적인 미래임에도 현재는 1백만대의 자동차 생산능력이 있는 중국에서 그중 절반도 팔리지 않는 형편이다. 중국에는 1백개가넘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있다. 독일은 이보다 10배나 큰 시장이지만 메이커는 5개 뿐이다. 전문가들은 2000년이 되면 중국의 자동차제조능력은 1백50만대 정도일 것으로 예측한다.

외국 메이커들이 안고 있는 또다른 문제는 중국인들은 스스로 시장을 발전시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외국에 시장을 내어주기보다는브라질이 그랬던 것처럼 자국의 FAW와 둥펭 자동차, SAIC 세그룹을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을 일으키는데 외국 회사들을 이용하고자 한다는 것. 외국 메이커들이 중국측에 기술을 이전하는 대가로 당장약간의 이익을 보겠지만 알짜배기는 결국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는것이 일반적 견해다.

「Car jams in China」 Jun. 21,19 97The Economist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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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