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업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한 도배박사 수유점의김희석씨(34)는 원래 무역상 출신이다. 동대문 시장을 무대로 지난97년 초까지 일본에 의류를 수출했다. 한때는 무역일이 잘돼 돈을적잖이 벌기도 했다. 그러나 거래처 2곳이 연이어 부도가 나면서시쳇말로 완전히 망가졌다. 더욱이 상대가 일본 업체라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손해를 그대로 감수했다. 결국 빚만 뒤집어쓰고 무역업에서 발을 뺐다.빈손으로 다른 일거리를 찾던 김씨의 눈에 도배사업이 번쩍 띄었다. 창업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맨손창업이 가능한데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된다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무작정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전망은 어떻고 한달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했다. 또 기술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지만그래도 기본기 정도는 닦아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창업하기전도배박사 본사에 부탁해 무보수로 도배현장을 쫓아다니며 일을 배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약 6개월간 도배 일을 익힌 김씨는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다. 먼저점포는 따로 얻지 않았다. 재택형 사업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기본적인 장비만을 구입한 다음 조그만 차를 한대 마련,싣고 다녔다. 영업은 본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어차피 점포가 없는만큼 개인적으로 영업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주문을 받은 다음 해당 지역 담당자에게 나눠줘 일거리를 확보하는데 큰 힘이 됐다.전국의 도배박사 점포가 공동브랜드를 사용하고 원부자재를 공동으로 구입하는 점도 사업을 하는데 여러모로 이로웠다. 전국에 있는각 점포가 힘을 모아 광고나 홍보를 함께 전개해 경비를 절약할 수있었고, 원자재 구입비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특히 본사에서 지능망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어디에서나 전화를 걸어도 고객이 위치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점포로 자동 연결되는 방법으로 영업을 측면 지원했다.현장에서의 도배 일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특히 풀칠을 자동으로 해주는 기계 덕분에 큰 노동력을 들이지 않고도 작업이 가능했다. 김씨의 경우 작업은 주로 전문적인 도배사에게 맡기고 자신은전체적인 디자인과 뒷마무리에 신경을 썼다. 여기서 도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도배 관련 일을 할 때도배사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점포를 열거나 현장에서 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투자액 비해 수입 높은편김씨는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벽지를바르면서 벽지 위에 가족의 사진이나 어린이 사진을 컬러로 프린트해 넣어주었다. 또 하나 사업 자체가 실내장식과 관련이 깊은만큼필요하면 인테리어나 싱크대, 또는 붙박이장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해주고 일을 의뢰하면 시공도 해줬다. 요즘은 도배일보다 오히려실내장식과 관련된 일이 더 많을 정도가 됐다.앞서 잠깐 설명했지만 도배사업은 창업비용이 아주 적게 든다. 김씨의 경우 자동풀칠기계를 구입하는데 3백50만원을 투자한 것을 포함해 봉고차에 5백만원, 보증금 및 가맹비로 1백30만원, 기타 장비를 사는데 1백50여만원 등 총 1천1백30만원을 썼다. 수입은 투자액수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31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실크벽지로 도배할 경우 약 1백20만원을 받는데 이 가운데 인건비와 원자재비를 빼고 남는 약 15~20%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실내장식도이 정도의 이익이 떨어진다. (02)261-0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