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동부대, 잘 운영하면 '뜬다'「벤처의 혁신을 배우자」.벤처기업의 「모험정신」을 수혈받아 조직에 생기를 불어 넣으려는대기업이 늘고 있다. 사내의 인적 자원을 통해 벤처와 같은 별도의조직을 구성,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주려는 것. 이른바 사내 벤처로불리는 이들 조직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경화된 기존 조직에서 손대기 어려운 신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직원들의 잠재된 창조력과 아이디어를 사업화, 새로운 상품을 빨리만들어내자는 의도다.둘째는 주소비자층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로 별도의 팀을꾸려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의류의 경우 10대의 마음을 잘 아는 젊은 연령층으로 사내 벤처를 구성,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이사내 벤처가 책임지고 기동력있게 수행해나가는 방식이다. 이런 사내 벤처는 운영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사내에 조직을 두는 사내 기업형과 사내 벤처를 아예 별도 법인으로 떨어뜨리는 스핀 오프(Spin-off)형. 기존 사업과 이질적인 신규사업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사내 벤처를 구성한 경우에는 스핀 오프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사내 벤처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독립시켜서 독자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그러나 기존의 사업을 좀더 잘 수행하기 위해 사내 벤처를 조직한경우에는 사안별로 생겼다가 담당 업무가 끝나면 사내 벤처를 해체하고 기존 조직에 흡수하는게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6월에 조직됐다 해체된 삼성물산의 유통 크레오팀을 들 수 있다. 크레오팀은 삼성물산이 백화점 삼성플라자를 개점하기 전에 20∼30대의 여성 7명으로 구성됐다. 크레오팀은 삼성플라자에서 잘 팔릴만한 유망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삼성플라자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크레오팀은 해체되고 팀원은 대부분 상품기획팀으로 흡수됐다. 삼성플라자 유통사업부 이선미대리는 『삼성플라자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크레오팀과 상품기획팀이 하는 일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크레오팀을 해체하면서 팀원 대부분을 상품기획팀으로 흡수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대리는 또 『사내에서 일어나는 주요 이슈별로 벤처조직을 만들었다가 업무가 끝나면 기존 조직에 다수 흡수시키는 방식으로 사내벤처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기존 사업과 성격이 다른 신규사업을 추진키 위해 사내 벤처를 조직했다가 아예 독립시킨 대표적인 사례로는 데이콤에서 분리된 인터파크를 들 수 있다. 인터파크는 96년 1월에 데이콤의 소사장제도에 따른 사내 벤처로 출발했다. 인터파크의 이기형사장은 95년말에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아이디어로 데이콤의 소사장제도에 응모했다. 소사장으로 승인받은 후 사내 벤처로 활약하면서 96년 6월부터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 대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 1년4개월간 사내 벤처로 인터파크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10월에 데이콤과협의 끝에 독립 법인으로 분리했다.이상규 인터파크 실장은 『데이콤이 인터파크의 지분을 모두 소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데이콤의 다른 자회사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다른 자회사는 인사제도와 급여 등이 데이콤과 똑같지만인터파크는 다른 체계로 움직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터파크의급여수준은 데이콤보다 30% 정도 적은 편. 이실장은 『인터파크자체적으로 아직 흑자가 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데이콤에 있을때보다 급여를 덜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른 벤처기업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 별 불만은 없다』고 덧붙였다.인터파크는 또 데이콤과 달리 급여를 완전 연봉제로 지급하고 있다. 다음해의 연봉을 직원이 직접 총액 기준으로 협상한 뒤 총액을12로 나눠 매월 받는 방식이다.이실장은 『인터파크 직원은 전체 주식의 20%를 스톡옵션으로 받을 수 있고 흑자가 날 경우 이익의 일부를 직원들이 분배받을 수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남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노력 여하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지적이다.◆ 자유롭게 일에만 집중 가능 … 효율성 높아인터파크의 전직원은 21명. 이 중 이기형사장과 이상규실장만 데이콤 출신이고 나머지는 모두 새로 뽑은 인력이다. 데이콤 사내 벤처로 있을 때는 이기형사장을 포함, 4명의 인원이 팀을 이뤄 일을 추진했다. 이 4명의 인원 중에 데이콤 대신에 인터파크를 선택한 사람은 이기형 사장 한명뿐이었다. 이사장을 제외한 다른 직원의 경우 사내 벤처에는 참여했지만 막상 데이콤이란 안정적인 조직을 떠나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이상규실장은 사내 벤처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다 이기형사장과 함께 나오기로 결정했다. 이실장은 『인터넷 쇼핑몰 사업이 전망이 있다고 판단,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실장은 『사내 벤처로 있을 때는 사람을 새로 뽑거나 할 때도 한계가 있었는데 따로 살림을 꾸려 나오니 경영이 훨씬 자유스러워졌다』는 말로 인터파크의 벤처기업적 특징을 설명하는 한편 『그러나 사장이 오너가 아니라는 점은 다른 벤처기업과 다른 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삼성SDS의 유니플라자는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에서는 인터파크와 비슷하지만 사내 기업형 벤처라는 점에서는 인터파크와 다르다. 유니플라자의 소사장인 최동성사장(원래 직책은 유니플라자 팀장)은 지난해 10월에 소사장으로 승인받아 유니플라자를 이끌고 있다. 최사장은 『삼성의 사내 벤처 제도는 항구에 비유해 설명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삼성SDS가 항구라면 사내 벤처는 배라는 것. 사내 벤처는 항구에 정박해 있으면서 출발 준비를하다가 준비가 완료되면 항구를 떠나는 배처럼 스핀 오프해서 독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사장은 『유니플라자도 이익을 내면서사업성이 있다고 인정받으면 독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유니플라자 직원들은 다른 삼성SDS 직원들과 급여나 일반적인 대우는 똑같이 받지만 조금더 자유롭다는 「특권」을 가진다. 예를들어 복장이나 근무시간은 자율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최사장의경우에는 팀장급이면 참여해야 하는 회사내 각종 회의나 의무 사항에서 면제된다. 유니플라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지원을 해주는 셈. 유니플라자를 운영하면서 생기는 문제점은 사내의벤처사무국이나 유니플라자를 자문해주는 스폰서 담당 임원과 의논한다. 최사장은 『삼성SDS에서는 사내 벤처가 자리잡기 위해서는최소한 3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보기 때문에 미리 3년치 예산을 확보해준다』며 사업 운영상 필요한 예산을 따내기 위해 승강이를 벌일 필요도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