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음료시장에서 월평균 20억원 이상 팔리면 히트상품이라해도 손색이 없다. 이런 금액적인 면에서 볼때월평균 30억원씩 꾸준히 팔리는 「깜찍이소다」는 지난 1년간 해태음료의 최고 히트상품 중의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깜찍이소다는해태음료의 탄산음료 사업부문에 큰 힘을 실어준 일등공신이다. 해태음료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깜찍이소다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 해태음료가 저탄산 음료시장에서 차지한 시장점유율은 4%에불과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깜찍이소다의 인기를 등에 업고35%로 시장점유율이 크게 뛰어 올랐다. 해태음료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음료시장 전체에서도 깜찍이소다는 지난 1년간 가장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신제품으로 손꼽힌다. 어린이들이 동전을 들고 줄줄이 매장을 찾아와 「깜찍이 주세요」하는 바람에 깜찍이소다에대해 전혀 모르던 매장 점주들이 해태음료측에 깜찍이소다를 납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개발과정해태음료는 탄산음료시장 공략을 위해 95년에 장기적인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다. 훼미리주스 등으로 주스시장에서는 확고한 위치를차지하고 있지만 탄산음료시장에서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등에 밀려 뚜렷한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해태음료는 탄산음료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매년 신제품을 하나씩 개발하기로 하고 95년에는 「쿨사이다」를, 96년에는 「콤비콜라」를, 97년 초에는 사이다에 배향을 섞은 「축배사이다」를 선보였다. 깜직이소다는 축배사이다에 뒤이어 97년9월에 첫선을 보인제품으로 역시 탄산음료시장 공략을 위한 「병기」였다.깜찍이소다의 목표는 저탄산 과즙음료시장이었다. 저탄산 과즙음료란 콜라나 사이다보다 탄산 함량을 낮추고 과즙을 섞은 음료를 말한다. 당시 저탄산 과즙음료시장에는 데미소다(동아오츠카) 네오소다(해태음료) 윈디소다(롯데칠성) 등이 나와 있었지만 『데미소다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하며 독주하고 있는 상황』(임승현·해태음료 마케팅전략팀)이었다.해태음료는 97년4월부터 본격적인 깜찍이소다 개발에 들어갔다. 우선 국내에서는 단일 과즙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복합 과즙이 인기라는 점에 착안, 여러 가지 과일 맛을 섞은 복합과즙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 했다. 97년9월에 처음 나온 깜찍이소다 앵두베리는 실제로 앵두와 체리, 포도과즙 등을 섞은 복합 과즙 음료이다. 그러나 복합 과즙 음료 개발이 생각만큼 쉽지 않자제품 전략을 수정, 앵두베리에 뒤이어 나온 애플베리 포도베리 오렌지베리 등은 단일 과즙으로 만들었다.◆ 마케팅전략복합 과즙에서 단일 과즙으로 제품 전략을 변경한 뒤 해태음료는맛에서 차별화가 안된다면 다른 부문에서라도 기존 제품과 확실히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마케팅전략팀은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알수 있는 제품 차별화 포인트를연구했고 결과적으로 용량에서 승부를 걸자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시장에 나와 있는 저탄산 과즙음료 캔은 2백50㎖ 용량이 대부분이었다. 해태음료측은 2백50㎖ 용량이 젊은 남성이 마시기에는 적당하지만 어린이나 여성 장년층이 마시기에는 너무 많다고 판단, 용량을 2백㎖로 줄이기로 했다. 주소비자층도 어린이와 중고생, 젊은여성으로 잡았다.용량을 줄이면서 가격도 다른 저탄산 과즙음료보다 1백원 낮췄다.음료의 경우 유통업체에 따라 팔리는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매장을돌아다니며 깜찍이소다는 무조건 다른 경쟁제품보다 1백원 싸게 팔라고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경쟁 제품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고수함으로써 IMF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브랜드전략마케팅전략팀은 깜찍이소다 개발이 끝난 후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2백㎖짜리 용량의 저탄산 과즙음료를 새로 개발했으니 이름을 지어달라고 설문지를 돌렸다. 조사 결과 용량이 경쟁 제품들보다 적다는 점 때문인지 부드럽고 감성적인 이름을 지으라는 주문이 많았다. 직원들이 제안한 브랜드 중에서 몇가지를 추려 다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깜찍이소다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광고전략깜찍이소다가 성공한데는 무엇보다도 광고의 힘이 컸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진흙으로 만든 달팽이 인형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클레이메이션 기법의 광고는 어린이는 물론 대학생에게까지 광범위한인기를 누렸다.해태음료는 어린이와 여성들이 친근감을 느끼면서 쉽게 기억할 수있는 광고를 제작해달라고 광고회사인 코래드측에 의뢰했다. 코래드는 몇가지 광고 기획안을 가지고 왔고 그 중에 달팽이 진흙 인형을 이용한 광고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모델을 기용하지 않아도 돼모델료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클레이메이션 광고는 TV에서보기 드물어 다른 광고와 쉽게 차별화된다는 판단이었다. 게다가어린이를 대상으로한 제품에는 특징적인 캐릭터를 활용하는게 유리하다는 생각이었다.TV광고는 지난해 9월에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시작됐다. 제품이나오기 전에 제품이 뭔지를 밝히지 않은 채 「아직 광고를 못 만들었다」는 내용의 광고로 관심을 끌었다. 본격적인 광고는 지난해10월부터 내보냈는데 광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달팽이 군단이 깜찍이소다를 등에 지고 느리게 이동하고 있는데 거북이가 빠르게 지나간다. 거북이가 튀긴 흙탕물을 맞은 달팽이들이 어리둥절해하며서로 묻고 대답한다. 「뭐가 지나갔니?」「몰라,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제품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제품과 연관성도없다. 그러나 이 광고는 젊은층 사이에서 엄청난 호응을 일으켰다.해태음료측은 비용 문제로 TV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기는 어렵다고 판단, 주로 어린이 TV 프로그램 앞뒤에 광고를 집중적으로 편성했다. 또 어린이 대상의 신문이나 잡지에 꾸준히 광고를 게재했다.제품과 관계없는 광고는 「썰렁한 유머」를 즐기는 어린이들과 젊은층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광고에 등장하는 달팽이 캐릭터들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해태음료는 캐릭터의 인기가 높아지자 사용료를 받고 캐릭터를 사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바른손의 캐릭터 사업부인 위즈에 넘겼다. 현재 위즈는 바른손의 각종 문구류에 깜찍이소다의 달팽이 캐릭터를 이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깜찍이소다가 장기 히트상품으로 남기 위해서는 소비층 확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어린이들은 변덕이 심하고 제품 충성도가 낮기때문에 금세 제품에 싫증을 내고 다른 새로운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해태음료는 어린이 소비자층이 축소되는데 대비,10대후반에서 20대초반의 젊은이들로 소비층을 넓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깜찍이소다는 귀엽다는 점도 특징이지만 광고에 등장하는유머나 달팽이 캐릭터들이 청소년들의 감성과 맞아떨어지는 면이많다는게 해태음료측의 판단이다.